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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2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532g | 152*224*20mm
ISBN13 9788950919986
ISBN10 895091998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3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감수 : 이인식
조선일보의 '이인식의 멋진 과학' 등 신문에 400편 이상의 고정칼럼을, 월간조선의 '이인식의 지식융합파일' 등 잡지에 150편 이상의 기명칼럼을 연재한 대한민국 과학칼럼니스트 1호이다. 학문간 경계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지식융합을 선도하여 국내 과학 저술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과학문화연구소 소장이자 KAIST 겸임교수이다. KAIST의 인문사회과학부와 IP 영재기업인 교육원에 각각 신설된 '지식융합' 과목을 전담한다. 2008년 4월 서울에서 열린 '월드사이언스 포럼'에서 뇌 연구, 학문의 벽을 허문다는 특강을 하여 신경과학의 지식융합 동향을 소개했다. 제 1회 한국공학한림원 해동상, 제47회 한국출판문화상, 2006년 과학동아 창간 20주년 최다기고자 감사패, 2008년 서울대 자랑스런 전자동문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지식의 대융합》《나노기술의 모든 것》《짝짓기의 심리학》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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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크기가 개인의 지능과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음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인간과 다른 동물의 지능을 비교할 때 뇌의 크기만큼 확실한 잣대는 없다. 가령 사람과 가장 가까운 유인원인 침팬지 뇌의 용량은 400cc이다. 사람과 침팬지는 유전자를 98.4% 공유한 사촌 뻘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뇌가 침팬지의 뇌보다 3배 이상 큰 셈이다.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뇌의 크기는 무서운 속도로 확대되었다. 유인원과 인류의 중간에 위치한 동물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이다. 450만년 전에 아프리카에 살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뇌의 용량이 450cc에 불과했다. 200만년 전에 출현한 호모 하빌리스(기술이 뛰어난 인류)는 650cc의 뇌 덕분에 돌도끼와 같은 도구를 제작할 줄 알았다. 호모 하빌리스의 뒤를 이어 150만년 전에서 50만 년 전까지 100만 년 동안 생존한 호모 에렉투스(직립인류)의 뇌용량은 1,000cc로 호모 하빌리스와 호모 사피엔스(현생인류)의 중간 정도이다. 20만 년 전부터 지구의 주인이 된 현생인류에 이르기까지 뇌의 크기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450cc, 호모 하빌리스 650cc, 호모 에렉투스 1,000cc, 호모 사피엔스 1,350cc로 확대되었다. 말하자면 인류는 뇌가 확대되는 4단계를 거쳐 진화되었다. 큰 뇌는 인류를 만물의 영장으로 만든 진화의 상징으로 여겨지게 된 것이다. ---pp.5-6

인간은 어떻게 뇌를 얻었을까? 또 어떻게 비할 데 없이 뛰어난 능력을 얻었을까?
이는 여러 학문에서 제기하는 질문이다. 생물학에서는 신장에서 췌장까지 다양한 장기를 연구한다. 하지만 뇌는 생물학적 현상뿐 아니라 정신 현상을 만들어내는 독특한 기관이다. 신경과학에서는 뇌를 연구한다. 하지만 뇌는 유전, 진화, 발달의 과정에서 부호화되고 조직된다. 심리학에서는 마음을 연구한다. 하지만 마음은 뇌뿐 아니라, 환경, 학습능력, 문화적 배경이라는 틀에서 형성된다. 다양한 과학적 연구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연구 결과와 자료를 내놓았다. 다행히 계산과학의 발달로, 다양한 분야에서 발견된 자료를 통합하여 일관성 있고 검증 가능한 가설을 세울 수 있다. 뇌라는 기관을 움직이는 작동 원리를 알아낼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책에서 우리는 과학의 여러 분야를 아우르며 수백만 년 전에 어떻게 우리 조상들의 뇌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고, 뇌의 기능은 어떻게 변화했으며, 지금의 인간에 이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이 문제의 답을 찾으면 인간의 뇌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거미줄 같은 도로망을 짜고 자동차를 만들고 발전소를 세우면서도, 여전히 계획을 세우면서 예상치 못한 결과에 부딪혀 좌절한다. 또 세계에 관한 과학적 사실을 발견하고 기계와 전기와 의학분야를 정복해나가지만, 이는 결코 쉽게 이루어지는 일은 아니며, 한 단계 발전을 이룩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리기도 한다. 인간 사회는 복잡한 경제조직과 정치조직을 발달시켜왔지만, 정작 인간은 스스로 만든 조직을 제대로 이해하고 통제하지 못할 때가 많다. 인간이 어떻게 지구의 주인으로 군림할 수 있었는지 이해하려면, 인간의 한계를 알고 정신의 힘을 제약하는 요인을 알며 제약을 뛰어넘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 ---pp.14-15

