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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궁의 노래

별궁의 노래

김용상 | | 2010년 05월 1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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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5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36쪽 | 632g | 134*200*30mm
ISBN13 9788996417026
ISBN10 8996417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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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김용상
광주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30여 년간 신문사에서 취재기자, 편집국장, 편집인으로 일했다. 추리소설을 써오다 이번에 첫 역사소설을 냈다. 그동안 펴낸 추리물은 『살인자의 가면무도회』 『살인비즈니스의 법칙』 『늑대들의 안식일』 『백색 미모사의 공포』 등 장편 6권과 중단편집 『여자』 등이다. 1999년에는 『살인자의 가면무도회』로 제15회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수상했다. 지금은 우리나라 역사 연구에 빠져 역사소설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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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궁은 길을 나섰다. 새로 일굴 땅들을 둘러보러 가는 길이었다. 먼저 사하보沙河堡부터 가보기로 했다.
옥교에 오르려는데 바람 한줄기가 목덜미를 훑고 지나갔다. 한기를 완전히 떨쳐내지 않은 바람이었지만 섬뜩한 느낌은 남기지 않았다.
사하보까지는 40리라 했다. 반나절 거리다. 옥교 안에서 부대끼고 있노라니 지루했다. 빈궁은 이럴 때 말을 휘몰아 달릴 수 있다면 얼마나 후련할까 생각하며 창문을 열었다. 그 작은 문을 통해 밖을 보니 저 멀리 제법 높은 산이 눈에 들어왔다.
봄비가 남긴 물안개가 듬성듬성 산 중턱에 박혀 미풍에 나부끼는 명주자락처럼 가물거렸다. 그보다 더 높이 걸린 엷은 안개는 산마루터기를 가린 채 하늘과 맞닿아 흐느적거렸다.
이윽고 옥교가 멈췄다.
“마마. 도착했나이다.”
최 상궁이 문을 열어주며 말했다. 최 상궁이 내민 손을 잡고 옥교에서 내리니 어디선가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물이 있구먼.”
“예, 마마. 바로 저기에 제법 넉넉한 냇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 pp.15-16

“전하! 소첩이 감히 종사에 대해 한 말씀 올려도 되겠습니까?”
“두 말씀, 세 말씀도 좋소. 어서 말해보시오.”
조녀의 무릎을 베고 누운 임금이 빙그레 웃으며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임금이 농을 해주자 소용은 임금의 가슴에 제 얼굴을 얹고, 오른손으론 임금의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교태를 떨었다. 임금의 숨이 막 가빠지려는 순간 소용은 상체를 일으킨 뒤 임금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혹 근간에 궁 안팎에서 떠도는 참담한 소문을 들으셨는지요?”
순간 임금의 얼굴이 굳어졌다.
“참담한 소문이라니….”
“차마 입에 올리기도 주저됩니다만 전하께서 오랑캐들의 뜻에 따라 세자에게 양위를 하실 것이라느니, 아니면 대리청정을 윤허하실 것이라는 등등의 기막힌 이야기들이 오간다 하옵니다.”
임금은 벌떡 일어나 앉으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나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자신도 그런 소문을 이미 어디선가 들은 모양이었다.
“전하께서 아직 강건하신데 감히 양위를 입에 올리고, 대리청정 운운하다니요, 그것도 오랑캐들의 뜻에 따라 그렇게 될 것이라니, 어이없지 않습니까?”
임금은 고개를 젖혀 천정을 응시했다. 낯빛이 어둡고 숨소리가 거칠었다. 그의 얼굴에 드리워진 그늘이 분노의 끝인지, 두려움의 시초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들리기론 마치 세자가 그 같은 황망한 소문의 중심에 서 있는 듯 여겨지지만 신첩의 좁은 소견으로는 아무리 나쁘게 생각해봐도 그건 아닐 것입니다. 세자는 절대로 그런 불측한 짓을 꾸밀 사람이 아니옵니다.”
조녀는 슬쩍 왕의 눈치를 살피며 뜸을 들였다. 너무나 천연덕스러운 말솜씨였다. --- pp.278-279

