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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소총

고금소총

: 조선 선비들의 사랑과 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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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5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524g | 153*224*20mm
ISBN13 9788971460344
ISBN10 897146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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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편역 : 정상우
1980년대 초에 성균관대학교를 다녔다. 공장생활과 농산물판매를 하다가 책과 인연을 맺고 도서보급에 열중하다가 현재는 주로 외국서적의 번역과 고전을 더듬고 있다. 번역서 및 엮은 책으로는 『야채수프건강법』, 『고금소총』, 『탈무드』, 『멘토2.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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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빌려 베개로 삼다 (借冊爲枕)

옛날 한 생원(生員)이 여러 사람과 더불어, 북한산(北漢山) 상추지행(賞秋之行)을 하려는데, 남대문(南大門) 안에서 한 중을 만났기에, 생원이 묻기를,
“너는 어느 절에 있느냐?”
하니, 중이 말하기를,
“소승(小僧)은 태고사(太古寺)에 있습니다.” 하였다.
생원이 말하기를,
“너의 절에 어떤 볼 만한 서적(書籍)이 있지 않느냐?”
하니, 중이 말하기를,
“별로 볼 만한 책은 없으나, 다만 강목(綱目) 한 질이 전해 오는 것이 있습니다.”
하니, 생원이 매우 좋아하며 말하기를,
“내가 바야흐로 그것을 보고 싶으니, 네가 가서 예닐곱 책을 빌려 중흥사(中興寺)로 오거라. 나는 의당 그곳에서 묵을 것이다.”
한즉, 중이 곧 본절로 돌아가서, 생원이 책을 빌려달라는 일로, 주지승에게 말하니, 주지승이 말하기를,
“양반이 보고자 한 바에는, 역시 가지고 가서 본 뒤에, 찾아옴이 옳으리라.”
하니, 중이 이에 일곱 권의 책을, 중흥사로 가지고 가니, 날이 이미 어두컴컴해지고 있었는데, 생원이 그를 보고 기뻐 가로대,
“너는 과연 신의(信義)가 있구나.”
하니, 중이 말하기를,
“생원님의 분부를 감히 어길 수 없어 가지고 왔습니다만, 이제 밤이 되었으니, 어찌 보시겠습니까?”
하니, 생원이 말하기를,
“노인이 절에 들어 묵을 것을 헤아리니, 목침(木枕)은 불편하겠는 고로, 이 책을 빌려 하룻밤 편안히 베고 자고자 하니, 내일아침 도로 가지고 감이 좋겠다.”
하니, 중과 여러 사람들이 배를 움켜잡고 웃더라.

- 해연(駭然) : 깜짝 놀라는 모양.
- 북한산(北漢山) : 서울특별시와 경기도 고양시 경계에 있는 산으로 남서쪽 비봉 기슭에는 유서 깊은 사찰인 승가사와 조선시대 궁중사찰이며 경치가 뛰어난 화계사를 비롯해 태고사·도선사·원효암 등의 사찰이 있다.
- 상추지행(賞秋之行) : 가을 단풍을 즐기려 가는 산행.
- 태고사(太古寺) : 경기도 고양시 북한동 북한산성에 있는 절. 한국불교태고종에 속한다. 원래 1341년 보우(普愚)가 중흥사(重興寺)의 주지로 있으면서 동암(東庵)이라는 개인의 수도처로 창건한 것이다.
- 강목(綱目) : 중국 송대(宋代)의 사서(史書)로〈통감강목〉이라고도 한다. 전부59권으로 되어 있다.
- 중흥사(中興寺) : 삼각산 서남쪽 노적봉 아래 중흥동에 있는 절로 고려시대이래 있었던 절인데 황폐된 것을 고려 말기에 태고화상 보우(普愚)가 중창한 것이다. 1904년 8월 원인모를 화재와 1915년 대홍수로 인하여 폐허가 되었다.
- 목침(木枕) : 나무토막으로 만든 베개.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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