다른 신체 부위처럼 뇌 용량도 몸집에 비례한다. 몸집이 크면 눈과 발과 골격이 커지듯 뇌도 커진다. 하지만 동물들 중에는 신체 일부의 크기가 몸집과 어울리지 않는 동물도 있다. 기린의 목이나 호랑이의 이빨, 코끼리의 코가 좋은 예다. 따라서 몸집에 따른 신체 부위 크기의 비율을 측정하면 대체로 비례하지만, 비례를 벗어나는 부위도 있다.
이 기준으로 보면 인간의 눈과 발과 골격은 정상 수준이다. 그러나 몸집이 비슷한 다른 동물과 비교하면 인간의 뇌는 지나치게 큰 편이다. 크기만 보면 코끼리의 뇌보다 작지만 전체 몸집에 비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다시 말해서 격에 비해서 뇌 용량이 크다는 뜻이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종으로 침팬지가 있다. 침팬지와 인간의 몸집이 대략 비슷하다고 보면, 인간의 뇌는 약 350cc로 침팬지의 뇌보다 세 배 이상 크다. 신체질량이 같은 경우, 인간의 가 평균 비율의 세 배 이상 큰 것이다. 대단한 차이가 아닐 수 없다. 뇌 용량과 체격의 비율을 도표로 정리해보면, 대부분의 동물은 예상 수준에 가깝지만 인간만 크게 벗어난다(166쪽 그림 11.1 참조). 이로써 뇌를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결정적인 기관으로 간주할 수 있다. ---p.19

이 책에서 우리는 인간과 영장류의 미미한 차이와 큰 유사성을 밝히면서 뇌의 용량이 어느 수준을 넘을 때 특정 능력이 나타나는지 알아볼 것이다. 물을 99℃까지 끓이면 그저 뜨거운 물이지만, 단 1℃만 더 높이면 새로운 특질이 생긴다. 그리고 인간의 뇌가 ?떻게 변해왔고, 어떤 원리에서 변화가 일어났는지 설명할 것이다. 같은 포유류 안에서는 뇌가 클수록 새로운 능력이 추가된다. 개는 쥐보다 능력이 뛰어나고, 침팬지는 나무늘보보다 뛰어나며, 인간은 원숭이보다 뛰어나다. 그러면 보스콥인도 인간보다 뛰어났을까?
화석을 보면 보스콥인의 뇌는 인간의 뇌와 거의 동일한 구조로 되어 있고 크기만 컸다. 보스콥인이 인간보다 똑똑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보스콥인의 종이 무엇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인류의 직계 조상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면 인간의 뇌가 줄어들었다는 얘기가 된다. 아니면 인류의 친척으로 동시대에 살았던 아종亞種, 즉 인간의 사촌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뇌가 컸다면 지능도 높았을 가능성이 크다. 인간이 원숭이보다 똑똑한 것처럼 보스콥인도 인간보다 똑똑했을 수 있다. ---pp.22-23

