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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을 묻다

재난을 묻다

: 반복된 참사 꺼내온 기억, 대한민국 재난연대기

리뷰 총점10.0 리뷰 4건 | 판매지수 84
베스트
사회비평/비판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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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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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4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502g | 148*210*30mm
ISBN13 9788974838447
ISBN10 8974838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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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재난참사를 구조적으로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 각 사건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보고, 또 개별 사건을 넘어 사건들을 연결해서도 보길 바란다. 한국 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요소들이 어떻게 작동하며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재난을 발생시키는지 살펴보길 바란다. 참사를 만드는 권력관계와 구조의 견고함을 파악하고 그 속에서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되짚어보자. 그럴 때만이 모두의 안전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요구하고 어떠한 변화를 만들어내야 하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 p.11~12

21일 정부가 수색을 중단하고 선체 인양조차 포기할 기미를 보이자 분노한 유족은 부산 해운국과 파출소로 몰려갔다. 한밤의 난투극은 긴급 출동한 경찰들에게 유족들이 전원 연행되면서 끝이 났다. 경찰은 사이비 유족의 개입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비탄이 시체장사로, 불순폭력 세력으로, 사이비로 매도되는 익숙한 광경이 50년 전 그날에도 펼쳐졌던 것이다. --- p.43

씨랜드 참사를 다룬 두 권의 백서, [경기도 백서]와 [유족회 백서]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경기도 백서]에는 [유족회 백서]에 담겨 있는 슬픔과 분노가 빠져 있다. 오히려 참사의 직접적 이해당사자이자 관련된 정보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유가족들을 비이성적이고 과격한 집단민원인, 또는 보상문제에서의 협상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고 있다. --- p.94쪽

전부 현장근무자만 처벌을 받은 거죠. 지하철을 1인 승무로 설계하고, 불쏘시개 전동차를 도입하고, 안전에 취약한 역사를 건설하고, 인력을 제대로 운영하지 않은 그 어느 누구도 여기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았습니다. --- p.128

산사태가 날 때마다 난개발문제와 관리 시스템의 부재를 얘기하지만 ‘개발’의 역사를 자랑해온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여전히 경제적인 이유를 들어 개발에 찬성하는 입장이 훨씬 더 많다. 유가족들은 ‘산사태는 천재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라는 인식이 팽배한 사회에서 피해자 자신이 ‘인재’임을 밝혀야 하는 현실과 싸워야 했다.
--- p.175

하청업체 D사는 소속 노동자들에게 야간작업을 지시했다. 대정수 첫날부터 야간작업이라니, 공정 급한 것이 눈에 빤히 보였다. 그날 다른 업체 노동자들은 잔업을 하지 않았다. 사일로 안의 가스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추가작업을 취소했다는 업체도 있었다. 그러나 하청에 하청, 즉 대림산업의 수주를 받은 유한기술(주)로부터 다시 재하도급을 받은 D사는 공사기간 단축 압박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 p.198

“기업한테 안전을 지키라는 것은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일이에요.” 대림참사대책위 이성수 집행위원장은 기업을 고양이에 비유했다. 고양이는 안전을 위해 입에 문 생선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다. 고양이를 관리하고 감독할 사람이 필요하다. 국가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 --- p.215

“친구들 보내고 생각 많이 했어요. 왜 그때 교관이 시키는 대로, 학교가 시키는 대로 가만히 있었을까? 어떻게 사람이 하루 만에 그렇게 복종하는 관계가 될 수 있었을까?” --- p.257

과거처럼 ‘노후는 자녀가 책임져야’ 한다는 낡은 인식은 사회적 돌봄의 가치와 국가책임을 가볍게 하는 데 동원된다. 노인의 건강과 생활을 책임질 사회적 제도가 부족한 상태에서 그 악영향은 고스란히 노인들에게 전가된다. 돌봄에 대한 정부책임을 민간으로 넘기고도 관리감독조차 제대로 하지 않아 노인들이 희생됐다. 장성효사랑요양병원 화재참사는 우리 사회에 노인이 어디에 위치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노인돌봄에서 국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묻고 있다.
--- p.308~309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책을 읽다 보면 저절로 한숨이 나온다. 정말 우리는 어떤 나라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 국가의 역할에 대해 ‘최소한’이라고 생각했던 그 모든 것이 무너진다. 재난을 미연에 방지하거나 일이 벌어졌을 때 최대한 빨리 수습하는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재난의 원인을 왜곡하고 은폐하며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을 억압하는 국가가 귀신같이 등장한다. 은폐를 위해 동원되는 국가는 단지 중앙정부만이 아니다. 씨랜드 참사에서는 국과수가, 대구지하철 참사에서는 지역 정가, 지역 언론 등이 앞장선다. 재난이 발생하면 시민을 보호하는 게 아니라 국가 자체를 보호하기 위해 이 공모관계로서의 전체인 ‘국가’가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는 지금까지 이렇게 물었다. 이게 국가인가? 아니다. 이 책은 뼈아프게 증언하고 있다. 그게 국가였다고 말이다. 우리가 물어야 하는 것은 ‘인재’라는 이름으로 감춰져 있던 국가라고 말이다.
- 엄기호 (사회학자)

이 책은 ‘인재人災’의 ‘인人’이 무엇인지 묻고 있습니다. 여기서 ‘인’은 기업이고, 국가이며, (듣기 불편한 이야기지만) 타인의 희생으로 누리는 편리함에 취한 우리 자신입니다. 소수의 희생자를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외면한 우리 모두입니다. 《재난을 묻다》의 저자들은 전체의 성장을 위해 희생당한 소수의 목소리를 마치 뉴스를 보여주듯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종이 위의 숫자를 이기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목소리입니다. 책을 통해 전해지는 그 목소리가 다시 “여기에 사람이 있다”고 외치며, 배부르게 잠든 우리를 아프게 깨웁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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