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밥벌이의 지겨움

밥벌이의 지겨움

: 김훈 세설, 두 번째

[ 『자전거 여행』증정 이벤트 진행 중 ]
리뷰 총점5.4 리뷰 5건
정가
8,500
판매가
7,65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 개정판이 출간되었습니다.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6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77쪽 | 359g | 143*163*20mm
ISBN13 9788984982574
ISBN10 898498257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겨우 이야기 될 수밖에 없는 이 세상
-- 김정희(candy@yes24.com)
이 책에 실린 글들이 처음 소개되는 것은 아니다. 『칼의 노래』로 동인문학상 수상, 이후 한겨레신문사의 사회부 기자 생활 등 그의 행보와 그 와중에 쓰여진 김훈의 글들을 관심 있게 봐왔던 독자들은 이 책에 실린 글들이 낯익을 것이다. 이미 써왔던 칼럼이나 조각글들을 묶어서 책을 만드는 것은 익숙한 풍경이지만 그래서 이 책 또한 그런 익숙한 풍경 속의 하나 정도로 넘어갈 수 있겠지만, 그의 글은 여전히 익숙하지 않고 낯설다.

글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그가 세상을 살아가고 바라보며 생각하는 방법이 낯설기 때문일 것인데, 그것은 ‘아날로그’라는 말로 집약될 수 있을 듯하다. 그는 글을 쓸 때 종이와 연필, 지우개를 가지고 쓴다. “연필로 글을 쓰면 팔목과 어깨가 아프고, 빼고 지우고 다시 끼워 맞추는 일이 힘들”지만 연필로 쓰면, 자신의 몸이 글을 밀고 나가는 느낌이 든다. 이 느낌은 그에게 소중하다. 그는 이 느낌이 없이는 한 줄도 쓰지 못한다. 이 느낌은 고통스럽고 행복하다. “나의 몸의 느낌을 스스로 조율하면서 나는 말을 선택하고 음악을 부여하고 지우고 빼고 다시 쓰고 찢어버린다.”

디지털은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곧바로 가고, 기호와 수치로 그 결과를 나타내지만 아날로그는 여기서부터 저기까지의 과정에서 벌어지는 모든 슬픔과 기쁨, 고난과 희망을 챙겨서 간다. “아날로그가 끌고 나가는, 여기서부터 저기까지의 고난과 희망을” 어떤 추상명사나 이념이나 누구의 말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몸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세상과 만나 그것을 표현하는 그의 글쓰기는 “겨우” 이루어지고, 그래서 힘겹다. 하지만 망치를 들고 못을 박을 때, 수직으로 제대로 못대가리를 내리찍으면 못이 똑바로 박히는 이치처럼 그의 글은 믿음직스럽다. 그 믿음 안에서만 더듬더듬 말을 하려는 그는 공부를 잘하지 못한 일을, 책을 많이 읽지 못한 일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지만, 삽으로 땅을 파서 김장독을 묻을 때, 삽날이 땅 속에 깊이 박히지 못하는 일을 수치스럽게 여긴다.

“아날로그가 끌고 나가는, 여기서부터 저기까지의 고난과 희망을” 이야기하고자 하기 때문에 세상의 이런저런 일을 얘기할 때 역시 그는 힘들어한다. 이 복잡한 세상. 자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세상을 글로 그대로 옮겨다 놓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아름다운 것들을 다른 아름다운 것들과 비교해야만 한 아름다움의 형식과 질감을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의 말을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는 그로서는 더욱 이 세상에 대해 말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무엇에 대하여 진술하는 인간의 언어가, 먼저 그 대상의 본질을 과학화함으로써 대상이 한 존재로서 온전해지기를 바라는 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바람 때문에 그의 글은 자꾸 자꾸 보아도 새롭고 귀담아들을 만한 내용이 있다.

책의 제목이 ‘밥 벌이의 지겨움’이다. 밥벌이는 힘들다. 나무들은 엽록소를 가지고 있어서 스스로 자신의 생명 속에서 밥을 지어내지만, 사람의 밥은 그렇지 않다. 사람의 밥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 속에서 굴러다니기 때문에 핸드폰이 없으면 안 되고,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술이 덜 깬 아침에 속이 뒤집혀져도, 다시 거리로 나가기 위해서는 밥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이것을 벌기 위하여 넘길 수가 없도록 몸을 부려야 한다는, 대체 왜 이것을 이토록 필사적으로 벌어야 하는가. 하지만 대책이 없다. 아무 도리기 없다. 그렇게 세상이 생겨 먹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겨 먹은 세상은 그 자체가 옳지도 않고 그르지도 않다. 그 어쩔 수 없음을 헤아리는 아날로그의 철학. 그래서 그의 글은 어쩌면 이 세상과 가장 비슷할지 모르겠다.

“나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말할 때 세상의 더러움에 치가 떨렸고, 세상의 다러움을 말할 때는 세상의 아름다움이 아까워서 가슴 아팠다. 저물어서 강가에 나가니, 내 마을의 늙은 강은 증오조차도 마침내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아마도 내 비틀거림은 대수로운 것이 아니었을 게다. 그리하여 나는 말할 수 있는 것들, 말하여질 수 있는 것들의 한계 안에서만 겨우 말하려 한다. 그 작은 자리에서 모르던 글자를 한 개씩 써보면서 나는 말더듬이를 닮으려 한다. 그리고 그 한계는 점점 좁아진다. 다행한 일로 여기고 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5부 ‘한 편의 문학평론과 하나의 인터뷰’는 앞서의 글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글을 묶은 것이다. 「기형도 詩'의 한 읽기」는 동인지《시운동》 89년 4월호 ‘기형도 추모 특집’에 수록된 글로 기형도 유고시집『입속의 검은 잎』에 수록된 김현의 해설과 더불어 기형도에 관한 가장 사적인 추모사이자, 그의 시에 대한 앞가림으로 기록된 평문이다. 다음과 같이 말하는 김훈의 ‘애절양’은 김현의 진혼가에 인용되어, 죽은 시인에 대한 기림의 언어로 두고두고 읽혀지고 있다. 이 곡절한 수사와 그에 담긴 空의 생사관은 김현과 김훈, 기형도를 잇는 어떤 정신의 계보이자, 이제 늙음을 사유하기 시작하는 김훈에게서 늙을 수 없는 정념을 발견하게 만드는 세계관의 흔적이다.‘썩어서 空’이 되려는 자에게 늙음은 ‘무슨 큰 대수랴.’

형도야, 네가 나보다 먼저 가서 내 선배가 되었구나. 하기야 먼저 가고 나중 가는 것이 무슨 큰 대수랴. 기왕지사 그렇게 되었으니 뒤돌아보지 말고 가거라. 너의 관을 붙들고 "이놈아 거긴 왜 들어가 있니. 빨리 나오라니깐" 하고 울부짖던 너의 모친의 울음도, 그리고 너의 빈소에서 집단 최면식의 싸움판을 벌인 너의 동료 시쟁이들의 슬픔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거라. 그리고 다시는 生死를 거듭하지 말아라. 인간으로도 축생으로도 다시는 삶을 받지 말아라. 썩어서 空이 되거라. 네가 간 그곳은 어떠냐…… 누런 해가 돋고 흰 달이 뜨더냐.
-「기형도 詩의 한 읽기」에서

회원리뷰 (5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  모바일 쿠폰의 경우 유효기간(발행 후 1년) 내 등록하지 않은 상품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모바일 쿠폰 등록 후 취소/환불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절판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