이 책에서는 조금 다른 가설을 제기하고자 한다. 우리는 뇌가 (주로 우연한) 생물학적 이유에서 커지고, 뇌가 커지면서 행동도 바뀐다는 가설을 제기한다. 앞서 설명했듯이 게놈에서 우연히 변이가 일어나면서 뇌가 커졌을 수도 있다는 가설은 꽤 그럴듯하게 들린다. 하지만 뇌가 커지면 비용이 늘어나는데도 변이가 계속 일어날 필요가 있었을까? 바로 이 질문에서 행동 이론이 나온다. 사회학에서 언어학에 이르는 여러 분야의 특정 행동에 대한 '욕구'나' 압력'때문에 뇌가 커진 것은 아니다. 우연히 뇌가 커졌다가 효용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우연히 커진 뇌에서 뜻밖에 효용성이 발견됐고, 효용성이 크기 때문에 늘어난 비용을 치르면서까지 큰 뇌가 선택된 것이다.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질문은 그 확률은 어느 정도인가다. 뇌가 우연히 커졌고 예상하지 못한 행동의 변화가 나타난 것이라면, 이렇게 우연히 발생한 사고에서 지극히 적응적인 행동이 나타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이 질문이 곧 이 책의 주제다. 이 책에서 우리는 본성(유전에 의한 선천적 능력)이냐, 양육(환경과의 상호작용으로 습득한 능력)이냐의 문제를 앞서 제시한 일련의 사건을 중심으로 탐색한다. 요컨대, 1) 우연히 커진 뇌, 2) 예상치 못한 행동의 효용성, 3) 뇌의 지속적인 팽창이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것이다.
기본 원칙은 변함없다. 진화에서 큰 뇌가 유용한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엄지손가락의 위치와 방향이 약간 바뀌었다고 해서 손재주가 늘어나지는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오히려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작은 변이로 인해 작지만 유용한 변형이 일어났다. 모든 포유류의 뇌 유전자 프로그램은 거의 동일하다. 유전자 몇 개의 수천 가지 모듈에서만 일어난 수천 가지 변이로 인해, 모든 포유류의 뇌가 결정된다. 미세한 유전자 변이만 일어나도 체격이나 팔다리나 뇌가 커지거나 작아질 수 있다. 특히 임신 기간이 조금만 길어지거나 짧아져도 태아의 뇌 크기가 영향을 받는다. 뇌 발달은 대부분 태아의 후기 발달 과정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pp.65-66

작품성은 뛰어나지만 진가를 인정받지 못한 영화가 한 편 있다. 1950년대에 제작된 금지된 세계라는 영화다. 이 영화의 등장인물인 뫼비우스라는 광기 어린 과학자는 그의 이름을 붙인 뫼비우스 행성에서 고도로 발달한 종족이 대단한 시스템을 개발한 사실을 알아낸다. 그것은 생각이 사라지기 전에 그 생각을 물질로 변환하는 시스템이다. 어느 연구자가 우주선을 타고 이 행성으로 들어간다. 그는 신성한 종족이 남긴 시스템을 활용하여 보통사람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까지 지능을 끌어올린다. (신의 것을 훔친 모든 인간의 운명이 그러하듯) 이 연구자는 죽기 직전에 마지막 숨을 토해내면서, "괴물, 뫼비우스, 이드의 괴물!"이라는 말로 고도로 발달한 종족의 멸종에 관한 놀라운 진실을 흘린다. 사실인즉슨 이러했다. 뫼비우스 행성에 살던 종족은 아주 오래 전에 대단한 시스템을 완성했다. 그리고 그날 밤 모두 잠든 사이에 뇌의 원시적인 부분, 곧 프로이트가 말하는 이드가 주도권을 쥐고 문명의 덮개에 억눌려 있던 증오와 욕정을 현실에 살려냈다. 그리하여 단 하룻밤 사이에 자멸하고 만 것이다.
이 영화는 뇌에 관한 일반인의 생각을 잘 보여준다. 흔히 피질 밑에는 파충류 같은 추악한 충동을 지닌 원초적이고 사악하며 억압된 부분이 자리 잡고 있다고 믿는다. 지금까지 살펴본 뇌의 중요한 구조는 먹장어의 뇌에서도 발견된다. 따라서 우리 안의 괴물은 파충류가 아니라 어류에 가까울 수 있다. 하지만 어떤'특성'을 지니든지, 하위의 뇌는 항상 피질과 경합을 벌인다. ---pp.119-120

