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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 행복한 비움 여행

제주 올레 행복한 비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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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2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356쪽 | 597g | 148*210*30mm
ISBN13 9788950922252
ISBN10 895092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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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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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복과 다지마모리처럼 나도 그 땅으로 간다. 불사불노초와 신비의 ‘귤’을 얻기 위해 바다 저편으로 길을 떠난다. 아니, 그건 옛이야기일 뿐이다. 단지 걷기 위해서 간다. 오름을 오르고, 외진 곶자왈(깊은 숲)에 난 오솔길을 걷고, 깎아지른 기정(벼랑)에 서보고, 폭양에 달구어진 아스팔트 위를 간세다리(‘게으름 피우기’의 제주 방언으로 ‘느리게 걷는다’는 의미)로 걸어갈 것이다. 본토에서 떨어진 그곳을 옛날처럼 말이나 낙타를 타거나, 바람을 타고 노를 저으며 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 옛날의 탈 것들은 이제 바퀴 달린 빠른 것들로 바뀌었다. 이제 여행은 알랭 드 보통의『여행의 기술』책표지에서 보는 것처럼 비행기 안에서 창문을 통해 지상의 풍경을 보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고음과 저음을 적절이 섞어 음악을 만들 듯, 빠른 것과 느린 것이 교차하면서 오늘의 여행을 만든다. 나 역시 하루 20킬로미터의 느린 움직임을 위해 460킬로미터를 단숨에 날아 탐라로 간다. --- p.14

“태어나서 대학 다닐 때까지는 사는 것에 별로 걱정할 일이 없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니 그 시절에는 파란 화살표가 길 위에 많이 있었던 거예요. 부모님과 선생님의 잔소리가 화살표 역할을 했던 거지요. 싫든 좋든 그 화살표를 따라가면 큰 탈이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달라요. 나이가 들면서 화살표가 없어진 거예요. 앞으로 걸어가긴 해야겠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해진 거죠. 나이가 들면 화살표쯤 없어도 스스로 멋진 화살표를 그릴 줄 알았는데……. 벌써 5일째 걷고 있어요. 저것 보세요. 마음으로 올레를 걸으라고 쓰여 있지요? 각자 처한 입장마다 걷고 있는 마음은 다르겠지요. 저는 이번 걷기에서 단지 어디로 가는 길이 내가 가고 싶은 길이고 올바른 길인지 그 화살표 하나를 찾아내면 성공이에요. 그런데 아직 그게 안보이에요. 답답해요.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요?” --- pp.27-28

해안선에 둘러쳐진 저 담은 어쩌자고 벌판과 바다를 저리 나누어 놓았을까? 그리고 끄트머리에 있는 마치 여인의 발기한 젖꼭지처럼 오뚝하게 도드라진 돌 돌기는 또 무엇인가? 육지의 바닷가에서 저 담과 탑의 역할을 대신하는 모형을 찾자면, 아마도 해변을 달리는 가시 달린 금속 철조망과 무장한 군인들이 눈을 부릅뜨고 지키는 초소쯤 될 것이다. 그것들은 우군과 적을 날카롭게 나누면서 긴장을 만든다. 그래서 철조망 앞에 서면 누구나 긴장을 하게 된다. 그러나 적의 내침을 막기 위해 제주 해안선에 둘러쳐진 돌담은 목적은 같아도 사람을 위협하지 않는다. 적에게 여기는 넘지 말라는, 만약 넘으면 그 다음부터는 네 책임이라는 완곡한 의사전달 같다. --- pp.108-109

아직 갈 길이 더 남았는데 어둠이 쌓인 길은 희미하고 바위에 표시되었을 화살표는 보이지 않는다. 갑자기 어둠이 온다는 것과 그래서 갈 길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두렵게 다가왔다. 벌써 몇 차례 가던 길을 되돌아왔지 않은가. 햇빛 속에서 그렇게 신비하고 아름답게 보이던 갯바위들은 출입금지를 알리는 검은 커튼처럼 길을 막고 서 있다. 오늘 중에 당도해야 할 곳의 불빛이 조는 듯 깜박거린다. 눈앞의 화살표는 없어졌으나 내가 가야할 곳의 불빛이 손짓하니 어떻게든 가겠지, 하는 마음으로 나를 다독인다. (…) 이제 바다색과 하늘색이 같은 색이다. 바다의 색은 하늘의 색에 따라서 결정된다. 바다의 색은 하늘의 색에 따라서 결정된다. 지금은 짙은 남빛 하늘이 그대로 바다색이 되었다. 하늘이 제 얼굴을 바다에 비추어보고 저를 발견하는 것인지, 아니면 바다가 모든 것을 비워놓고 하늘을 받아들이는 것인지 나로서는 알 길이 없다. --- p.190

