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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개청춘

위풍당당 개청춘

: 대한민국 이십대, 사회생활 초년병의 말단노동 잔혹사

유재인 | 이순 | 2010년 02월 0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7 리뷰 3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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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top100 8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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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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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0년 0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414g | 135*205*20mm
ISBN13 9788901105734
ISBN10 89011057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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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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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회사고 우리 팀 사람들은 다 퇴근했다. 12월 31일 종무식이 끝나면 공식적인 업무도 끝나는 게 이 회사의 전통이다. 근데 나는 12월 31일 팀 통장에 잔고가 0원이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집에 못 가고 있다. 잔고가 없어야 한다는 것은, 오늘 중으로 들어올 돈을 회계 팀의 통장에 이체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이유는? 모른다. 확인해보니 딱 3만 원이 안 들어왔는데, 내 돈 3만 원을 입금시키고 집에 갈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여기까지 쓰다 보니 문득 내가 이 일을 하기 전에 같은 일을 담당했던 선배가 이와 비슷한 얘기를 본인의 홈페이지에 올렸던 기억이 나서 뒤져봤다. 그때도 선배는 통장 잔고가 0이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말을 세 문단에 걸쳐 장황하게 쓰고 있었다. 공감 간다. 하지만 나는 그 이유가 궁금하진 않다. 행정을 하다 보면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도도한 이성적 사고는 이내 고개를 숙이게 된다. --- p.88

갑돌이와 갑순이는 한 마을에 살았더래요”라는 노래가사를 들으면 어떤 장면이 떠오르나. 곧 눈이 맞을, 다소 까진 십대 후반의 동네 청소년이 떠오르나. 그렇다면 당신은 아직 학생. 하지만 나는 어엿한 사회인. 저 문장을 보면 평생 ‘갑질’만 해왔던 두 기관의 예고된 만남이 연상된다. 여기서 잠깐. 19세 미만의 학생들은 ‘갑질’이라는 단어를 모를 수도 있다. 어감이 좀 세서 그렇지 야한 단어는 아니고, 그냥 합성어다. 점잖게 이야기하자면 ‘갑의 역할을 다하다’ 정도의 뜻인데 사전에는 안 나오는 단어라 찾아볼 수는 없다. 어쨌든 회사 생활에선 이 표현이 자주 쓰인다. 용례로는 “갑질하고 있네” “갑질도 정도껏 해야지” “네가 벌써 갑질부터 배웠구나” 등등이 있다.
예를 들어서 수학문제를 떠올려보자. “갑을병정 네 사람 중에서 회장 1명과 부회장 1명을 뽑으려고 한다. 경우의 수는?” 4×3=12이므로 열두 가지 경우가 나온다. 답이 열둘이건 아니건, 사회에서는 무조건 갑이 회장이고 을이 부회장이다. 병이 제일 공부를 잘할 수도 있잖아? 정이 제일 잘생겼을 수도 있잖아? 그럴 수도 있지.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무조건 갑이 회장이고 을이 부회장이다. 다른 경우의 수는 없다. 왜냐하면 갑이 을에게 돈을 쓰는 사람이고 을이 병에게 돈을 쓰는 사람이고 병은 정에게 돈을 쓰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회의 서열이라는 게 그렇다. --- pp.114-115

입사 후 처음으로 내 눈에 눈물이 맺혔던 순간은 상사에게 줄 간격과 글자 폰트 등에 대해 꾸지람을 들었을 때였다. “첫 문장 들여쓰기는 3칸. ‘첨부’의 폰트는 ‘제목’의 폰트와 같은 것으로, 본문 말머리 번호는 1-〉 가 -〉 1) -〉 가) 순으로 해야 하는 거다. 행정직이 이러면 아무리 훌륭한 기안을 올려도 좋은 평가를 못 받는다.” 나는 외모보다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배웠고 형식보다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배웠고, 무질서한 형식 속에서 금쪽같은 내용을 간파해내는 통찰력도 인간이 가져야 할 중요한 능력 중 하나라고 배웠기에 상사의 당당한 지적이 실로 의아했다.
허나 바야흐로 삼 년이 지났다. 꽃이 피었든 꽃은 피었든 꽃마저 피었든 상관없이 기안문 각 제목의 앞줄이 들쑥날쑥한 것에만 예민했던 상사님들에게 지속적으로 결재를 받아온 결과, 나는 이제 들여쓰기 3칸을 위해 스페이스바를 3번 내리치며 희열을 느끼는 경지에 이르렀다. --- p.125

영예로운 386선배들은 잘 닦인 훈장을 가슴에 달고 우레와 같은 목소리로 우리를 닦달한다. 이십대여, 웅얼거리지 말고 당당하게, 너의 목소리를 높여라! 대한민국은 다른 나라보다 세대간 불균형이 심한데, 일찌감치 사회에서 자리 잡은 어르신들은 고도화된 신자유주의 틀 안에서 이십대를 착취하여 세대간 간극은 더욱 심해진다. 나누는 것보다 버려지는 것을 먼저 배운 우리 이십대는 사회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승자독식의 논리부터 배운다. 그래서 우리는 실용이나 이기에 의해 움직이고 정치나 가치에는 관심을 끊는다. “너희들은 윗세대로부터, 사회로부터 혹사당하고 있다. 어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짱돌을 들어라!”
이 지점에서 나는 흥, 하고 콧바람을 뱉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레토릭이라도, 이건 참…… 386다운 주문인 것이다.
선배님, 우린 그딴 식으로 안 하는데요.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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