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0년 06월 14일 |
---|---|
쪽수, 무게, 크기 | 312쪽 | 380g | 141*195*30mm |
ISBN13 | 9788959134472 |
ISBN10 | 8959134473 |
발행일 | 2010년 06월 14일 |
---|---|
쪽수, 무게, 크기 | 312쪽 | 380g | 141*195*30mm |
ISBN13 | 9788959134472 |
ISBN10 | 8959134473 |
추천의 글 제주를 뼛속까지 사랑하는 떠돌이 시인 프롤로그 함께이기 때문에 외로운 것이다 01 내 안에 들어온 제주올레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이다|산보를 나가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폭풍의 화가 변시지|노화백의 사랑|삶은 외롭고 서글프고 그리운 것|흰 동백 피었다 지네|비구니 스님들 올레길에 취하다|서귀포의 밤 02 올레길 위의 사랑 여행자의 사랑은 불가능이 없다|가파도의 로미오와 줄리엣|죽음으로 사랑을 지킨 여자 홍윤애|17년을 기다린 사랑|올레 교감 선생님 ‘한산도’의 봄|올레길에서 만난 집시 유퉁|사랑이 불치병인 까닭 03 올레, 사람 사이로 흐르다 한 사랑을 잃고 더 많은 사랑을 얻다|제주올레를 만든 또 한 사람 서동철|서귀포 라 트라비아타|올레길에서 만난 이방인들|길이 된 사람|춘자싸롱 04 사색의 숲을 거닐다 존재의 근원을 찾아 떠나는 여행|만 개의 눈 만 개의 목숨|생명에 대한 예의|삶의 본질은 죽이는 것과 먹는 것|지구의 마지막 세대인 것처럼|태고의 힘 비양도|바위에 갇힌 자들|왕은 숲으로 갔다 05 제주 속으로 들어가다 이승에 집을 두고 저승에 직장을 두고|슬픔의 다크 올레|내 슬픈 경주마들|신들의 로맨스|살려줍서 살려줍서|바람과 돌의 나라|모슬포 과부탄|지구는 수구다 |
제주도 대한 기행문을 읽은건, 이 번이 3번째다.
첫번째는 제주의 알려진 곳이 아닌, 요즘 유행하고 있는 말로 말하자면.. 제주의 소소한 장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두번째는 제주 올레길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올레길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책이었다.
세번째가 올레, 사랑을 만나다.
두번째와 세번째의 주제가 똑같은 올레길에 대한 이야기라 좀 걱정을 했다. 그러나 책을 펼치고 읽는 순간, 나의 걱정은 다 쓸데 없는 걱정이었다. 올레길을 다니며 겪었던, 다른 여행서와 별반 다르지 않는 책이라 생각했거늘..... 아! 기행문이 이렇게도 쓰여질 수 있구나.
요즘 하도 올레길 올레길 말들이 많지 않은가. 올레길 덕에, 우리 고장에도 '무학산 둘레길'이라는게 생겼다. 가까운 지리산에는 '지리산 둘레길'이 생기기도 했다.
사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도로를 개발한다는 명목으로 얼마나 많은 자연이 파괴되었는가. 올레길은 돈으로 길을 만들지 않고 단지 잊혀진 옛길을 찾아 이어준 것일 뿐이다. 돈을 들이지 않았으니 자연이 파괴될 일도 없었다. 만약 올레길이 정신이 아니라 돈으로 낸 길이었다면 아마 돈의 액수만큼 망가졌을 것이다.
|
이 책에선 절대 올레길이 주인공이 아니다. 올레길은 그저 한낱 조연에 지나지 않는다.
올레길을 배경으로 등장하는 수많은 주인공들은 바로 제주사람들.
