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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

: 남들보다 더디더라도 이 세계를 걷는 나만의 방식

[ 개정증보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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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3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280g | 115*188*20mm
ISBN13 9788901215198
ISBN10 890121519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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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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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성공한 사람들에 대해 하는 말처럼 인생은 일직선으로 뻗은 고속도로가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우리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로 걷는다. 이 길이 어디로 이어질지, 어떤 모양인지도 모르면서 걷는다. 때로는 아무리 열심히 걸어도 원을 그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런데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볼 수 있게 되었을 때, 그제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조금씩 처음에 그린 원에서 비껴 나고 있었다는 것을. 원이 아니라 나선을 그리며 걷고 있었다는 것을. --- p.9~10

여행을 떠나 가장 서글퍼질 때는 저녁 무렵 공원 벤치에 앉아서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볼 때다. 그때 거울로 내 얼굴을 비춰 보면 유형지를 떠도는 죄수나 갈 데 없는 노숙자처럼 지치고 비참해 보였다. 아무리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고약한 냄새의 덮밥을 맛있게 떠먹는 세련된 커리어우먼이나 책가방을 매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가는 여학생, 버스에 올라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는 노동자들을 보면 질투가 치밀었다. 저들이 집에 돌아가 TV를 켜고 가족과 함께 친숙한 배우들과 익숙한 말이 나오는 드라마라도 볼 거라고 생각하면 배알이 뒤틀릴 정도였다. 그럼에도 나는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다시 다음 여행을 계획했다. 나는 대체 왜 그렇게 떠나고 싶어 했던 걸까? --- p.19~20

마음이 조급해질 때는 다섯 시간 동안이나 오지 않는 기차를 느긋하게 기다리는 인도 사람들을 떠올린다. 힘들 때면 조용하고 다정한 거리들을 천천히 산책하던 시간과, 맛있는 커피를 앞에 두고 즐기던 시원한 오후와, 수영장에서의 망중한, 산호를 줍던 해변을 기억한다. 이 세상에는 길이 하나밖에 없다고, 정답은 정해져 있다는 압박감을 느낄 때면 여행지에서 만난 수많은 인생들을 생각한다. 아마 이런 것들을 위해서 여행을 떠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 p.25

사람은 타인과의 만남을 통해서만 비로소 성장할 수 있다. 부딪치고 깎이면서 진짜 사람이 되어 간다. 좋아하는 것만 보고 좋아하는 사람만 만나고 언제나 가장 좋을 때 “그럼 여기까지” 하며 쿨하게 자리를 뜨는 걸로는 영원히 성장할 수 없다. 누가 뭐라 해도 내 생각은 그렇다. --- p.43

사랑이라는 것은 우리가 어쩔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모퉁이를 돌다 통화 중이던 운전자가 모는 차에 치이는 것처럼, 우리는 전치 12주의 강도로 사랑에 빠진다. 수만 분의 일 확률로, 상대도 나와 같은 감정을 느낄 것이다. 내게 뜨거운 관심을 보이던 그가 한순간 차갑게 식어 버린 것도, 별도 따 주고 달도 따 주겠노라 호언장담하던 그가 구차한 변명 한마디만 남긴 채(때로는 변명조차 없이) 사라져 버린 것도, 사실은 별 이유가 없어서일 수 있다. 네가 너이기 때문에. 그냥 그 순간 내가 마음에 안 든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기댈 수 있는 연애에 관한 이론은 ‘사랑은 타이밍’ ‘시절인연’ ‘짚신도 제 짝’ 같은 별 신빙성 없어 보이는 오래된 이론들뿐인지도 모른다. --- p.52~53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 나를 짜증나게 하는 사람들, 나를 거절하는 사람들 때문에 우리는 바닥으로 추락한다. 그러나 그 바닥에서 겨우 기어 나오면 우리는 아주 조금은 나은 사람이 되어 있다. 왜냐하면 이제 바닥이 어떤 곳인지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남의 감정을 헤아리고, 거리를 두는 법을 배우게 된다. 상대를 질식시키지 않으면서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 줄 수 있는, 적절한 거리 말이다. --- p.61~62

