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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바람을 걷는 소년

모래바람을 걷는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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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4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456쪽 | 502g | 135*205*30mm
ISBN13 9788961884334
ISBN10 8961884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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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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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문영혜
1965년 부산에서 태어났고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했다. 오랫동안 어린이책을 만드는 일을 했으며 현재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열망』 『구두끈은, 왜?』 『사막의 새벽』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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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나 극동으로 가는 유람선들이 잠시 아덴에 들러 그곳에 정박했는데, 그 배에 탄 한가한 승객들이 바다에 동전을 던졌다. 아이들이 목숨을 걸고 동전을 줍는 것을 보기 위해서였다. 시데인은 물속에서 아슬아슬해 보일 만큼 재빠르고 우아하게 움직였다. 그에 비해 압디는 언제나 수영을 하다가 물을 먹어서 헉헉거렸다. 그렇게 바닷속에서 몇 시간을 보내고 나면 두 아이는 양쪽 볼에 동전을 가득 물고 올라와 자마의 발밑에 동전을 내뱉었다. 비록 구걸한 돈이지만 그 동전들은 아름다웠다. --- p.58

사실 자마는 아빠가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다. 엄마는 아빠 얘기를 거의 하지 않았고 걸핏하면 자마를 아비 없는 자식이라고 했다. 하지만 자마는 우연히라도 아빠와 눈이 마주치거나 아빠의 몸동작, 아빠의 말투를 대하게 되면 곧바로 알아볼 거라고 생각했다. 머리를 빡빡 밀었다거나 붉은 가발을 쓴 단정치 못한 사내들 사이에서 아빠를 찾아내어 이 사람이 우리 아빠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p.61

자마는 언제나 남의 집 문전에서 거지 노릇을 해야 하고, 언제나 남은 음식, 남은 관심, 남은 사랑을 구걸해야 하는 신세가 지겨웠다. 모두들 자기 일이 바빠서 나 같은 건 생각할 틈이 없겠지. 자마는 알 마디나 커피 출하장을 향해 걸으면서 혼잣말을 했다. --- p.74

“별들을 친구라고 생각하렴. 우리 조상들을 지켜보았고 온갖 고통을 목격했지만 아직 빛을 잃지 않았잖니. 저 별들이 너도 보살펴 주고 네 손자들까지 보살펴 줄 거야.”
자마가 눈물을 떨구자 암바로가 자마의 손을 잡아 주었다.
“고데, 엄마 말 잘 들어. 엄마는 널 떠나는 게 아니야. 네 심장에도 혈관에도 엄마가 살아 있을 테니까. 꼭 네가 성공하도록 돌봐 줄게. 우리 아기 뱀, 엄마를 용서해 줘. 엄마처럼 살지 말고. 넌 더 잘 살아야지.”
“호요, 호요 말 잘 들으려고 했는데, 이제 너무 늦었어.”
자마는 눈물을 흘렸다. --- p.78

자마는 용기를 잃지 않으려고 했지만, 슬픔과 외로움이 기어들면 내장이 꼬이고 오한이 들었다. 밤이면 엄마 꿈을 꾸었다. 엄마는 소말리아 사막에서 이동하는 대열을 따라가고 자마는 뒤를 좇으며 엄마를 소리쳐 불렀다. 하지만 엄마는 결코 돌아보지 않았고, 두 사람의 거리는 엄마가 지평선 위의 한 점이 될 때까지 계속 멀어졌다. --- p.86

자마는 아칼 안에 들어가서 울고 또 울었다. 엄마가 없어서 울었고 자신이 불쌍해서 울었고 아빠가 떠나 버려서 울었다. 모든 게 서러웠다. 울음이 자마의 영혼 속에 단단히 맺힌 것을 풀어 주었다. 자마는 비로소 마음속의 폭풍우가 잠잠해진 느낌이 들었다. --- p.91

황혼 녘 거리로 나오니 모진 바람이 해진 옷자락을 헤집어 피부에 소름이 돋았다. 집지마다 창틀에 석유등이 놓이면서 하늘의 별도 점점 커지고 밝아졌다. 별들이 새장에 갇힌 금빛 반딧불이처럼 불을 내며 파닥거렸다. 뒤에서 지노가 자마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어깨너머로 돌아보니 지노는 맨발로 길에 나와 서서 실처럼 가는 팔을 높이 들고 있었다. 자마도 지노에게 어떻게든 고마운 마음과 사랑을 전하려고 힘껏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달리기를 멈출 수는 없었다. 자마는 자신이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워야 했다. --- p.118

이데아가 자마를 내려다보았다.
“에리트레아에 가면 분명히 알게 되겠지만, 어떤 유럽인들은 우리를 인간 취급도 안 해. 우리가 자기들처럼 고통을 느끼고 꿈을 가지고 살고 삶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아. 세상이 더러운 거지. 우리는 개 등에 올라타고 있는 벼룩처럼 끝내는 그놈의 이빨에 짓이겨질지 모르는 처지야. 조심해야 한다.” --- p.158

