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이야기-시골살이의 즐거움
돈 주고는 살 수 없는 돌멩이와 나무토막(시골에서 가장 필요한 것)/두 평짜리 행복(즐거운 텃밭 가꾸기)/마타리꽃을 아시나요(들꽃으로 꾸며보는 시골 정원)/시골에선 개도 한가족이다(개집 짓기와 잡종견에 대하여)/사랑하는 나의 조선닭(좌충우돌 닭 기르기)/'시골차'를 갖고 싶다(4륜 구동차와 트럭이 필요한 이유)/시골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물이다(홍수와의 전쟁)/장작난로에 고구마를 구워먹으며(난로 설치하기)/게으른 자의 장작감 만들기(엔진 톱 다루기)/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지 않으려면(도끼질하기)/눈밭에서 보낸 겨울 한 철(넉가래로 눈 치우기)/시골에선 버릴 게 없다(재활용하는 생활의 즐거움)/시골 가서 농사나 짓고 살까?(시골에 이사오려는 분들에게)
"요즘엔 내 눈에도 그것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못 하나, 노끈 한 도막이라도 언젠가는 요긴히 쓸 때가 있음을 느끼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는 필자는 시골에서 돌멩이 하나 나무토막 하나가 소용되는 것을 수십 가지쯤 알고 있다.
어찌하여 서울에서 짊어지고 온 책들은 쥐와 곰팡이에게 빼앗겨 불쏘시개가 되고 아내의 양산이 어쩌다 천덕꾸러기로 녹슬고 있는지, 왜 시골에서는 버릴 게 하나도 없는지를 시시콜콜한 시골 생활로 설명하고 있다. 더불어 몇 자루의 튼튼한 연장들로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 텃밭을 일구어 먹는 채소와 과일이 얼마나 꿀맛인지를 들려준다.
두 번째 이야기-시골로 가는 길
내 안의 전원교향곡(냄새로 남은 시골의 추억)/묏자리 찾으슈(땅 구경 다니기)/내 땅은 어디 있을까(부동산중개사에게 배우다)/시골에 땅 한 자락 얻다(안개에 홀려서 땅을 사던 날)/시골에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땅과 집과 돈에 대하여)/나는 이렇게 시골로 끌려왔다(아내 '하늘나리'의 일기)/서류와 씨름하기(농지 전용부터 등기등록까지)/'훌쩍' 떠난 자의 행복(시골에 가려면 용기가 필요하다)/아이는 시골에서 더 크게 자란다(시골의 교육 환경 짚어보기)/인사성 없는 사람이 되다(시골 텃세란 무엇인가)/우리가 돌아갈 곳은 어디일까(시골다움에 관하여)
"노련한 중개사를 만났을 경우에는 쉽게 감정을 드러내선 안 된다. 대신 헌책방에서 책을 살 때의 요령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헌책방에서 눈여겨본 책을 싸게 사려면 다른 책 두어 개를 흥정하다가 슬쩍 지나가는 말로 값을 물어보는 것이다. 사실 이런 노하우는 무수한 노점상들에게 분노와 좌절을 안겨준 아내에게 배운 것이다."
시골에 땅 한 자락을 얻기 위해 고생한 덕분에 얻게 된 노하우가 소개되어 있다. 살기 좋은 땅을 고르는 법, 노련한 부동산중개사를 주무르는 요령, 복잡한 서류와 싸우는 과정, 아이들의 교육 문제, 시골에 산다는 것의 의미 등을 짚어봄으로써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세 번째 이야기-나의 좌충우돌 시골 이야기
그 낫은 뭐 하러 들고 나왔수(낫 들고 부역하기)/나의 이웃, 동물들(동물농장이 되어버린 우리 집)/족제비와 팬티(한밤중에 족제비와 벌인 결투)/물골안에는 호랑이가 있다(물골안의 생명들과 더불어 살기)/나만의 작은 연못(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은 날 찾아가는 곳)/두 바퀴로 가는 세상(자전거가 데려다준 마을 풍경)/나도 제 자리에 순리대로 놓이고 싶다(밤에는 들깨도 잠이 든다)/백석과 맥주 붕어(내 손으로 만든 풍경)/해 뜨는 집과 취곡산장(어른을 모시고 사는 재미)/밤송이 지키는 경찰(시골에 나타난 침입자들)/봄을 도둑맞다(생명을 죽이는 사람들)/하릴없이 산길 걷는 즐거움(자연 속에서 건강 되찾기)/나무에게 배우는 지혜(광대울 나무 이야기)/뭐 해서 먹고 사나(농사짓는 사람들)
"아하, 바로 이것이로구나. 속도가 따라잡지 못하는 느림의 아름다움. 자동차를 타고 갈 수 없는 길, 자동차가 놓치는 작은 만남들을 자전거는 건져낸다. 자전거는 언제 어디서든 사람과 걸음을 맞출 수 있는 순진한 바퀴다."