“정이는 얼마 전 한밤중에 동료들과 함께 옛 시가를 찾아가 복수를 해주고 왔답니다.”
수진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복수? 어떻게 말이냐?”
복면을 한 동료 여섯과 함께 담을 넘은 정이는 시부모와 남편, 그 형제자매, 그리고 노복 등 열두 명을 순식간에 제압, 결박한 뒤 한 방에 몰아넣었다. 벌벌 떠는 그들 앞에서 정이는 환도를 빼들고 복면을 풀었다. 시부모와 남편 등이 정이를 보자 기겁을 했다.
정이는 칼날을 번득이며 그들에게 말했다. 내가 청군에 붙잡혀 끌려갈 때 당신들 중 누구 한 사람 나를 보호하기 위해 저항하거나 통사정이라도 해본 사람이 있느냐, 무서워서 부들부들 떨며 애타게 구원을 바라던 내 눈길을 모두 피하지 않았느냐, 며느리도 자식인데 그런 자식을 그토록 매정하게 보냈으면 부끄러워 몸 둘 바를 몰라야 마땅하거늘, 오히려 죽지 않고 살아왔다고 모진 구박을 하다니….
일장훈계를 한 정이는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한 사람, 한 사람 지목해가며 물었다. 그들 모두로부터 잘못했다는 대답을 듣고 나서 정이는 말했다.
“내가 당신들에게서 당한 걸 생각하면 목숨을 거두어도 분이 다 풀리지 않겠지만 만약 그리 한다면 당신들과 하등 다를 게 없는 사람이 될 것 같아 용서해주겠다. 당신들도 나를 붙잡지 않겠지만, 설령 붙잡는다 해도 이번엔 내가 이 집에 머물 생각이 추호도 없다. 이것으로 나와 당신들 간의 인연은 끝이 났다.”
말을 끝낸 정이는 먼저 방을 나섰다. 맨 나중에 보성댁이 방문을 나서다 다시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벌벌 떠는 가족들의 뒤통수를 한 대씩 주먹으로 후려친 뒤 말했다.
“만약 오늘 일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했다는 말이 우리 귀에 들어오면 멸문지화를 당할 것이야. 명심하라.” --- pp.313-314

몇 달 동안 그 망할놈의 노예시장에는 청인들에게 잡혀온 조선 백성 50만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른바 매물로 나왔다. 일꾼이나 밤에 품을 여자가 필요한 청인들은 짐승이나 농기구를 고르듯 피로인의 옷을 벗겨 이리저리 살폈고, 밀고 당기며 흥정을 하다 사고팔았다. 농사나 허드렛일을 시킬 남자 노예를 고르는 자?은 나이와 골격, 건강상태를 살피고, 여자 노예를 찾는 자들은 얼굴이 예뻐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엉덩이가 크고 탄탄해야 아기를 잘 낳는다며 하체 골격을 유심히 살폈다.
노예시장이 문을 열고 10여 일 뒤부턴 조선 백성들이 몰려들었다. 청군에게 끌려간 가족을 찾아 산을 넘고 물을 건너온 백성들이었다. 그들은 살던 집이나 논밭을 팔아 어렵게 돈을 마련해 와서 노예시장을 뒤졌다.
쓸 만한 노예를 사려는 청인들과 돈을 내고 가족을 데려가려는 조선인들이 뒤엉키는 바람에 시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노예시장에 매물로 나오지 않은 사람도 많은데다 설사 시장에 나왔어도 워낙 사람들로 붐벼 가족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운 좋게 가족을 만나면 서로 끌어안고 통곡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가족도 못 만나고 심양 밖 먼 곳으로 팔려가게 된 사람들은 더욱 기가 막혀 울부짖었다.
시끄럽고 번잡스럽기는 관소 주변도 마찬가지였다. 관소 밖에는 가족을 찾게 도와달라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자신은 워낙 가진 게 없어 속환비용을 마련하지 못했는데 다른 방도는 없겠느냐고 호소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이곳에서도 이틀이 멀다 하고 울음소리가 낭자했다. --- pp.331-332

강빈은 수진을 품에 끌어안은 채 몇 가지 당부를 했다. 어머니가 자진하시려 할지도 모르니 그런 일이 없게 살피고, 살아 계시는 동안 틈틈이 보살펴달라고 했다. 또 사약 마시는 걸 어머니가 보지 않도록 안채로 모시고 가거라, 제발 울지 말라고 부탁했다. 어머니는 딸이 오늘 당장 사약을 들게 되는 줄은 모르고 계실 것이다.
“그동안 수고 많았다. 그리고 고맙다. 너를 만나고, 너를 내 곁에 둘 수 있어 나는 참 좋았다.”
수진이 통곡을 쏟아놓았다.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지만 가슴에서 터져 나오는 한스러운 소리는 완전히 막지 못했다. 강빈은 그것을 보며 미동도 없이 앉아 있었다.
잠시 후 수진은 일어나 강빈에게 큰절을 올렸다.
“빈궁마마! 마마께선 저의 하늘이셨습니다. 그동안 미천한 쇤네를 돌봐주신 것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먼 길 떠나시는 거, 차마 배웅해드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저는 대부인마님을 모시고 안채로 가겠습니다. 가슴에 담고 계셨던 큰 뜻을 부디 지하에서라도 세자 저하와 함께 펴시옵소서. 저희는 어떻게든 살아남아, 마마께서 그토록 소원하시던 민생안정과 부국강병의 그날을 앞당기는 데 조그만 힘이라도 보태도록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 pp.427-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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