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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10년 04월 29일 |
|---|---|
| 쪽수, 무게, 크기 | 420쪽 | 604g | 148*210*30mm |
| ISBN13 | 9788964600283 |
| ISBN10 | 8964600282 |
김휴림 저
|
생각의나무
|
2010년 0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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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의 시간은 소멸의 시간이 아니라 회생과 부활의 시간이었다. 고단한 올레길 걷기를 마치고 나는 변했다. 어떻게 변했는지 정확히 알 길은 없다. 세상이 달라져 보이는 것도 아니고 어리석은 내가 지혜로워진 것도 아니다. 다만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견뎌낼 수 있는 힘이 커졌음을 느낀다. 이건 긍정적인 변화임에 틀림없다. 어차피 세상은 헤쳐 나가야 할 일보다 견뎌내야 할 일이 백배쯤 많은 법이니까. 그 변화만큼 값진 것이 또 있을까? --- 작가의 말 중에서
말미오름 정상에 선 순간 나는 깊은 탄성의 한숨을 내뱉어야 했다. 거칠 것 없이 탁 트인 풍경이 과연 제주 최고의 풍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름다웠다. 하늘과 땅과 바다가 섬세한 경계를 빚어내고, 그 터에 사람들의 숨결이 소박하게 자리 잡았다. 가까이 발 아래로 검은빛의 조각밭이 드넓게 펼쳐지고 그 너머에 사람의 마을이 있었다. 사람의 마을은 풍경을 거스르지 않아 스스로 풍경이 되었고, 그 너머에 푸른 하늘과 바다가 시원했다. 그리고 그 하늘과 바다와 땅과 사람의 숨결이 모두 모여 맞닿은 곳에 성산일출봉이 우뚝 솟아, 그 아름다운 풍경을 완성시켰다. 나는 사진 찍는 것도 잊은 채 한참 동안 넋을 잃고 그 풍경을 바라보았다. --- p.17
여행이란 무엇인가? 간단히 말하면, 여행이란 일상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일이다. 여행지에는 새로운 것이 그득하다. 사람과 문화, 역사, 자연, 풍경 이 모든 것들이 새롭다. 이 낯설고 새로운 것들을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여행이다. 이런 가운데서 찾는 여유와 즐거움과 성찰이 진정한 여행의 즐거움이다. 이 즐거움은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짐작도 하지 못할 큰 즐거움이다. 그리고 이 즐거움은, 자신이 이 세상의 수많은 사람 중 하나가 아니라 소중하고 유일한 단 한 사람임을 깨닫게 해준다. 그리고 이 깨달음이 세상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여유롭게 만드는 근원적인 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 p.300
올레길을 걸으며 나는 몸과 마음이 많이 정화되었다. 단순히 깨끗해진 것과는 조금 다르다. 내 안에 있던 여러 독소들, 불안과 욕망과 질투와 이기심, 사소한 집착 따위의 잡생각들을 상당히 덜어낼 수 있었다. 이런 정화를 통해 마음이 한결 간결해졌다. 걷기를 통해 얻은 것은 마음의 정화뿐이 아니었다. 나는 올레길 걷기를 통해 무위의 개념을 몸으로 배웠다. 무위(無爲)에 대해서는 전부터 어렴풋이 느끼긴 했었다. 그러나 책을 통해 얻은 개념은 실제로 내 것이 되지 못했다. 내 몸과 마음으로 무위라는 것을 직접 느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말미오름 정상에 선 순간 나는 깊은 탄성의 한숨을 내뱉어야 했다. 거칠 것 없이 탁 트인 풍경이 과연 제주 최고의 풍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름다웠다. 하늘과 땅과 바다가 섬세한 경계를 빚어내고, 그 터에 사람들의 숨결이 소박하게 자리 잡았다. 가까이 발 아래로 검은빛의 조각밭이 드넓게 펼쳐지고 그 너머에 사람의 마을이 있었다. 사람의 마을은 풍경을 거스르지 않아 스스로 풍경이 되었고, 그 너머에 푸른 하늘과 바다가 시원했다. 그리고 그 하늘과 바다와 땅과 사람의 숨결이 모두 모여 맞닿은 곳에 성산일출봉이 우뚝 솟아, 그 아름다운 풍경을 완성시켰다. 나는 사진 찍는 것도 잊은 채 한참 동안 넋을 잃고 그 풍경을 바라보았다. --- p.17
여행이란 무엇인가? 간단히 말하면, 여행이란 일상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일이다. 여행지에는 새로운 것이 그득하다. 사람과 문화, 역사, 자연, 풍경 이 모든 것들이 새롭다. 이 낯설고 새로운 것들을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여행이다. 이런 가운데서 찾는 여유와 즐거움과 성찰이 진정한 여행의 즐거움이다. 이 즐거움은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짐작도 하지 못할 큰 즐거움이다. 그리고 이 즐거움은, 자신이 이 세상의 수많은 사람 중 하나가 아니라 소중하고 유일한 단 한 사람임을 깨닫게 해준다. 그리고 이 깨달음이 세상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여유롭게 만드는 근원적인 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 p.300
올레길을 걸으며 나는 몸과 마음이 많이 정화되었다. 단순히 깨끗해진 것과는 조금 다르다. 내 안에 있던 여러 독소들, 불안과 욕망과 질투와 이기심, 사소한 집착 따위의 잡생각들을 상당히 덜어낼 수 있었다. 이런 정화를 통해 마음이 한결 간결해졌다. 걷기를 통해 얻은 것은 마음의 정화뿐이 아니었다. 나는 올레길 걷기를 통해 무위의 개념을 몸으로 배웠다. 무위(無爲)에 대해서는 전부터 어렴풋이 느끼긴 했었다. 그러나 책을 통해 얻은 개념은 실제로 내 것이 되지 못했다. 내 몸과 마음으로 무위라는 것을 직접 느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 p.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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