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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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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0년 03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363g | 128*188*30mm
ISBN13 9788901105925
ISBN10 890110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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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늦었다. 서른을 몇 해 지날 무렵에 나는 명확히 깨달았다. 특별한 경력이 없는 서른 넘은 여사원이 괜찮은 직장으로 옮길 기회란 없다. 어차피 비슷한 일을 하며 어차피 똑같은 실수를 하고 어차피 똑같은 꾸지람을 들으리라. 그렇다면 이대로가 낫다. 초조함은 어느새 체념으로 변했다.
결혼에 대한 포기도 그즈음이었나. 내가 남자라면 나 같은 여자는 선택하지 않는다. 젊지도, 예쁘지도, 아무 장점도 없는 데다 개성마저 없는 여자를 굳이 선택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나를 고른다면, 그건 타협의 산물일 테고 구태여 그러면서까지 결혼할 마음은 없었다. 타협해준 상대 눈치를 보면서 살 바에는 이대로 혼자 사는 편이 낫다. 이걸로 좋다. 그러니까 이대로 살면 된다. --- p.9

이젠 죽고 싶다. 그날 나는 블로그에 그렇게 한마디만 쓰고는 얕은 잠을 청했다.
누군가의 동정을 기대했다. 죽지 마. 그렇게 말해줄 누군가를 기다렸다. 만나자고 해줄 누군가를 기다렸다. 가장 먼저 만나자고 해주는 사람과 만나자고 마음먹었다. 현실에서 만나, 그 사람이 나를 보고 나서도 안고 싶다고 말하면, 그렇게 말해준다면, 그래도 좋다고 생각했다. 사귀겠다는 바람 따위는 품지도 않았다. 단 한 번만이라도 상관없었다. 그 사람 안에서 응축된 일그러진 성욕의 배출구. 그것만이라도 좋았다. 나는, 굶주렸다. 이렇게나 굶주렸다면, 굶주린 사람들끼리 서로의 피를 빨아 마시면 된다고 생각했다. --- p.13

그렇다면 지금 나는 죽고 싶은가?
살고 싶다는 마음은 딱히 없었다. 지금도 그렇다. 백합의 집에 가서 아이들을 비롯하여 원장이나 구도와 얘기하고 있노라면 즐거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서의 나는 어디까지나 가면을 쓴 나다. 앞으로 1년, 그렇기에 나는 아무 일도 고생도 노력도 않고 어중간히 자원봉사나 하며 빈둥빈둥 7개월을 때워왔다. 평균연령으로 따져보면 앞으로 50년, 그때까지 살아가야 한다면 지금의 생활은 불가능했다. 나는 사회로 나가, 돈을 벌기 위해 잔소리를 듣고 미움을 사고 과잉된 악의와 부딪치며 나 자신의 무가치함을 매일 인식하면서 살아가야만 한다. 그런 건……. 지긋지긋했다. --- p.217

저 같은 인간도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다들 힘든 지금, 이 세상에. 예, 제게 그럴 자격이 없다는 건 뼈저리게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딱 한 번만, 한 번만. 이런 한 번만이라도 저를 도와주세요. 대답이 돌아올 리 없다는 건 알고 있었다. 길을 오가는 사람들 마음속에 자리 잡은 차가운 눈빛도, 비웃음도, 가래침도 내게는 다 보였다. 그런데도 나는 외쳤다. 어차피 헛수고라며 지금껏 한 번도 토해내지 못한 그 외침을, 나는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외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만족스러웠다. 이제 여한 없이 죽을 수 있다. 이런 자리에 나를 끌고 와준 구도가 고맙기까지 했다. ---- p.293

무죄라면 살아남을 것이요, 유죄라면 죽음을 맞이하리라.
미개한 시대에 재판에서 독을 이용할 때 썼다는 말이 생각났다. 하늘의 뜻이라 이건가. 그에게는 그리 생각됐다. 유죄냐 무죄냐가 중요하지는 않다. 생사를 인간의 힘이 아닌 데다 위탁하는 행위 그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의 뇌리에서 음이 사라졌다. 연주하고픈 음악도, 연주해야 할 음악도 더 이상 떠오르지 않았다. 망설임은 사라졌다. 그는 캡슐을 입속에 털어놓고 타액과 함께 목으로 넘겼다. 그로는 눈을 감고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집중했다.
--- p.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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