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스님, 절밥은 왜 그리도 맛이 좋습니까

스님, 절밥은 왜 그리도 맛이 좋습니까

: 요리사 박찬일의 순수 본류의 맛 기행

리뷰 총점9.2 리뷰 19건 | 판매지수 72
베스트
가정 살림 top100 2주
정가
16,000
판매가
14,4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4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33쪽 | 432g | 150*200*20mm
ISBN13 9788974793418
ISBN10 897479341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지나고 보니 긴 시간이다. 스님들과 세 해 가까이 이 나라의 들과 산을 다녔다. 작물이 자라는 시기를 기다려 가장 아름다운 때를 골랐다. 우리가 먹는 지구의 작물은 본디 다 자기 세계가 있었다. 무조건 먹히라고 태어나고 자라지 않는다. 그러나 숙명적인 인간들이 그 틈에 개입하여 다른 질서를 만들어낸다. 인간이 씨를 받고, 심고, 키워서, 먹는다. 그것을 우리는 농사라 부른다. 질서 안에 불쑥 끼어든 다른 존재, 그러므로 인간은 세상 안에서 먹는 일에 겸손해야 한다. --- 여는 글

이탈리아 사람들은 고사리를 먹지 않는다. 않는다기보다, 먹을 줄을 모르는 것이다. 말려서 포슬포슬하게 데친 고사리 맛을 보면 아마 도 유럽에서도 고사리가 인기 있을 것 같다. 인종과 상관없이 맛있는 건 맛있게 마련이니까. 살살 결대로 찢어지며, 야들한 고사리 맛을 모르 는 이들은 불행하다고 해도 좋으리라. --- p.44

다들 고사리를 꺾는다. 고개 숙여 겸손하게, 인사하듯, 땅에 허리를 굽히고 냄새 맡으며 고사리를 얻는다. 어린 싹을 일찍이 내어준 고사리 가족에게 감사의 마음도 고개 숙여 전한다. 이것이 만물의 진리, 섭생이 땅에서 시작하는 빳빳한 원칙이다. --- p.45

도림 스님이 쓰는 비결이 하나 더 있다. 채수다. 채소를 우린 물을 이른다. 육수가 아니라 채수라는 말만 들어도 우리 미각이 경건해지는 것 같다. 서양 요리에서는 워낙 고기 우린 물을 많이 밑바탕 맛으로 쓰므로, 채수에 대응하는 말이 자연스럽지 않다. 예를 들어 순수하게 채소로 만든 액체도 ‘채소 육수vegetable stock’라고 부른 다. 스톡이란 말이 이미 육수란 뜻이니, 불립문자인 셈이다. 채수란 용어를 우리가 즐겨서 쓰면 어떨까 싶다. 국립국어원의 사전에도 일단 이 런 뜻의 채수는 올라 있지 않다. --- p.47

스님이 보리밥을 짓는다. 기름 한 방울, 양념 하나 없이 호박이며 버섯을 볶고 딱 된장 한 가지만 넣어서 고명의 간을 하는데, 이게 진짜 별미다. 입에 착착 감기는 맛이라기보다 천천히 젖어드는 오묘한 맛이다. 보리밥의 청신하고 푸근한 맛과 합쳐지니 더욱 산뜻하고도 고요한 맛 이 된다. 참기름도 뿌리지 않고, 재료가 가진 맛에 순전히 기대어 비벼 본다. 한 숟갈 뜬다. 이 맛이야. --- p.85
오이지는 시간과 어울림의 음식이다. 소금과 물이 오이에 닿고, 속으로 들어가는 데 시간 이 걸린다. 오이가 그 소금을 받을 수 있는 건 시간의 힘이다. 삼투압이라는 과학성 이전의 우주의 집에서 일어나는 일상이다. 그렇게 오이는 수분을 내어주고 ‘쫄깃하고도 아삭’해진다. 상식에 반하는 이 기묘한 결론. 그것이 요리라는 행위이고, 공양의 여러 갈래 중의 하나다. --- p.97

