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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비밀 캠프

우리 가족 비밀 캠프

동화책-03이동
박재현 그림 | 맹앤앵 | 2010년 02월 0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9 리뷰 1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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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2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91쪽 | 276g | 175*235*15mm
ISBN13 9788994198033
ISBN10 8994198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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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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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가족 비밀 캠프』
…… 조금 후, 다른 경기가 시작되었다. ‘아이 업고 뛰기’였다.
여덟 명의 엄마가 여덟 명의 아이를 업었다. 엄마도 성근이를 업었다.
호루라기 소리를 듣고 모두 출발했다. 하지만 아무도 뛰지 않았다.
사회자가 재촉했지만 엄마는 거북이걸음으로 나아갔다. 다른 아줌마들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느리게 달리기 대회’인 것 같았다. 조금이라도 더 함께 있고 싶은 마음에서 걸음을 떼지 못했다.
엄마는 성근이 엉덩이를 토닥토닥했다. 옆에 있던 아줌마는 아이의 맨발을 손아귀에 넣고 만지작거렸다. 어떤 아줌마는 아이가 목을 감싸 안고 볼에 뽀뽀를 해주자 옷소매로 눈가를 훔치기도 했다. 살을 맞대고 볼을 비비는데 모두 말없이 눈자위를 꾹꾹 눌렀다.
사회자가 예닐곱 번 고함을 지르며 손짓을 한 다음에야 결승점에 들어왔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웃으며 들어왔지만 눈은 토끼 눈처럼 빨갰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파란 하늘 아래로 찬바람 한 줄기가 휘익 지나갔다…….

*『자전거를 타는 엄마』
민지의 부모님은 얼마 전부터 이혼하고 따로 살고 있습니다. 서로 의견이 맞질 않고 싸움이 잦은 부모님이 차라리 따로 사는 게 좋겠다고 민지는 생각했습니다.
이혼 후 어느 날 엄마는 자전거를 한 대 사왔습니다. 엄마의 올해 소원이 자전거를 배우는 것이랍니다. 어릴 적부터 소원이었답니다. ‘소원’이라는 거창한 말은 자전거 따위에 붙이는 것이 아니라고 민지는 웃습니다. 그 순간 엄마가 자전거를 배우는 다른 이유가 떠오릅니다. 언젠가 자전거를 탄 가족이 들꽃 길을 행복하게 달리는 텔레비전 광고를 본 민지가 자전거를 배우고 싶어 했기 때문입니다. 비록 아빠와 함께 할 순 없지만 엄마는 민지에게 자전거를 가르쳐 주고 싶은 것입니다.
“니 엄마가 글 쓰는 거 빼놓고 할 줄 아는 게 뭐 있는데?”
자전거를 못 타는 엄마에게 아빠가 했던 말입니다. 민지도 무심코 엄마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눈물만 흘렸던 엄마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오늘은 아버지를 만나 할머니 생신 모임에 가는 날입니다. 생신 모임을 빨리 끝내고 이 밤에 홀로 학교 운동장에서 뒤뚱거리며 자전거를 타고 있을 엄마를 봐주러 민지는 가고 싶습니다.
아빠와 헤어지고 나서 간 학교 운동장에서 엄마가 자전거를 타고 있었습니다. 판판한 길을 걷다가도 자꾸 넘어지던 엄마가 자전거를 타고 있습니다. 민지의 엄마가 손잡이를 꽉 잡고 자전거를 타고 있습니다. 민지는 헤죽헤죽 웃으며 엄마에게 달려가는데…….

*『내기 한 판』
어제 난 영철과 ‘내기 한 판’에서 져서 이발비 칠천 원 중 삼천 원을 영철에게 주고 말았습니다. 오늘은 외할머니가 계신 양로원에 가는 날입니다. 사천 원 주고 깍은 머리가 말이 아니었지만 어머니의 잔소리가 싫어서 모자를 눌러 쓰고 외할머니를 만나러 갔습니다. 외삼촌의 사업이 잘 안 되어서 몇 달 동안 외할머니가 양로원에서 지내게 된 겁니다. 다시는 ‘내기 한 판’을 하지 않으렵니다.
양로원에는 외할머니 말고도 마이크 할머니가 계십니다. 항상 장난감 마이크를 들고 면회 광경을 중계합니다. 가끔은 창도 합니다. 우리가 싸 온 음식을 먹으며 마이크 할머니는 항상 이렇게 말합니다.
“미안해서 워쩐대요? 이렇게 내가 호강하고 사는 거 우리 진걸이가 알려나 몰러요. 우리 아들이 오면 빈손으로 오진 않을 것인디. 내가 그때 이 신세 다 갚으믄 쓸랑가…….”
매번 면회 때마다 하는 소리입니다. 그렇게 잘나고 훌륭하다는 마이크 할머니의 아들 진걸 아저씨는 면회를 잘 오질 않습니다. 엄마도 할머니도 나도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마이크 할머니는 항상 기다립니다. 요즘 마이크 할머니는 치매도 오는 것 같다고 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진걸 아저씨 생일인 모양입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서 난 엄마에게 내기 한 판을 제안했습니다. 진걸 아저씨가 오나 안 오나 말입니다.
진걸 아저씨가 왔습니다. 그렇게 잘 생기고, 키도 크고, 효자라고 마이크 할머니가 말하던 진걸 아저씨가 왔습니다. 하지만 진걸 아저씨는 마이크 할머니가 말한 것과는 딴판이었습니다. 키도 작고, 까맣게 그을린 얼굴에 아저씨의 손은 빈손이었습니다.
“진걸아! 왔구나! 에미 여깄다~.”
마이크 할머니는 아저씨를 껴안느라 마이크가 땅바닥에 떨어진 줄도 모르고 눈물 바람입니다.
“고슴도치도 자기 새끼는 예쁘다더니…….”라는 외할머니의 말에 엄마와 나는 크게 웃었습니다. 외할머니, 마이크 할머니, 엄마는 모두 다 고슴도치 엄마인 것 같습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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