기억은 서가에 꽂힌 책처럼 완결된 상태로 저장되지 않는다. 뇌의 연결 경로를 따라 여기저기 이동하는 도중에 기억이 재구성된다. 한마디로 기억은 뇌의 연결 경로를 따라 서서히 '조합'되는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뇌 구조는 우리가 흔히 비유하는 대상과 비슷하지 않다는 점이다. 전화선과도 닮지 않았고, 인터넷과도 다르고, 컴퓨터와도 다르다. 오히려 주워 모으기 게임scavenger hunt에 가깝다. 이는 주어진 경로를 따라 단서를 찾으며 조합하는 놀이로, 이전으로 돌아가서 단서를 찾으라는 지시사항이 나오기도 한다. 유명한 신경과학자 찰스 셰링턴 경Sir Charles Sherrington은 뇌를'수백만 개의 베틀이 깜박이면서 복잡한 패턴을 짜는 마법의 방'에 비유했다. 기술적으로 비유하자면 뇌는 조면기와 구식 물레를 결합한 형태로 볼 수 있다. 여러 영역을 돌아다니면서 원료를 하나씩 주워 한데 엮어 기억이라는 실을 짜내는 것이다. 이때도 한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간혹 되돌아가서 다른 통로로 들어가 다른 장소에서 새로 원료를 주워서 실을 짜낼 수도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뇌는 반짝이는 빨간색과 부드러운 곡선을 보고 사과나 스포츠카를 떠올릴 수 있고, 이렇게 떠오른 형상이 다시'역행 활성화backward activation'를 유발하여, 시각장을 거슬러 올라가 추가로 필요한 정보(줄기나 잎, 바퀴나 자동차 흙받이)를 찾아낼 수 있다. 이러한 비유를 연결시키려면 도서관에서 주어진 미로를 따라 단어와 페이지를 수집하여 점차 풍성하게 책으로 엮어내는 모습을 상상해봐야 한다. 그러나 뇌의 책은'책'이 만들어지는 마지막 '단계'에 '놓여'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뇌 경로의 도중의 책장에 흩어져 있다. 책 한 권이 완성될 때까지 도서관을 헤집고 다니면서 책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pp.140-141

캐나다 심리학자 레오 스탠딩Leo Standing은 기억의 용량을 검증하는 연구를 실시했다. 심리학과 학생들을 모아서 5초 간격으로 사진 100장을 보여주었다. 1주일 후 학생들을 다시 불러 지난번과 같은 사진에 새로운 사진 100장을 섞어서 제시하고, 지난번에 본 사진이 나오면 단추를 누르라고 지시했다.
학생들은 1주일 전에 단 한 번 5초 동안만 보았는데도 90장 이상을 정확히 알아보았다. 스탠딩의 연구 과제는"사진 몇 장을 보여주면 잊어버리기 시작하는가?"였다. 스탠딩은 다시 한 번 실험을 실시했다. 이번에는 사진 1000장을 제시했다. 이번에도 5초 동안 보여주고 며칠 후에 학생들을 다시 불렀다. 놀랍게도 학생들은 90퍼센트 이상을 정확히 알아보았다. 그래서 다음에는 수를 대폭 늘려보기로 했다. 2000장이나 5000장이 아니라 한 번에 1만 장을 제시한 것이다. 역시 사진 1장을 5초 동안 보여주었다. 이번에도 학생들은 90퍼센트 이상 정확히 알아보았다. 스탠딩은 실험을 포기하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 제목은 사진 1만 장의 학습Learning 10,000 pictures이었다. 사진 10만 장이나 100만 장을 제시할 때는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기억의 잠재력은 놀랍고 방대하며 우리의 상상력을 뛰어넘는다.
100살까지 살면서 하루 12시간 동안 1분에 사진 한 장씩 기억한다면 총 2500만 장 이상을 기억하게 된다. 그 많은 사진을 모두 기억하는 것이 가능하다. 기억 용량이 커서 평생 줄기차게 들어오는 새로운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기억 용량은 남아돌 만큼 충분하다. ---pp.188