필자의 시골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를 알 수 있는 에피소드의 장이다. 그는 무협 검객처럼 낫질을 하다가 마을 이장에게 지청구를 듣기도 하고, 한밤중에 족제비를 잡으려고 팬티바람으로 설친 적도 있고, 깊은 산속에서 연못을 발견하여 비밀 은신처로 삼는 즐거움을 얻기도 했고, 자신이 지은 이름으로 집 문패를 달기 위해 장인어른과 경쟁을 벌이는 등 사소하면서도 즐거운 시골의 일상이 그려져 있다.
네 번째 이야기-아름다운 나의 이웃
경적을 울리지 않는 사람들(수동 사람들)/플러그를 뽑은 농장지기(손수 귀틀집 지은 사람)/나무 심는 사람(돈 벌지 않는 농사꾼)/혼자 집 짓는 섬돌(집을 지은 후배에게 박수를 보내며)/수동의 마당발과 해결사(수동의 지킴이들)/땅 기운을 이긴 도깨비 단장(터가 나쁜 집은 없다)/영리한 바보, 베트맨(아이들을 사랑하는 수동의 명물)/달빛 아래 스케이트 타는 소녀(고양이를 사랑하는 화가)/로또와 주먹구구 밴드(시골 주막이 되어버린 카페)/함께 사는 두 젊은이(불당골의 두 아우)/별나게 집 짓는 사람들(내 손으로 집 짓는 게 어려울까)/휴양림 속에 사는 부부(행복을 찾아온 사람들)/우격다짐 돌격대원의 둥지('치사모' 햇꿈님의 터잡기)/시골로 가는 마지막 기차(시골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언제 또 보겠나 싶어 땅 구경만 잔뜩 하고 헤어졌던 부동산 주인을 그 목욕탕에서 만났고, 깜박이 켜지 않고 끼어든다고 전조등을 번쩍이며 경적을 올려 혼내줬던 중국집 배달원도 만났다. 나는 이 마을에서는 절대 경적을 울리지 않는다. 새치기를 해도 바쁜 일이 있나 보다, 혹시 누가 아픈 걸까? 하며 그들을 닮아갈 뿐이다."
시골이라는 자연 속에 살며 자연을 닮아가는 사람들을 소개한 장이다. 필자에겐 수동 안에도 이웃이 많지만 '시골'이라는 매개체로 인해 전국적으로 수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시골에서 이웃과 더불어 사는 즐거움이 어떤 것인지 자랑한다. 정성 들여 밭을 일궈놓고는 돈도 안 되는 유실수를 심는 이웃, 산골짜기에 손수 귀틀집을 짓고 전기 없이 사는 이웃, 수동의 자연을 지키는 이웃들, 함께 품앗이하고 집 짓는 이웃들에 관한 이야기는 시골살이가 궁금한 도시인들에게 부러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다섯 번째 이야기-언덕 위의 해 뜨는 집
집에 대한 반성(좋은 집이란 무엇인가)/빨간 벽돌의 슬래브 지붕(집도 유행따라 변한다)/저녁 내내 달이 뜨는 집(마음의 여유가 있으면 집도 아름답다)/눈 내리는 날 절절 끓는 구들방에 누워서(구들장 만들기)/집짓기 관찰 일기 1/집짓기 관찰 일기 2/집짓기 관찰 일기 3/집짓기 관찰 일기 4/집짓기 관찰 일기 5 /집짓기 관찰 일기 6/집짓기 관찰 일기 7/돈 안 들이고 집 꾸미기 1/돈 안 들이고 집 꾸미기 2/돈 안 들이고 집 꾸미기 3/돈 안 들이고 집 꾸미기 4/황토집 유감 1/황토집 유감 2
"시골에서도 잘 지은 집, 아름다운 집, 편리한 집에 살아야 행복한 것일까. 조금은 춥고 덥고 불편하겠지만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집이어야 할 것이다. 사람이 집을 지키고 살기보다는 마음을 편안하게 지켜주는 집 말이다."
시골에 가서 살고자 하는 사람들은 집 짓는 데 큰 관심을 보인다. 필자가 주도면밀하게 집 관찰기를 엮은 이유도 집 자체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려한 집보다는 소박하고도 마음 편하게 해주는 집을 권하는 입장이다.
바지런하고 알뜰한 필자는 시골에서의 집의 의미와 유형에 대해 살펴보고, 집을 잘 지을 수 있는 방법과 구들장 놓는 방법까지 설명해 놓았다. 아예 잔소리꾼 시어머니를 자처하기라도 한 듯 벽돌은 어디 가면 싸게 살 수 있는지,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재활용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인지도 늘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