10년쯤 지나 다시 돌이켜 보니 그 좋은 나이에 왜 그러고 살았을까. 스물다섯의 나이에 내가 품고 있던 복. 아직 늘어지지 않은 피부, 귀엽다고 넘어가 줄 만한 뱃살, 고로 더 많이 그리고 더 자주 비키니를 입을 수 있었을 기회들, 누군가에게 추파를 던지고 또 추파를 받을 수 있었을 기회들.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고, 미래에 목을 매지도 않은 채 ‘지금’, ‘여기’라는 복을 즐길 수 있었더라면. 내가 꿈꾸는 이상적인 나의 모습에 도달하기 위해 발버둥을 치느니, 못난 나라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 p.69~70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 사랑을 하지 않았더라면 또 얼마나 좋았을까? 때로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한다. 그러나 무섭고 위험한 롤러코스터에 올라탔을 때 비로소 알게 된다. 세상 모든 것들이 목적지를 향해 달려간다 해도 사랑에는 목적지가 없다는 사실을. 인간은 이렇게 애써 바보 같은 짓을 할 수도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바로 그것이 우리가 연애를 해야 할 이유라는 것을. --- p.78

내가 직장을 가질 수 있을까? 저축을 할 수 있을까? 결혼을 할 수 있을까? 집을 살 수 있을까? 차를 운전할 수 있을까? 절박했다. 대학 졸업반이었지만 앞날은 막막했다. 더 큰 문제는 내가 뭘 원하는지도 몰랐다는 데 있었다. 돈의 노예가 되지 않겠노라고 큰소리를 떵떵 쳤지만, 사실은 갖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 당장 월세라도 제때 내려면 무슨 짓이라도 해야 했다. 그러나 나는 똑똑한 친구들처럼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하는 대신, 언제나 잡히지 않는 무언가를 잡지 못해 발버둥만 쳤다. 그러다가 마지막 베팅을 하기로 결심했다. 인도에 가기로 한 것이다. 배낭 구석에 콘돔을 숨긴 채로. --- p.104~105

이제 다시 인도로 가는 배낭을 꾸린다면 나는 배낭의 대부분을 비워 놓을 것이다. 미숫가루나 지사제, 호루라기의 효용 따위는 믿지 않을 것이다. 겉만 번지르르한 책 대신 정말 좋아하는 책을 몇 권 넣을 것이다. 얇은 노트 몇 권을 챙겨 그 안을 내 글씨로 꽉꽉 채워 넣을 것이다. 작은 카메라를 가져가서 내가 본 아름다운 것들을 사진으로 담을 것이다. 배낭의 빈 공간은 인도 특산품과 수공예 장신구와 아름다운 천과 장식품 따위로 채울 것이다. 하루하루의 소박한 행복이 중요하다는 걸 이제는 알기에 내 집을 근사하게 꾸며 줄 물건들에 인색해지지 않을 것이다. 예전보다 높아진 내 안목도 자리만 차지할 쓸모없는 기념품들을 집어 드는 실수를 막아 줄 것이다. --- p.120-121

일은 우리에게 성취감을 주고 때로는 패배하게 하며, 타인과 관계를 맺게 하고, 산다는 것의 뼈아픈 진실에 가까이 다가가게 한다. 무엇보다 일은 우리를 현실이라는 땅에 단단히 발을 붙이게끔 한다. (중략) 하지만 이것 역시 잊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뭐라고 해도 일보다는 인생이다. 일의 바깥에도 삶이 있다. 직장을 그만둔다고 해도 세상은 무너지지 않는다. 이 일이 아니더라도 나는 여전히 나다. 일이 우리를 의심이 없는 괴물로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또는 자신이 만든 고치 속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그때가 비로소 잠시 멈춰 서서 의심해야 하는 때인지도 모른다. --- p.143~145

