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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싶고 머물고 싶은 우리 길 21

걷고 싶고 머물고 싶은 우리 길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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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5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518g | 152*210*20mm
ISBN13 9788970907932
ISBN10 897090793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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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머금은 들판에 알싸한 바람이 분다
바람이 알싸하다. 얼굴이 시리다. 매화꽃대가 흔들린다. 물 주름살이 일렁인다. 강물은 알맞게 불었다. 섬진강 기슭엔 매화가 화르르 등불을 매달았다. 뼈만 남은 검은 가지에 ‘신음’을 토해냈다.
봄은 하동 평사리 들판에 머물고 있었다. 북쪽 지리산자락 너머는 아직 봄볕에 완강했다. 들판엔 아지랑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꼬물거렸다. 바람이 마른 덤불을 머리채 끌고 위로 솟구쳤다가, 핑그르르 땅바닥에 내동댕이치곤 했다. 논두렁엔 아가 잇몸에 돋는 이처럼 하얀 냉이 꽃이 우우 피어났다.
농부들은 부지런히 트랙터로 논을 갈아엎었다. 아낙네들은 들판에 코를 박고 쑥, 냉이, 달래, 씀바귀를 캤다. 까마귀들이 부지런히 낟알을 줍고 있다. 여기저기 논두렁 마른 풀 타는 냄새가 구수했다. 가끔 짭조름한 바다 냄새가 강바람을 타고 올라왔다.
......
들판 한가운데엔 소나무 두 그루가 마주보고 서 있다. 훤칠하고 단아하다. 사람들은 ‘부부소나무’라고 부른다. 용이와 월선이 소나무라고도 한다. 아예 사랑의 소나무라고 하는 이도 있다. 소나무 주위엔 수백그루의 매화가 무더기로 꽃을 피웠다. 향기가 들판에 가득하다. 논엔 찰랑찰랑 물이 찼다. 논바닥 흙은 물기로 질펀하다. 물꼬에 졸졸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이 세상에 가장 듣기 좋은 소리는 마른 논에 물 들어가는 소리, 아기 목구멍에 젖 넘어가는 소리, 자식 책 읽는 소리….--- pp.26~27 하동 평사리 ‘토지’길 중에서

산과 들, 바다를 품은 길
전북 부안 변산은 바다와 들판 사이에 있다.
누에처럼 낮고 길게 엎드려 있다. 양쪽 옆구리가 모두 열고 닫힌다.
전동차 자동문 같다.
때론 왼쪽 문이 스르르 열리고, 때론 오른쪽 문이 덜커덩 열린다.
바깥쪽이 바다(외변산)이고, 안쪽이 들(내변산)이다.
한쪽에선 파도가 어미 젖을 빠는 강아지들처럼 구물구물 달려들고,
그 반대편에선 곡식들이 우우우 자란다.
해안 절벽 바위는 잘게 썬 무채다. 시루떡이 켜켜이 겹쳐 있다.
수만 권의 책들이 가지런히 정돈돼 있다.
바다는 떡을 먹으러, 혹은 책을 읽으러 우르르 몰려왔다가, 스르르 물러간다.
바닷물은 칙칙하다. 멸치젓 국물 같다.
쪽빛이나 푸른 물은 ‘아득한 기억의 저편’에 있다.
더 이상 하늘을 담지 못한다. 개펄은 쪼글쪼글하다.
늙은 어머니 젖가슴이다.
최광임 시인의‘폐경기 맞은 여인처럼’ 붉은 노을을 바라보고 있다.
게나 바지락들은 개펄 속에서 꼼지락거린다.
석기시대 사람들은 그곳의 조개들을 잡아먹고 살았다(대항리 패총).
소금밭을 일궜다. 거무튀튀한 밭에서 하얀 소금을 얻었다.
소금은 개펄이 육탈되어 남긴 사리다.