인간은 방대한 기억력 덕분에 긴 배열을 불러내어 재배열하고 추가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일처럼 생생하게 회상할 수도 있다. 또 감각적 이미지를 강렬하게 다시 활성화시켜 원하는 대로 환각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인간 지능의 핵심은 바로 과거의 경험을 조작하여 다양한 결과를 내놓는 능력이다. 미리 계획을 세우는 일상적인 능력에서 복잡한 결과를 미리 예측하는 놀라운 능력에 이르기까지, 모두 같은 유형의 거대한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의사소통 통로에 의존한다. 긴 에피소드에는 남다른 특징이 있다. 인간은 자기에게 유리한 관점에서,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보이지 않는 카메라로 찍는 것처럼 뇌 경로의 배열을 연결한다. 연속적인 기억의 이면에서 배회하는 보이지 않는 관찰자를'나'라고 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보이지 않는 관찰자의 눈으로 장터, 파리의 거리, 기차역을 본다. 이런 능력 역시 큰 뇌를 가진 인간 특유의 기억 잠재력의 핵심일 수 있다. 우리보다 앞서 살았고, 우리보다 더 큰 뇌를 가진 누군가에게도 이런 능력이 있었을지 모른다. ---pp.189

진화 연구의 역사는 매력적이고 거부하기 힘든 믿음에 사로잡혀왔다. 말하자면, 거대한 진화의 수레바퀴는 점차 복잡한 방향으로 굴러가서 이전보다 발달한 동물이 출현한다는 믿음이다. 다윈 이전의 진화론은 이런 믿음에서 발전했다. 사실 다윈(과 월리스)의 위대한 공헌은'진보'라는 개념을 버리고 우연한 변이에 의해 다음 단계가 선택된다는 개념을 내놓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진보의 개념을 완전히 떨쳐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우리의 모습이 인간을 비롯한 모든 동물이 도달할 수 있는 궁극의 종착점이자 최선이라는 생각을 어떻게 쉽게 떨쳐낼 수 있겠는가?
보스콥인은 진화론의 일반적인 흐름을 거스르는 증거?.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뇌가 크고 따라서 지능도 높았을 인류가 아프리카 남부 넓은 지역을 차지하고 살았지만, 결국에는 뇌가 작고 지능이 높지 않은 호모 사피엔스, 즉
우리 인간에게 밀려나고 만 것이다. ---pp.202-203

마음을 가로지르는 경로는 뇌의 해부학적 연결 경로에 의해 결정된다. 신호는 특정한 경로로만 흐를 수 있고, 기존 경로를 따라 목적지에 도달해야 한다. 앞서 설명했듯이 뇌 경로의 배열에 따라 개인의 취향과 재능이 결정된다.
다양한 경로 배열을 보유한 성공적인 유기체의 선례에 따라 경로 생성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가 선택될 것이다.
도서관에 비유해보자. 어떤 서가로 가는 통로는 다른 통로보다 자주 이용된다. 예를 들어, 도서관 이용자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보면 서쪽 끝에 위치한 대중소설 서가로 연결된 통로에는 동쪽 끝에 위치한 정치학 서가로 연결
된 통로보다 이용자가 자주 드나든다. 하지만 이 경로는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 현실도피 풍조가 만연한 시대에는 소설을 많이 찾지만, 선거가 있는 해에는 정치학 서적을 많이 찾을 것이다.
특정 상황에 적합한 뇌 경로가 있다.'최적의'경로였다가도 상황이 바뀌면 새로운 작업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경로의 설계만 가지고는 최적인지 아닌지 알 수 없고,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최적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하나의 설계는 특정 작업에만 최적이 된다. 따라서 목표나 기준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최적이라는 말도 성립되지 않는다. 한 모집단에는 뇌 경로 배열이 조금씩 다른 다양한 개인과 하위집단이 포함되는 게 가장 유리할 것이다. 뇌 경로 배열이 다르면 다양한 작업을 처리하는 능력도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작업을 미리 정확하게 지정하지는 못해도, 다양한 뇌가 분포하면 같은 종류의 뇌만 모여 있는 집단보다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뇌가 커지는 사이 유전자 변이가 일어나고 환경의 영향을 받으면서 뇌 경로 배열이 조금씩 바뀌었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20만 년 전에서 1만 년 전 사이에 큰 뇌를 지닌 호미니드가 출현했다. 유전자에 미세한 변화만 일어나도 뇌 경로 배열이 쉽게 바뀌지만, 이런 변화가 인지능력과 선천적 경향성과 재능에 골고루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뇌 경로 배열에 변화가 일어났다 해도 화석에 흔적을 남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들의 행동에서도 취향과 선천적 경향성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의 변화로 나타났을 것이다. 그래도 뇌 경로 배열의 변화는 수많은 호미니드가 출현하는 사이 뇌 변화를 일으키는 주된 요인이었을 것이다. ---pp.238-239