제주 사람들 이야기, 제주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강제윤은 자연예찬론자이다. 그 점이 아주 맘에 들었다. 지금 우리는 각 개인의 이익을 위해 자연을 얼마나 파헤치고 있는가. 자연은 한 번 파괴되면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지금도 진행되고 사대강 사업은 하루빨리 중단 되어야 할 것이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 두는게 최선의 방법이거늘. 아직 어린(?) 나도 아는 사실을, 오래 사신 그 분은 왜 모르는 것일까.
나이만 먹는다고 다 성인군자가 되는것은 아닌가보다.
아름다운 경관을 파괴하고 인공적인 구조물을 만드는 행위는 그것이 아무리 뛰어난 건축물일지라도 건축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자연유산인 섭지코지를 파괴하고 들어선 저 건물들은 분명 제주의 재앙이다.
|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책.
다른 기행문과 절대 비교하지마시라!!
간만에,
아껴 읽고 싶을 정도로 예쁜 책을 만났다.
귀요미 철새가 빼꼼이 인사하고 있는,
"올레, 사랑을 만나다."
제주도 올레길에 대한 책은 시중에 이미 많이 나왔지만
'제대로' 올레길에 대해 논한 책은 이 책이 아닐까 싶다.
한 순간의 감정이나 얼핏 든 감상이 아닌,
뼛속 깊이 제주를 이해하고 쓴 책.
첫 페이지부터 저자인 강제윤의 애잔한 시가 눈길을 잡아끈다.
그러니까 요즘 모든 책을 '흩날려 속독법'으로 읽는 내가
가장 첫 페이지를 읽고 또 읽었다는 사실 ㅎㅎ
견딜 수 없는 날들은 견디지 마라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그리움을 견디고 사랑을 참아
보고 싶은 마음, 병이 된다면
그것이 어찌 사랑이겠느냐
그것이 어찌 그리움이겠느냐
-중략
(강제윤)
아껴아껴 읽고 있다.
책 읽으면서 감명깊은 페이지는 접어 두는 습관이 있는데
첫 장 읽으면서 벌써 접어둔 곳 투성이다.
두 곳 골라 소개하자면,.
세상 어디에도 정해진 길은 없다. 올레길 또한 결코 정해진 하나의 길이 아니다.
올레길의 상징인 화살표와 리본은 방향을 알려주는 지침을 뿐 길 그 자체는 아니다.
방향을 잃었을 때 화살표는 유용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길을 가두는 괄호는 아니다.
올레길 코스는 등대 같은 것이다. 등대가 내 항해의 목적지는 아니지 않은가.
그러므로 길을 놓쳤다고 건너뛰었다고 책망할 까닭은 없다.
우리는 흔히 자연에 대해 다 안다고 자부하지만 아는 것과 체험하는 것은 다르다.
자연을 아는 것은 자연을 체험하는 것의 10분의 1만큼도 중요하지 않다.
그러므로 이 길에서는 느리게 걸어야 하리라.
그리고 정말 반하게 만든 그림 같은 페이지들,.
이거슨 정말 그림;
매일매일 컴퓨터와 씨름하며 머리 아파올 때 조금씩 읽으려고 아껴 두었다.
궁금하신 분들 ㅎ
어서어서 사 보시라 ㅎㅎㅎ
강제윤 작가를 처음 알게된 것은 가볍게 스치는 우연이었다.
법정 스님의 추천 도서를 열심히 찾아 읽던 시절, 그 중 한 권의 책이 강제윤 시인을 만나게 했다. 허균의 <한정록>을 김원우 작가가 우리말로 옮긴 <숨어사는 즐거움>. 근처의 도서관에서 제목만 검색하여 빌렸었다. 당연히 허균의 책이겠거니 안심하고 빌린 책의 표지에는 '아뿔사!', 허균이 아닌 '강제윤'이라는 낯선 이름이 씌어 있었다. 빌린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서둘러 반납하기도 머쓱하여 부득불 읽게 되었다. 그렇게 우연처럼 만난 작가의 책은 좋았다. 기대 이상이었다. 오죽하면 작가의 홈페이지 '동천다려'를 방문하여 그가 쓴 글을 모두 읽었을까.
