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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게리온 비밀의 문을 열다

에반게리온 비밀의 문을 열다

: 카발라로 본 에반게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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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1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410g | 150*210*20mm
ISBN13 9788993632088
ISBN10 8993632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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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에서 사도가 어디서 온 건지, 왜 오는 건지도 모르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로 설정된 것은 카발라적으로 볼 때 매우 의미심장한 비유다. 왜냐하면 그런 불가지론적 특성이 바로 카발라에서 말하는 무한자, 즉 아인 소프Ain Soph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p.36
위에서 살펴본 에바의 이런 불가사의한 특성들은 에바가 단순한 로봇이 아닌 어떤 고도의 추상적인 존재임을 암시해 준다. 이 신비한 로봇의 명칭, 에반게리온Evangelion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복음euangelion’이라는 뜻이다. 흔히 에반게리온은 약칭으로 앞 글자만 따서 ‘에바Eva’라고 불리죠. 그런데 애칭으로 불리는 ‘에바’는 묘하게도 독일어로 ‘이브’를 뜻하는 단어다. 영화에서 에바가 아담을 본떠 만들어졌다는 설정은 성경에서 이브가 아담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p.68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느 날 문득 이런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내가 왜 여기 있는 것일까? 내가 지금 무얼 하고 있는 거지? 나는 왜 지금 이곳에 존재하고 있을까?’ 영화에서 파일럿들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내가 왜 에바에 타야 하는 걸까?”라는 물음은 바꾸어 말하면 바로 “내가 왜 살아야만 하는 거지?”라는 의문이라 볼 수 있다. 존재 이유, 삶의 이유에 대한 의문인 것이다! 「에반게리온」은 전편을 통해 우리에게 존재 이유에 대해 묻는다. 아마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가 오래도록 우리의 가슴에 진한 울림을 남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p.106

신지는 남자 주인공이긴 하지만 여느 로봇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들과는 사뭇 다르다. 그는 근육질의 멋진 외모를 지닌 슈퍼 울트라 히어로가 아니다. 말라깽이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앞의 말과 뒷말을 야무지게 여미지 못하고, ‘미안해’를 연발하는 숫기 없는 말투. 그에게선 적당한 자신감이 주는 편안함이 전혀 배어나오지 않는다. 생각이 많고 우유부단한 신지의 모습은 우리의 주눅든 이성 또는 사고, 즉 멘탈체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p.118

겐도는 생명나무의 케테르에 해당하는 존재다. 우리 내면에는 신적인 존재, 지상아가 있다고 한다. 그는 모든 것을 보고 있고,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떤가? 그는 두 손 두 발 다 놓은 채 꿈쩍도 하지 않는다. 우리가 무엇을 하든 무덤덤하다. 설령 우리가 어떤 죄를 저질렀다 해도.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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