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에스파냐 라 만차 지방에 할 일 없는 귀족이 기사 소설에 푹 빠진 나머지 밤낮으로 기사 소설을 읽다가 책 속 이야기를 현실이라 믿고, 마침내 지루한 고향 마을을 벗어나기로 결심하는 걸로 시작합니다. 이 귀족은 잡동사니들을 뒤져 무기를 만들고, 비루하기 짝이 없는 말은 농사짓는 최고의 말이란 의미가 담긴 ‘로시난테’라 하고, 자신의 이름은 유명한 기사들이 이름 앞에 고향 이름을 덧붙였던 것처럼 ‘라 만차의 돈 키호테’라 짓고, 말 한 마디 건네 본 적 없는 아가씨를 ‘엘 토보소의 둘시네아’라 이름 짓습니다. 그리고 이른 새벽, 길을 떠납니다.
돈 키호테는 주막을 성으로, 주막 주인을 성주로, 손님으로 온 아가씨들을 귀부인으로 착각합니다. 게다가 장난 끼가 발동한 주막 주인에게 기사 임명까지 받고 하인을 구하러 고향으로 돌아가다 만난 행상들에게 엘 토보소의 공주인 둘시네아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임을 인정하지 않으면 길을 지날 수 없다고 호통을 치다가 행상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정신을 차린 돈 키호테는 같은 마을에 사는 산초를 하인으로 삼고 다시 여행을 떠납니다. 돈 키호테는 기이한 행각을 끊이지 않고 벌입니다. 양 떼를 적군이라며 덤벼들고, 풍차가 무지막지하게 큰 거인이라며 풍차 날개에 창을 꽂고, 주막의 포도주 부대를 거인이라며 칼로 찢는 바람에 마침내 신부와 이발사가 오랏줄에 묶인 채 우리에 실려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기운을 차린 돈 키호테는 학사 산손을 만나고 나서 또 다시 여행을 떠납니다. 돈 키호테는 격려의 말을 듣기 위해 우선 둘시네아 공주를 찾아갑니다. 산초는 전에 했던 거짓말이 들통이 날까 봐 길을 가던 여인 셋 중 가운데 있는 여인을 둘시네아 공주라고 우깁니다. 그러자 돈 키호테는 마법사가 둘시네아를 못생긴 여인으로 둔갑시켰다고 탄식했고, 산초는 돈 키호테를 위로하는 척하면서 감쪽같이 속인 것을 기뻐합니다.
동 트는 새벽, 돈 키호테는 숲의 기사로 변장한 산손과 결투를 합니다. 산손과 신부, 이발사는 돈 키호테가 떠나는 걸 막지 못할 테니, 산손이 숲의 기사로 변장하고 돈 키호테와 결투를 하여 이겨 2년간 고향을 떠나지 말라고 명령을 내릴 참이었던 것이지요. 돈 키호테는 기사도 법칙을 어기지 않을 것이므로 당연히 고향으로 돌아갈 테고, 몇 년 고향에서 생활하면 광기를 치료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산손이 지는 바람에 계획은 물거품이 됩니다. 이후 돈 키호테의 미친 짓은 끊임없이 계속되었고, 이런 행동은 때론 사람들을 돕고, 때론 하인 산초를 힘들게 했습니다.
그러다 돈 키호테의 행각을 익히 들어 알고 있는 공작 부부를 만나, 극진한 대접을 받은 돈 키호테는 공작 부부의 성에 눌러 앉습니다. 그러는 동안 공작 부부의 꾐에 빠져 엉뚱한 짓을 하다가 산초가 제 엉덩이를 삼천삼백 대 매질을 하면 둘시네아 공주의 마법이 풀린다는 마법사의 말을 진짜로 믿고, 산초에게 빨리 둘시네아 공주의 마법을 풀어 달라고 조릅니다. 사실 이 일도 공작 부부가 꾸민 것입니다. 성에서 한가롭게 놀고먹는 것이 기사의 의무가 아니라고 생각한 돈 키호테는 공작 부부의 성을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공작의 성을 떠난 돈 키호테와 산초는 하얀 달의 기사를 만나 결투를 합니다. 물론 이 일도 학사 산손과 친구들이 짠 것이지요. 하얀 달의 기사와 결투에서 진 돈 키호테는 하얀 달 기사와 한 약속대로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둘시네아 공주의 마법을 풀어야겠다고 생각한 돈 키호테는 빨리 매질을 하라고 산초를 들볶습니다. 산초는 매질을 당장 시작하는 대가로 100레알과 매질 한 대당 4분의 1레알을 받기로 하고 몇 대 때리다가 너무 싸다며 2분의 1레알을 달라고 합니다. 가격을 두 배로 쳐 주겠다는 돈 키호테의 말을 들은 산초는 신음 소리를 내며 나무를 칩니다. 산초의 고통스런 신음소리를 듣다 못한 돈 키호테는 산초의 목숨이 끊어질까 봐 걱정이 되기도 하고, 자기 소망을 이루지 못할까 봐 걱정이 되기도 해서 산초의 손을 잡고 무리하지 말라고, 다음 매질은 고향 근처에서 하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 고향 근처 숲에서 산초는 매질을 마칩니다.
고향에 돌아온 돈 키호테는 너무 늙고 무기력해졌습니다. 열 때문에 몸이 많이 쇠약해지기는 했지만, 돈 키호테의 정신을 사로잡고 있던 광기는 사라졌습니다. 맑은 정신으로 돌아온 돈 키호테는 조카딸에게 “죽는 순간까지 미친 사람으로 남고 싶지는 않구나.”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만나러 온 친구들에게 유언을 하고,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눈을 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