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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탐정사무소 4

경성탐정사무소 4

박하민 | 로담 | 2017년 02월 24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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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2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440쪽 | 402g | 128*188*30mm
ISBN13 9791156410812
ISBN10 11564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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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가 나가는 것을 보고 있던 환이 소리를 내어 웃으며 소파에 등을 묻었다.
“정 선생은 간혹 답지 않게 속이 빤히 보이는 일을 잘한단 말입니다.”
물론 해경 자신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소화가 그런 쪽으로는 그다지 눈치가 없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겠으나, 남들의 눈에는 자신의 행동이 다 보인다는 것이 문제였다. 해경은 유독 이 화제를 불편하게 여기는 까닭을 스스로도 잘 알지 못했다. 향운정에서 기생들이 대놓고 추파를 던지는 것에도 그리 신경 쓰지 않던 해경이었다. 간혹 개중 진심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소화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랐다.
해경은 한숨처럼 내뱉었다.
“서로 불편해질 만한 말은 삼가 주시면 좋지 않겠습니까?”
“이런 이야기가 왜 불편한지 묻고 싶습니다만.”
“그건.”
대답하려던 해경은 말을 멈췄다. 그런 이야기가 자신에게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결국 소화와의 사이가 어색해지고 멀어질까 싶어서였다. 소화와 함께 있는 것은 이제 해경에게도 자연스러운 일상이었고, 이 사무실에서 소화 없이 다시 혼자 일하는 풍경을 쉽게 떠올릴 수 없었다.
환이 웃었다.
“두려운 겁니까?”
해경은 그 순간 기시감을 느꼈다. 병실에서 잠든 소화에게 두렵다고 고백했을 때 느꼈던 것과 아주 유사한 감각이었다. 어떤 불확실한 것도 단어로 규정되는 순간 실체를 갖게 되고 만다. 바로 지금처럼.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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