개는 온순하고 길들이기 쉽고 훈련시킬 수 있고 신의가 두터우며 인간의 오랜 친구이지만, 개가 늑대였던 시절에는 예측할 수 없고 영리하고 사납고 위험한 포식자였다. 늑대를 가축으로 길들이기까지 얼마나 걸렸는지를 두고 논쟁이 있어 왔다. 인간이 처음으로 늑대를 길들인 때는 언제였을까? 콜리와 푸들이 나오기까지 몇 세대에 걸쳐 선택교배selective breeding가 이루어졌을까?
인간과 늑대가 처음 만난 때로 돌아가 보자. 처음으로 친근하게 교류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늑대가 개라는 새로운 유전자 풀로 진화하기까지 어떤 단계를 거쳤을까? 최초의 늑대개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개처럼 생겼을까? 처음부터 인간과 가까운 늑대와 덜 가까운 늑대가 존재했을까? 인간과 가까운 늑대에게서 나온 새끼도 인간과 가까웠을까? 아니면 새끼는 달랐을까? 개는 늑대보다 더 영리했을까? 덜 영리했을까?
이 질문의 답은 영원히 알아내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이 질문에 관한 실험이 실시됐다. 구소련의 과학자 드미트리 벨랴예프Dmitry K.Belyaev는 1950년대 유전학과 동물의 품종개량에 관심을 가졌다. 구소련은 벨랴예프의 관심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연구를 방해했다. 벨랴예프는 시베리아 오지로 이주하여 터무니없어 보이는 야심찬 연구에 착수했다. 여우를 가축으로 길들이기로 작정한 것이다. 벨랴예프는 구소
련 학술원의 시베리아 분과를 설립하고 여우130마리(암컷100마리, 수컷30마리)를 모아 선택교배를 시작했다. 세대별로 가장 온순한 여우만 선택해서 교배했고, 따로 훈련하지는 않았다. 선택교배만이 유일한 조작이었다. 벨랴
예프는 1959년부터 시작하여 1985년에 죽기 전까지 약 30세대에서 35세대에 걸쳐 4만 5000마리를 교배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새끼 여우가 생후 한 달이 될 때부터 검사를 실시했다.
실험자가 손으로 먹이를 주면서 쓰다듬으며 귀여워해주었다. 주춤하며 물러서거나 공격적으로 반응하면 3번 집단으로 보냈다. 쓰다듬어도 가만히 있긴 하지만 특별히 친근하게 다가오지 않으면 2번 집단에 넣었다. 그러면 1번 집단에 배정된 여우는 어땠을까? 1번 집단 여우는 유난히 친근한 반응을 보였다. 실험자의 주의를 끌려고 낑낑거리거나 실험자에게 다가와 코를 킁킁거리며 냄?를 맡고 혀로 핥는 등 개와 유사한 행동을 보였다. 꼬리를 흔들면서 사람의 손길을 갈망했다. 농장에서 달아났다가도 다시 돌아왔다. 달리 말하면, 개와 늑대가 다른 만큼 1번 집단 여우는 다른 여우와 달랐다.
---pp.243-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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