제주도를 걸으면서 “행복합니다”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 “왜요?” 하고 물어보면 한결 같은 대답은 “그냥”이다. 행복은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냥’ 행복한 것이다. 나는 행복의 원리를 제주도의 말과 소를 방목하는 현장에서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다. 스스로 베풀면 행복이 오래간다는 원리를 말이다. (…) 그래서 이곳 사람들이 생각해낸 것이 이웃끼리 소를 공동으로 돌보는 것이다. 마을 남자들이 당번을 정해서 목양지에 하루 종일 소를 내어놓고 먹이는 것이다. 이것이 ‘번쉐’라는 제도로 독특한 마을 공동체 의식이다. ‘번’은 순번을 가리키며, ‘쉐’는 소의 제주도 방언이다. 당번을 맡은 사람이 아침 일찍 언덕 위에 올라가 “쉐나 맙서” 하고 외치면 집집마다 매인 외양간의 소를 풀어 데리고 나오는 것이다. (…) 대접도 못 받고 수입도 하찮은 ‘태우리’는 조선시대 후반부터 수가 줄어 사라졌지만, 서로가 봉사하는 ‘번쉐’만 살아남았다. 무보수로 소를 돌보아 주는 사람이 얼마나 고맙겠는가? 마치 친정 엄마에게 아이를 맡긴 딸의 심정이 이와 같쳀 않을까 싶다. --- pp.248-249

제주도의 밭을 둘러싼 잣담은 얼기설기 쌓은 돌담이다. 거무튀튀한 다공질의 현무암도 얽은데, 쌓은 담도 질서라곤 없다. 아긋아긋 벌어진 돌 틈으로 이쪽과 저쪽 세상이 훤히 보인다. 정성 드려 쌓은 돌담이라기보다는 마구 쌓아올린 돌무더기 같다. 어린아이라도 밀면 와르르 무너질 것 같은 잣담. 그러나 이걸 허투루 보면 안 된다. 누대의 지혜가 집약된 담으로, 축조가 쉽고 제 할 일은 놓치지 않고 하는 담이다. 밭에 우마가 침범해도 안 되고, 바람이 밭의 화산토를 실어가게 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바람 구멍까지 막아 버린다면, 사나운 바람이 돌담인들 그냥 놔두지는 않을 것이다. 저 빈틈 많은 돌담 때문에 모진 바람도 순해져서 밭에 묻어둔 생명을 함부로 할퀴지 못하는 것이다. 돌 틈은 소통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나의 빈 곳이 상대에게는 경계를 풀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너에게 가기 위한 소통의 창으로서 비움은 그래서 중요하다. --- p.253

곶자왈의 정령들은 서로 가난하지만 서로 어울려 세상에 없는 그들만의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 그러니 곶자왈이 가난하다고 말하지 말자. 그것은 단지 능률과 효율로, 탐욕의 눈으로 볼 때 가난할 뿐이다. 곶자왈은 11코스의 모든 슬픔을 한번에 치유하는 곳이다. 마음이 아픈 사람들, 스스로 못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곳에 와볼 일이다. 못난이들이 어울려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있는지. 곶자왈은 모두에게 드러내놓고 자랑할 만한 숲이 아니다. 그러나 곶자왈은 곶자왈만이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다. 곶자왈은 숲이 아니다. 쓸모없는 잡목과 돌무더기, 넝쿨들이 모여 자족하며 행복하게 사는 땅이다. 곶자왈은 곶자왈일 뿐이다. 다시 곶자왈에 가고 싶다. --- p.287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나 유명 인사들이 불면에 시달리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그 자리에 갈 때까지 잠인들 편히 잘 수 있었겠는가. 사람들은 꽃핀 고향을 버리고, 어느 낯선 거리에서 불편의 한뎃잠을 자다가 이게 아니다 싶으면 다시 고향을 찾는다. 이 어르신도 신선하고 투명한 공기와 구름 속에서 붉은색에서 노란색으로, 그리고 하얀색으로 변해가는 햇살과 새들의 새벽 합창을 오래도록 잊었던 것이다. 도시에서는 그게 안 보이는 것이다. 올레를 걸으면서 나도 느끼게 되었다. 올레는 일종의 병이다. 신종 플루처럼 새로 유행하는 병이다. 올레를 매일 힘들게 걷다가, 걷기를 멈추고 다시 각자의 거처로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오면 사람들은 불안해했다. 불편한 표정들이 역력했다. 잠으로만 따지자면, 저기 길을 내려가는 저 노인처럼 그들을 기다리는 거처는 불면의 처소임이 분명했다.
--- pp.32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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