작가의 삶은 그야말로 유목민의 삶이었다. 1988년 '문화와 비평'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그는 한동안 인권 활동가로 살다가 고향인 보길도로 귀향했다. 찻집 '동천다려'를 운영하며 고향의 자연을 지키는 일에 헌신하던 그는 이번에는 홀연히 청도 한옥학교 한옥 목수 과정을 졸업한 뒤 티베트 유랑을 하고 2006년 가을 완도군 덕우도를 시작으로 섬 순례에 나선 작가는 10년 계획으로 사람이 사는 한국의 모든 섬 500여 개를 걸어서 순례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 까닭에 한곳에서 열흘 이상을 머무르지 않던 그가 제주에서 1년 남짓을 살았던 것은 제주의 사람들과 자연 풍광이 그의 발길을 붙잡았기 때문이리라.
작가는 이 책에서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는 가급적 숨기고 올레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제주의 아픈 역사와 약간의 풍경 스케치를 아주 담담한 필체로 수채화처럼 펼쳐 보이고 있다. 올레길의 소개를 목적으로 쓴 까닭에 주관적 사색을 삼간 것인지, 아니면 작가의 내면적 성숙이 어떤 것에도 매이지 않는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인지 나는 작가의 의중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깅제윤 시인의 다른 작품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 책이 풍기는 담백함에 고개를 갸웃할 것이다.
작가는 책에서 폭풍의 화가 변시지를 비롯하여, 청도 운문사 진광과 현우 스님, 산전수전 다 겪은 15세 선장 출신의 김성일, 끈질긴 집념으로 원수 집안의 여자와 결혼한 가파도 이장 김동욱, 올레 교감 선생님 한산도, 집시적 삶의 종착지로 제주도를 선택한 연예인 출신 화가 유퉁, 올레길 이방인 데럴 쿠드와 트레이시 베럿, 5.18 시민군 출신 민주화 운동가 진희종, 허름한 30년 국수집 춘자싸롱의 아낙네 그리고 제주 올레 이사장 서명숙과 조폭 보스 출신의 올레 탐사대장 서동철 등 작가가 만났거나 인연이 닿은 사람들과 역사 속의 인물 홍윤애 등을 그리고 있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이제나 저제나 기다렸던 인물은 제주를 사랑하여 평생 제주의 풍광을 사진에 담았던 김영갑 사진작가였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끝내 찾을 수 없었다. 어쩌면 작가는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사람들에게 집중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자신처럼 홀홀 단신 떠돌았던 김영갑 작가의 갤러리를 들르면 자신도 영영 제주의 산천을 벗어나지 못할까봐 두려웠는지도 모르겠다.
"여행지에서의 사랑은 불가능이 없다. 어떠한 조건이나 난관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여행 중에 만나는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기 때문이다. 이방인이건 토착민이건 누구나 여행자다. 여행지에서의 사랑은 즉흥적이고 충동적이지만 그것은 또한 사랑의 본성에 가장 충실한 것이기도 하다. 조건에 대한 사랑이 아닌 사람 자체에 대한 사랑. 사내의 순정이 사랑을 완성했다. 하지만 사랑의 시작은 여행자와의 만남이었기에 가능했다. ―여행자의 사랑은 불가능이 없다." (p.97)
내가 요즘 아침, 저녁으로 지나치는 길은 쌀밥처럼 하얗게 꽃이 핀 이팝나무 가로수길이다. 그 길을 지날 때면 배고팠던 시절의 하얀 쌀밥 냄새가 나곤 한다. 사람의 마음에 사랑이 없으면 그 아름다운 풍경이 무슨 소용이랴. 길을 걸으며 떠올릴 추억이 없다면 꽃 피는 계절인들 무슨 소용이랴. 올레길은 저마다의 추억을 안고 모르는 사람에게 가슴을 여는 길임을 작가는 말하고 싶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