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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루스 노부스
앙겔루스 노부스

앙겔루스 노부스

: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아웃사이더 예술론-01이동
리뷰 총점9.0 리뷰 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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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예술철학 top100 9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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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5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06쪽 | 627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5303290
ISBN10 8995303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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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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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과 아티카

롱기노스의 숭고론의 배후에는 물론 당시의 미학논쟁의 구도가 깔려 있다. 헬레니즘 시대의 그리스에서는 두 가지 글쓰기의 스타일이 서로 대립을 하고 있었다 한다. 규칙 대신 영감을 중시한 아시안파와 엄격한 규칙에 따를 것을 주장하는 아티카파의 대립이 그것이다. 롱기노스는 이중 아티카파에 속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당시의 아시안 문체의 옹호자들에게 이 아티카의 수사학자는 이렇게 대꾸한다.
“종종 그들은 자기들이 신이 들렸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은 디오니소스적으로 도취된 것이 아니라 그저 아우성을 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글쓰기의 예술이 전적으로 합리적인 규칙의 체계로 환원될 수 있다고 본 것은 아니었다. 앞에서 본 것처럼 그가 숭고의 전제 조건으로 들었던 ‘영혼의 크기’나 ‘파토스’는 결코 합리적 규칙의 체계로 대체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아시안적 글쓰기와 아티카적 글쓰기의 단순대립을 뛰어넘는 새로운 글쓰기론을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시안파와 아티카. 어쩌면 이는 영원한 대립일지도 모르겠다. 왜? 이와 비슷한 대립이 수천 년 후에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논쟁으로 반복되니까. 단, 근대 미학의 역사에서 이 두 가지 흐름의 단순대립을 뛰어넘는 롱기노스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포스트 모던은 어쩌면 바로 이 유감스런 사실의 역사적 표현일지도 모른다.

숭고의 미학

포스트 모던은 숭고의 미학이다. 숭고는 미와 다르다. 아름다운 것을 바라볼 때 우리는 대상의 조화로움을 조용히 관조한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근대 미학에서 내세우는 예술수용의 모델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미는 우리의 내면을 고요히 잠재워 마치 맑은 날의 호반처럼 만든다. 하지만 숭고는 다르다. 그것은 우리의 내면에 폭풍우를 일으킨다. 그것은 우리의 마음속에 파토스를 불러일으키고 격렬한 감정의 운동을 야기한다. 감성이든 이성이든 우리의 인식기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외려 그것을 일방적으로 압도하는 거대한 것, 위대한 것, 고귀한 것이다. 그리고 앞에서 우리는 관조에 빠지기보다는 차라리 경탄과 경외의 감정을 갖게 된다.

하지만 오늘날에도 과연 숭고의 글쓰기가 가능할까? 나는 포스트 모던의 글쓰기를 이 한 개의 물음으로 요약한다. 오늘날의 인간들은 더 이상 진지하게 신적인 힘의 역사를 믿지 않는다. 과거에는 자연이 인간을 압도하는 숭고한 현상이었다면, 오늘날의 인간은 고도로 발달한 자연과학의 그 가공할 파괴력을 가지고 외려 자연을 위협하고 있다. 더구나 자본주의적 산문성에 묻혀 사는 현대인의 정신은 고대인과 달리 너무나 냉정하고, 게다가 오늘날과 같은 대중민주주의 시대에 숭고의 도덕적 바탕을 이루는 귀족주의적 이상은 더 이상 적합하지도 않다. 그런데도 과연 이 시대에 숭고가 가능할까?

실제로 20세기에 숭고를 부활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가령 좌우익 전체주의자들의 대중선동을 생각해 보라. 설득시키지 않고 압도시키는 “말의 힘.” 그것은 숭고하다. 하지만 논리적 설득을 초월한 단순한 “말의 힘” 은 동시에 매우 위험한 것이다. 특히 그것이 정치성을 띨 경우에는 더욱 더.
최근 우리 사회의 일각에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다. 19세기에 영웅주의를 부활시켜 죽은 독재자를 미화하는 우익적 숭고. 그 반대편에서 시위중 사고로 사망한 학생에게 “영웅상”을 수여하는 좌익적 숭고. 롱기누스라면 아마 이 두 가지 몰취향을 아시안파와 같은 주관적 감정의 과잉표출로 보았을 것이다. 나폴레옹의 말대로 숭고가 희극적인 것이 되는 데에는 단 한 걸음밖에 없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숭고의 글쓰기는 가능할까? 아마 과거와 똑같은 형태로는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자연과 신과 인간의 위대함에 자신을 내맡기고 거기에서 영감을 받아 창조를 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을 고귀한 존재로 끌어올리는 숭고의 글쓰기는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제 영혼까지 팔아먹는 천민들이 판치는 세상 에서 제 영혼을 위해 제 자존심의 최소한을 지키려 하는 민주주의적 인간귀족들을 위한 존재미학으로서. 자, 하지만 어떻게?
--- pp. 84~86
역사의 천사는 이런 모습이리라 - 파울 클레의 천사

음악을 들으며 눈물을 흘린다?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그림을 보는데 눈물이 핑 돈다? 이런 일도 있을 수 있을까? 원래 음악은 디오니소스적인 것. 인간의 원초적 감정에 직접적으로 호소를 하는 힘을 갖고 있다. 하지만 회화는 아폴론적인 것. 그리하여 예로부터 인간 정신의 합리적 부분과 관계되어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그림을 보며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것은 웬 주책일까?

아, 그것은 클레의 그림을 말한다. 대단한 그림이 아니다. 그 안에서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가슴 뭉클한 드라마가 아니다. 그 안에는 이렇다 할 스토리, 그러니까 바라보는 이에게 감동을 줄 만한 이야기가 없다. 그렇다고 찬란한 색채와 형태의 유희로 관객을 압도해 버리는 현상학적 스펙터클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유치원에 다니는 꼬마가 공책에 아무렇게나 그린 듯한 우스꽝스런 천사의 모습이 있을 뿐이다. 앙겔루스 노부스. 신천사新天使.

왜 눈물이 나오는 걸까? 오랫동안 찾다가 드디어 발견했다는 기쁨에서? 하긴 그림의 소장지를 보니 예루살렘으로 되어 있다. 그러니 유럽에서 나온 클레의 화집에서 이 그림을 찾아보기란 어려울 수밖에. 아무리 찾아 봐도 <저녁식사를 나르는 천사>는 있으나 <신천사>는 없었다. 그러니 우연히 그 그림을 찾았을 때 내 기쁨은 얼마나 컸겠는가? 그래서 나온 눈물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건 아닌 듯하다. 그렇다면 왜? 그 그림이 양식적으로 클레의 예술언어에서 현격히 벗어난 것도 아니잖은가? 화집에서 비슷한 그림들을 수없이 보면서 왜 하필 이 그림인가?
--- pp.192 ~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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