사실 많은 사람들이 서른다섯 살이 넘어서야 자신이 하는 일이 ‘그래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라는 것을 받아들인다. 그 일은 한때 우리를 질리게 했고 그로 인해 서른의 위기를 맞아 벗어나 보려고도 했다. 하지만 결국에는 그 일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고 또 좋아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리는 것이다. --- p.169~170

어쩌면 세상 어디엔가 살고 있을 나의 첫사랑은 나를 또라이로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세상 그 누구도 나를 이해하지 못해도, 심지어 나 자신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너만큼은 이해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아무리 못된 짓을 해도 너는 나를 떠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못되게 굴어도 떠나지 않으면 그게 나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뜻이리라, 하는 멍청한 생각을 했다. 적당히 했어야 하는데 너무 심했다. 나는 호랑이를 보고 싶고 물고기를 보고 싶다는 조제처럼 끝도 없이 칭얼댔다. 당연히 그는 등에 업힌 내가 너무 무거웠을 테고, 견디다 못해 나를 땅바닥에 내팽개치고 달아나 버렸다. --- p.183

입을 가리지 않고 큰 소리로 웃겠다. 타협하고 또 타협하겠다. 농담을 자주 하고 장난을 많이 치겠다. 미래를 걱정하느라 현재를 불안 속에서 흘려보내지 않겠다. 소소한 즐거움을 많이 누리려고 노력하겠다. 나에게 없는 것을 상대에게서 찾으려고 애쓰지 않겠다. --- p.189

책을 읽으면서 나는 몰랐던 엄청난 사실이 아니라, 잊고 있던 중요한 진실들을 다시금 깨닫는다. 마음을 다잡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갈 용기를 얻는다. --- p.190

언젠가는 작가 레이먼드 카버가 그랬듯,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지는 나이가 온다. 또는 다 아는 이야기의 행간에 숨어 있는 의미를 읽을 수 있거나,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가 온다. 그 나이가 되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조금씩 줄어든다. 이해할 수 없다고 해도 뭘 어쩌겠느냐고 어깨를 으쓱 하며 넘어갈 수도 있게 된다. --- p.221

가만 보면 사람들은 모두 악하다. 그러나 그 악을 잘 억누르고 살아가고 있다는 면에서, 사람들은 모두 위대하고 또 선하다. 인간은 그렇게 다층적인 존재다. 그런 존재들이 모인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는 행복한 일들만 일어나지 않는다. 서로가 서로에게 실망하고 상처를 주고 더 큰 상처로 되갚는다. 그럼에도 그것이 가족이다. 그것이 평범한 가족의 모습이다. --- p.241

걸어도 걸어도 우리는 작은 배처럼 흔들린다. 살아도 살아도 인생이 무엇인지 알기가 어렵다.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도 마찬가지로 알 수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걷는 것뿐이다. 겸손한 마음으로 걸어가는 일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 p.241~242

사노 요코와 노라 에프런 두 할머니 모두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슬퍼할 일은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기 마련이니까. 게다가 두 할머니 모두 씩씩하게 세상과 굿바이 했을 것만 같다. ‘살 만큼 살았고 할 만큼 해 봤고 인생에 별 의미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됐으니 너희들은 그 지옥에서 잘들 살아 봐라. 아이 고소해’ 하며 손을 흔들고 있을 것이다. --- p.250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싶어서다. 세상에는 당신들만큼이나 외롭고, 자괴감에 종종 빠지고, 혼란스러워하고, 시기와 분노에 괴로워하는 사람이 하나 더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싶어서다. 내가 쓴 글이 최소한 사람들의 힘 빠진 손목을 슬쩍 잡았다 놓는 역할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다. 온기는 금세 사라지겠지만, 온기에 대한 기억은 오래 남을 수 있으니까. 수많은 책과 영화 들을 보면서 느낀, 지금까지 나를 힘내어 살아갈 수 있게 해 주었던 그 온기들 말이다.
--- p.256~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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