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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이 된 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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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294g | 120*180*20mm
ISBN13 9788925534923
ISBN10 892553492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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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샌가 쇼고는 위치를 바꾸어 토마스의 바로 뒤에 있었다. 걸음 폭은 겨우 세 걸음.
허를 찔린 토마스 포인트너. 황급히 돌아보며 지른 짧은 외침은 독일어였다.
쇼고는 토마스의 얼굴을 향해 비로 젖은 지면의 진흙을 있는 힘껏 차올렸다. 토마스는 창졸간에 손으로 얼굴을 막았다.
다음 순간, 쇼고는 나이프를 상대의 목에 내리꽂았다.
그러나 그 끄트머리는 아주 살짝 빗나가고 말았다.
토마스는 뒤로 몸을 젖혀 회피한 후, 진흙으로 변한 바닥을 박차고 겨우 거리를 확보했다.

“쳇, 기척을 다 감추진 못했나보네.”
쇼고가 토마스에게 간신히 들릴 만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하마터면 당할 뻔했군.”
진흙투성이가 된 토마스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추격을 경계하며 쇼고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다.

...

아야는 엎드린 채 무뚝뚝하게 전화를 받았다.
『아, 아야?』
전화 너머에서 사에코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 괜찮아?』
“하나도 안 괜찮은데, 왜?”
『저기… 혹시, 이미 알고 있어?』
“뭘?
자신을 신경 써서 조심조심 말하는 사에코에게, 아야는 일부러 거칠게 물었다. 아니, 질문한 것이 아니다. 이미 용건은 알고 있었다.
『야부사와 군에 대해서.』
사에코는 말했다. 비통한 목소리였다.
아야는 침묵을 지켰다. 역시 다른 사람이 아니었다. 알고 있긴 했지만, 확인하고 싶지 않았다.
『여보세요? 아야,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야의 목소리가 자포자기에 가까워졌다.
“다이치가 어쨌는데?”
『저기… 침착하게 들어줘. 사실은, 야부사와 군이… 오늘 아침에 사고를 당해서….』
사에코는 잠시 말을 끊었다. 이미 울먹이는 목소리였다.
『죽은 것… 같아.』

...

“지금 나는 두 사람의 야부사와 다이치를 소유하고 있는데, 말을 분간해 들을 수는 없으니 네가 아닌 쪽은 전원을 꺼두었어.”
두 사람의 야부사와 다이치라니, 새삼 오싹해지는 표현이다. 하지만 내가 점점 증식해가는 이 상황에 익숙해져가는 나도 이상하려나.
“전부터 생각했지만, 넌 적응력이 지나치게 뛰어나. 나는 내 분신이 가까이에, 그것도 수도 없이 만들어졌다는 상황을 상상하기만 해도 무서워서 몸이 떨리는데, 너는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야. 분명 전부터 큰 일이 일어나도 그다지 동요하지 않는 타입이었겠지? 아닌가?”
그럴지도 모른다. 분명 큰 사태란 건 알고 있지만, 엘리스의 말대로 적응력이 있는 덕인지, 아니면 그저 실감을 못하는 것인지 나는 그다지 동요한 적이 없다.
몇 달 전만 해도 마술이라는 것조차 몰랐던 나다. 마리아에게 납치당한 후, 아니, 그 이전에 휴대폰이 되고 만 후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너무 많아 감각이 마비된 것일지도 모른다.
엘리스가 와삭와삭 돈까스를 먹는 소리가 들려왔다. 젓가락은 잘 쪼갰을까. 젓가락질은 잘하고 있을까. 일본어가 유창하다고는 하나 서양인이니 조금 걱정이 된다.
“나 참, 너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이가 없어지는군. 네 걱정이나 좀 하는 게 어때?”
엘리스가 말했다.
“나는 곧 너를 파괴해야만 한단 말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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