지금 대중들의 관심은 먹는 일에 많이 경도되어 있다. 아쉽게도 그 것에는 쾌락의 측면이 강조될 뿐, 어디서 온 음식을 어떻게 먹는가 하 는 생활 철학적인 면은 뒤로 물러앉아 있다. ‘먹방과 쿡방’은 어디까지 나 유행일 뿐, 삶의 본질과는 심하게 서걱거리는 사이다. 백종원 씨의 공이 있다고 하는데, 바로 ‘전국의 양념장 맛을 통일시킨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지금 다시 우리가 음식을 봐야 해요. 식食, 먹을 식. 사찰음식이 이 시대에서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할 시기이기도 하죠.”
음식이 쾌락이되, 쾌락을 강조하면 교만해진다. 그것은 세상의 이치다. --- p.109

“옥수수도 맛이 있어야지요. 오늘 좋은 옥수수를 공양했습니다. 사찰음식이 저 높은 곳에 있는 게 아니라 채집하고 수확하는 데서 시작하는 것이거든요. 현장을 보니 참 좋습니다.”
옥수수는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구휼의 역사를 가진 작물인 것이다. 나눠준다는 것, 그것이 보시의 마음이며 부처님 아닌가. 바람에 흔들리는 들판의 옥수수를 보는데, 갑자기 그 생각이 들어 등줄기가 서늘해진다. --- p.121

“본디 불교에서 밥할 때도 다라니를 치면서, 기도를 하면서 한다고 하잖아요. 오욕락五慾樂을 멀리하자는 건, 먹는 일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그러니 잘 먹자고 하는 일이 다 계율에 맞지 않고 도에 어긋나는 경우가 많아요. 지금 우리의 사찰음식이라는 게 그렇지.”
고운 토마토를 보다가 이야기가 음식 짓는 덕의 문제로 넘어간다. 식욕을 억제하는 것이 기본적인 도라는 말씀, 그런데 먹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다 물리치나요.
“그것이 도를 이루는 데 기본적인 훈련이지요. 혀의 쾌락, 배를 채워서 얻는 쾌락을 조절하지 못하고 어떻게 도를 이야기하겠어요. 어리석은 일입니다.” --- p.156

가을인데, 다 저무는 가을인데, 저 일체중생은 왜 살겠다고 뿌리를 내고 싹을 돋우는지. 다시 밥상으로 생각이 저대로 돌아가 쌉쌀한 여 운을 남긴다. 스님의 늙은 호박국에 딱 한 점 들어 있던 작고 매운 풋고추 조각 때문이었다. 점을 찍듯이, 덤덤한 국과 건더기 위에 조촐하던 풋 고추의 매운맛이 다시 혀에서 돋았다. 우리는 그저 살아내는 것인가. 살아냄으로써 다시 무엇을 이루려는 것인가. 작은 고추 조각 한 점이 그 느른한 마음을 찌른다. --- p.205

“고추 하나 얻어서 씨 심으면 백 개 이상 모종이 나오겠지요. 산술적으로. 허나 그게 다 고추가 되지는 않아요. 우리가 죽어서 다시 사람 몸을 받는다는 건 보통 인연이 아닌 것이지. 내 몸을 안다는 건 그래서 비상한 일이야, 정말 대단해요.”
영원한 것은 없어요, 라고 말씀을 닫는데 나는 그것을 무진無盡으로 들었다. 유한한 것과 무진의 이율배반, 우리가 살아가는 건 어쩌면 이 불가해의 늪에서 뚜렷하게 무언가를 보는 일이 아닌가 싶었다.
“그렇지, 그래서 우리가 고추씨처럼 덕을 주는 존재가 되어야겠다, 그런 마음이 있어요.” --- p.206

요즘 콩나물 소비량이 줄어드는 것은 단지 기호의 변화가 원인의 전부는 아니다. 이른바 ‘집밥’을 먹는 환경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어머니와 아내가 준비하는 따뜻하고 정이 있는 가족 식사의 붕괴를 의미한다. 어쩌면 콩나물이란 잠수함의 토끼처럼 가족 붕괴의 신호 상징물인지도 모른다. 산소가 부족하면 토끼가 먼저 알아채듯, 콩나물 맛을 잃어버리는 것은 전통적인 가족상이 무너진다는 뜻일 수도 있겠다.
--- p.269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18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1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4,4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