“만샬라(신을 찬양합니다).”
신의 능력에 놀라고 감동하여 자마가 읊조렸다. 세상의 나쁜 것들, 좋은 것들이 가득 찬 바로 이곳이 낙원이었다. 인생이 바로 이런 걸 거야, 밝은 날이 있으면 어두운 날이 있는 긴 여행, 자마는 생각했다. 옆에 있는 사람들도 자마처럼 여행 중인 동반자들이었다. 운명의 철로가 그들을 덜거덕거리는 철마에 태워 무사히 목적지로 데려다 줄지 아니면 보이지 않는 엉뚱한 길로 휩쓸어 갈지 알 수 없어 모두 초조하고 무력하게 앉아 있었다. --- p.188

자마는 아빠가 어떤 선물을 가져올지, 밤새워 어떤 얘기를 들려주고 무슨 노래를 가르쳐 줄지 미리 상상해 보았다. 그 뒤로 수단에서 담배나 생필품 같은 보급품을 실은 트럭들이 수시로 오갔지만 자마의 아빠는 나타나지 않았다. 아빠가 사무치도록 그리웠기 때문에 자마에게는 하루하루 기다리는 것이 엄청난 시련이었다. 심장이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안절부절못했으니 매순간, 매시간을 온전히 살아 있다고 할 수 없었다. 도착하는 트럭마다 운전석을 확인쿇면서 건들거리는 걸음으로 대로변을 서성거렸다. --- p.203

아직 어린 자마는 어른들이 자기를 사지로 보낼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이탈리아인들이 아프리카에서 일으킨 것과 같은 기계적이고 무작위적인 살육 또한 상상하지 못했다. 자마는 전쟁을 직접 본 적이 없었다. 그가 상상할 수 있는 전투는 소말리아 유목민들이 그 지방의 엄격한 규율에 따라 수행하는 산발적인 분쟁 정도였다. 자마는 이탈리아인들이 이 전쟁에 돈을 쏟아 붓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그 점에 흥분했다. 마치 축제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 p.256

자마는 커피 향이 나는 마룻바닥에서 어른이 되었다. 팔다리가 길어져 더 이상 그 구석진 곳에서 편안하게 지낼 수 없게 되자 자마는 자신이 염소 우리에 갇힌 코끼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어딘가 다른 곳에서 운을 시험하고 싶었다. --- p.307

아빠를 잃은 슬픔이 되살아나, 자마는 그날 밤을 뜬눈으로 새웠다. 사람들을 잃은 슬픔 때문에 흙바닥에 누운 채 꼼짝할 수 없었다. 이렇게 아빠가 지녔던 물건들에 둘러싸여 있으니 아빠가 더 가깝게 느껴졌다. 자마는 자신이 아빠가 남긴 유일한 유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때 아빠 안에 있던 모든 것이 지금 그에게 있었다. 아빠가 살지 못한 삶을 사는 것이 자신의 몫인 것 같았다. 태양과 강, 인생이 주는 과실과 꿀을 즐기느냐 마느냐는 그에게 달려 있었다. --- p.324

자마는 내심 혼자 가는 것이 두려웠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 늙어 갈 즈음에야 운명의 밀고 당김을 선명한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막대한 손실을 가져오는 사소한 지연들, 삶 전체를 가치 있게 만드는 무의식적인 선택들을. 운명이 자마에게 북쪽이 아니라 남쪽으로 가라고 말한 그 순간, 오랫동안 자마를 따라다니던 부와 모험에 관한 예언들이 생생히 되살아나 그를 반대쪽으로 이끌었다. --- p.373

포트사이드의 위조된 유럽식 스카이라인 너머에 그의 마음과 고향이 있었다. 소말릴란드의 산과 사막이, 베들레헴의 계곡이. 자마는 자신이 마지막에는 이곳에 와서 죽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신이 다이아몬드를 갈아서 만든 것처럼 운모가 섞여 반짝이는 아프리카의 뜨거운 붉은 흙은 다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으리라. 하지만 아프리카는 아이들이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날 수 있는 자유 또한 주었다. --- p.385

“지브릴 아저씨, 아저씨가 그 사람, 게다레프에서 온 사람한테 저를 데려다 준 날 말이에요. 저 그날 아빠가 죽었다는 얘기를 듣고 날이 저물 때까지 꼼짝도 못하고 주저앉아 있었어요. 하지만 그때 제 자신과 약속한 게 있어요. 비록 비쩍 마르고 콧물 찔찔 흘리는 어린애였지만, 나는 절대로 내 아이를 버리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절대로.”
“그럼 넌 그날 어른이 됐구나.”
--- p.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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