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오, 클래식

오, 클래식

홍승찬 | 별글 | 2017년 03월 22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0 리뷰 25건
베스트
음악 top100 2주
정가
12,000
판매가
10,80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3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180쪽 | 250g | 125*185*20mm
ISBN13 9791186877364
ISBN10 118687736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전쟁의 경험과 기억이 라벨에게 어떤 영향을 얼마나 끼쳤는지를 가늠하긴 힘들지만, 그 이전의 작품들과 이후의 작품들을 비교해 보면 확실하게 달라진 것만큼은 틀림이 없습니다. (……) 이런 느낌은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에서 가장 잘 드러납니다. 콘트라베이스에 실린 콘트라바순의 소리는 마치 심해를 미끄러지듯 헤엄치는 고래의 울음처럼 끝없이 가라앉아 너무나 깊고 어두운가 하면, 찢어질 듯 날카로운 비명과 조각난 기억과 감정이 여기저기 흩어져 아스라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피아노의 카덴차가 나타나 흐느끼다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고 맙니다. 라벨은, 또 비트겐슈타인은 그렇게 전쟁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삶의 고통을 견디고 이겨냈습니다. “가장 어렵고도 본질적인 것은 삶을 사랑하는 것이다. 고난 중에도 삶을 사랑해야 한다. 왜냐하면 삶은 모든 것이며 또한 신이기 때문이며, 삶을 사랑하는 것은 신을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톨스토이의 말입니다. 그래서 단테는 《신곡》에서 살아서 지옥을 건넌 자만이 죽어서 천국에 들 수 있다고 했던 겁니다. -p.33-34 삶을 다시 사랑하게 만드는, 피아노 협주곡 에서

안나 네트렙코의 존재가 지금처럼 지구촌 구석구석까지 알려진 것은 2000년대 초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 초청되어 도밍고가 발굴한 테너 롤란드 비야존과 몇 차례 호흡을 맞추면서부터입니다.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에서 청순하지만 적극적인 성격의 시골처녀 아디나를 완벽하게 소화했고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에서는 무채색의 무대를 배경으로 새빨간 원피스를 입고 나와 관능적이면서 가련하기까지 한 화류계 여인 비올레타의 강렬한 이미지를 전 세계에 각인시켰습니다. 서구의 언론들은 하나같이 팔방미인 소프라노의 출현을 반기면서 호들갑을 떨었고 “마린스키 극장에서 청소부로 일하던 한 소녀가 우연히 마에스트로 게르기예프의 눈에 띄어 일약 스타가 되었다”는 신데렐라 스토리를 만들어냈습니다. 마린스키 극장에서 청소 아르바이트를 한 것도 사실이고 게르기예프에게 발탁되어 오페라 무대에 선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청소는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자주 또 가까이서 오페라를 만드는 현장을 보고 싶은 열망에서 택한 일이었고, 게르기예프와 처음 호흡을 맞춘 《피가로의 결혼》의 수잔나 역은 1993년 글린카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듬해의 일이었습니다. -p.43 세상 사람들이 뭐라 하든 ‘나’로 존재할에서

참으로 묘한 것은 푸치니의 운명 또한 여기까지였다는 사실입니다. 왕자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류가 목숨을 끊는 장면까지 작곡 한 다음 아들과 함께 벨기에까지 가서 후두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았지만, 불과 며칠 후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대지휘자 토스카니니가 프랑코 알파노에게 마무리 작업을 맡겨 예정보다 1년 늦게 초연을 했는데, 그 첫 공연에서 토스카니니는 류가 죽는 장면을 끝으로 음악을 멈추고는 객석을 향해 “친애하는 푸치니 선생은 여기까지 쓰고 돌아가셨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는 그 자리를 떠났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이 오페라에서 정작 푸치니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왕자와 공주가 결혼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결말이 아니었습니다. 서로의 뜨거운 사랑이 아니라 혼자만의 쓸쓸한 사랑일지라도 그 사랑을 위해서라면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기꺼이 바치고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는 참사랑의 희생과 헌신이었습니다. 어쩌면 스스로 그토록 많은 사랑을 했으면서도 이처럼 고귀한 사랑에는 결코 단 한 번도 이르지 못했 기에 더더욱 큰 아쉬움을 이렇게라도 달래려 했는지 모르는 일입니다.
-p.51-52 “이전에 작곡한 오페라들은 다 버려도 좋다”에서

그날 밤 안방으로 들어가 잠자리에 들었는데 문득 소설가 최인호가 생각났습니다. 몸담고 있는 학교의 최고경영자 과정을 맡고 있을 때 강의를 부탁한 인연으로 딱 한 번 만나서 함께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눈 적이 있었습니다. (……) 그는 나이가 들수록 늘 “지갑을 열고 역사책을 읽으라”고 했습니다. 처음에 이 말을 들었을 때는 시큰둥했습니다. 고개는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역사책은 하도 읽어서 알 만큼 알고, 가진 것이 많지 않으니 지갑을 열어도 내놓을 게 별로 없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가 그런 내 속을 꿰뚫어본 것처럼 한마디를 덧붙였습니다. “이미 읽은 역사책도 나이가 들어 다시 읽으면 느낌이 다를 것이고 가진 돈이 많지 않아 크게 베풀지 못해도 만나는 사람마다 밥 한 끼, 차 한 잔 사는 거라면 그리 어렵지 않을 거”라 했습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왠지 모르게 바로 이거다 싶었고, 정말로 그래야지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연구실로 돌아와 오래전 읽었던 역사책을 다시 꺼내 들었더니, 아닌 게 아니라 정말로 전에 알았던 그 이야기가 예전과는 전혀 다르게 읽혔습니다. 먼 나라에서 까마득히 오래전에 벌어졌던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그 순간 내가 겪는 일이었고 내 바로 가까이에서 날마다 벌어지고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내친김에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부터 하나둘씩 불러내 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p.85-86 “밥 한 끼, 차 한 잔을 사는 거라면”에서

좋은 소설을 읽거나 잘 만든 연극을 보고 나면 줄거리나 장면보다 등장인물이 오래도록 잊히지 않습니다. 한 사람의 성격과 처지로 말미암아 어쩔 수 없는 사건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서 또 다른 일이 벌어지고 그렇게 이야기와 삶이 펼쳐집니다. “온 세상이 한갓 무대일지니, 모든 남녀는 한낱 배우일 따름이다.All the world’s a stage, and all the men and women merely players.” 셰익스피어의 희곡 뜻대로 하세요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베토벤은 죽음이 눈앞에 이르자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연극Comedia이 끝났으니 친구들이여 박수를 쳐라!”고 외쳤다고 합니다. 운명에 맞서 자유와 불멸을 얻고자 그토록 치열한 삶을 살았던 그조차도 말입니다. 연극play은 놀이play입니다. 한바탕 질펀하게 노는 겁니다. 연극뿐만 아니라 우리가 하는 일이 다 그렇습니다. 아니,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한세상 잘 놀다 가면 그만입니다. 그렇게 사는 겁니다. 인생 은 연극입니다. 도리스 데이의 노래 케 세라 세라Que sera sera의 후렴을 되뇌입니다.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The future’s not ours to see! Que sera, sera!” 그렇습니다. 누구라서 미래를 알겠습니까. 때가 되면 어차피 알게 될 일입니다. 그러니 지금은 당장 나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기다릴 뿐입니다. 그게 바로 너 나 없는 우리네 인생입니다.
-p.116-117 “온세상이 한갓 무대일지니”에서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23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2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절판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