서편제 가락처럼 이어지는 개펄
서해 바다는 짠하다. 젓갈 냄새 가득하다. 그 해안길은 쪼글쪼글한 할머니의 뱃살이다. 늙은 아버지의 밭이랑 이맛살이다. 개펄은 주름지고 석탄 반죽처럼 질펀하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서편제 가락이다. 바다는 아득하다. 바람은 축축하다.서해 노을은 먹먹하다. 바다는 짐승처럼 운다. 붉은 노을을 치마폭에 싸안고 소리 죽여 흐느낀다. 바위에 지악스럽게 달라붙은 따개비들도 밤에는 손을 놓고 엉엉 운다.변산은 바다를 안는다. 자꾸만 머리를 부비며 달려드는 바다를 쓰다듬는다. 들판의 곡식들은 바다 소리를 듣고 자란다. 그 흐느낌을 들으며 익는다. 결코 쓰러지지 않는다. 채석강의 책 읽는 소리를 듣고 깨우친다. 적벽강 수사자의 기개를 배운다.--- pp98~107 부안 변산길 중에서

사람들은 툭하면 길을 만든다.
산허리를 자르고, 강 위에 다리를 놓으며 길을 닦는다.
구부러진 길은 직선으로 곧게 펴고,
굽이굽이 산허리를 돌아가는 길은 터널을 뚫어 휙 지나간다. 도대체 빨리빨리 어디로들 가고 있는가.
그 어딘가에 ‘해 뜨는 집’이라도 있는 것일까.
시간은 거품이다. 느릿느릿 구불구불 가는 사람 이나, 번개처럼 앞서가는 사람이나, 그저 흘러갈 뿐이다.

쇠똥구리가 쇠똥을 굴리고 가다가 잠시 멈춘다.
지금 내가 거꾸로 서서 뒷발로 굴리고 가는 저것은 풀밭이다.
이슬에 젖은 새벽 풀밭 위로 흐린 새 몇 마리 떠갔던가.
그 풀밭 지나 종일 가면 저물녘 노을에 물든 이포나루에 닿을까.
거기 묶인 배 풀어 타고 밤새도록 흐르면 이 짐 벗은 채,
해 뜨는 바다에 닿을 수 있을까. 『이건청 ‘쇠똥구리의 생각’』
--- p.133 용인 안성 미리내성지 둘레산길 중에서

뱃사공의 한, 바람이 되어 분다
광성보 용두돈대 앞 염하는 물살이 세다. 꾸르릉! 꾸르릉! 강물이 소용돌이치며 흐른다.
사람들은 이곳을 손돌목이라고 부른다. 강폭도 다른 곳보다 100여 m는 좁다. 강 저쪽은 김포의 덕포?이다. 손돌은 고려 고종임금(재위 1213∼1259)을 배에 태우고 가던 뱃사공 이름이다. 고종은 이곳 급류를 지날 때 배가 심하게 요동치자, 손돌이 자신을 죽이려고 일부러 이곳으로 배를 끌고 간다고 생각했다. 배가 자꾸만 급류 쪽으로 달려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뱃길을 훤히 꿰뚫고 있던 손돌은 “보기에는 그렇지만 좀 더 나아가면 앞이 트일 것이니 크게 걱정하지 마십시오.”라고 아뢰었다. 고종은 더욱 의심이 들어 손돌의 목을 당장 베라고 명령했다.
손돌은 죽어가면서까지 말했다. “바가지를 물에 띄우고 그것을 따라가면 반드시 뱃길이 트일 것이다.” 손돌의 말은 틀림이 없었다. 고종은 ‘아차!’ 했지만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올 리 없었다. “고이 장사 지내주라.”며 멋쩍어할 뿐이었다. 손돌의 묘는 물 건너 김포 덕포진 북쪽 해안에 있다. 해마다 손돌이 죽은 음력 10월 20일이 되면 이곳 강화해협에는 큰 바람이 분다. 날씨도 매섭다. 이른바 ‘손돌바람’ ‘손돌이추위’다.
--- p.254 강화도 나들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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