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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 사랑을 만나다

올레, 사랑을 만나다

: 섬 순례자 강제윤의 제주 올레길 여행

강제윤 | 예담 | 2010년 06월 14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9 리뷰 21건 | 판매지수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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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6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380g | 141*195*30mm
ISBN13 9788959134472
ISBN10 895913447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추천의 글 제주를 뼛속까지 사랑하는 떠돌이 시인
프롤로그 함께이기 때문에 외로운 것이다

01 내 안에 들어온 제주올레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이다|산보를 나가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폭풍의 화가 변시지|노화백의 사랑|삶은 외롭고 서글프고 그리운 것|흰 동백 피었다 지네|비구니 스님들 올레길에 취하다|서귀포의 밤

02 올레길 위의 사랑
여행자의 사랑은 불가능이 없다|가파도의 로미오와 줄리엣|죽음으로 사랑을 지킨 여자 홍윤애|17년을 기다린 사랑|올레 교감 선생님 ‘한산도’의 봄|올레길에서 만난 집시 유퉁|사랑이 불치병인 까닭

03 올레, 사람 사이로 흐르다
한 사랑을 잃고 더 많은 사랑을 얻다|제주올레를 만든 또 한 사람 서동철|서귀포 라 트라비아타|올레길에서 만난 이방인들|길이 된 사람|춘자싸롱

04 사색의 숲을 거닐다
존재의 근원을 찾아 떠나는 여행|만 개의 눈 만 개의 목숨|생명에 대한 예의|삶의 본질은 죽이는 것과 먹는 것|지구의 마지막 세대인 것처럼|태고의 힘 비양도|바위에 갇힌 자들|왕은 숲으로 갔다

05 제주 속으로 들어가다
이승에 집을 두고 저승에 직장을 두고|슬픔의 다크 올레|내 슬픈 경주마들|신들의 로맨스|살려줍서 살려줍서|바람과 돌의 나라|모슬포 과부탄|지구는 수구다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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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의 풀의 나무와 들꽃들을 찬찬히 들여다보거나 새소리를 듣지도 못하고 정신없이 걷는다면, 또 시시각각 변화하는 바다의 풍경을 놓친다면, 길에 얽힌 이야기와 바람이 전하는 말을 듣지 못한다면, 대체 이 자연의 길을 걷는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는 흔히 자연에 대해 다 안다고 자부하지만 아는 것과 체험하는 것은 다르다. 자연을 아는 것은 자연을 체험하는 것의 10분의 1만큼도 중요하지 않다. 그러므로 이 길에서는 느리게 걸어야 하리라. 온갖 해찰을 부리며 걸어야 하리라. 올레길에서는 도달해야 할 목적지 따위는 잊자. 목적지에 가지 못한들 어떠랴. 길을 벗어나 낯선 길로 들어선들 또 어떠랴.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 그 자체가 아닌가. 여행을 떠난 순간 우리는 이미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 p.23~25

여행지에서의 사랑은 불가능이 없다. 어떠한 조건이나 난관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여행 중에 만나는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기 때문이다. 이방인이건 토착민이건 누구나 여행자다. 여행지에서의 사랑은 즉흥적이고 충동적이지만 그것은 또한 사랑의 본성에 가장 충실한 것이기도 하다. 조건에 대한 사랑이 아닌 사람 자체에 대한 사랑. 사내의 순정이 사랑을 완성했다. 하지만 사랑의 시작은 여행자와의 만남이었기에 가능했다.
--- p.97

오늘 섭지코지의 길에는 초원을 노닐던 발들은 사라지고 레스토랑 손님을 실은 전기자동차들만 유유히 질주하고 있다. 사업주는 이곳을 국내 최초의 친환경 해양리조트로 개발했다고 기만적인 언어로 선전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진실이 가려지는 것은 아니다. 아름다운 경관을 파괴하고 인공적인 구조물을 만드는 행위는 그것이 아무리 뛰어난 건축물일지라도 건축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자연유산인 섭지코지를 파괴하고 들어선 저 건물들을 분명 제주의 재앙이다. 이제 나는 다시 섭지코지에 가지 않을 것이다.
--- p.233

제주 창조 여신인 설문대할망은 옥황상제의 셋째 딸이었고 거인이었다. 할망이 치마로 몇 번 흙을 날라다 만든 것이 한라산이다. 흙을 나르던 중 터진 치마 사이로 떨어져서 굳은 것이 오름이다. 할망의 나막신에 붙었다가 떨어져 나간 흙덩이들도 오름이 되었다. 한라산이 너무 높아 봉우리를 꺾어 던졌더니 산방산이 되었다. 성산일출봉은 할망의 빨래 바구니고 우도는 빨래판이다. 본래 우도는 제주 본섬과 연결되어 있었지만 할망이 한번 오줌을 누자 흙이 쓸려나가 그 사이는 바다가 되었고 우도는 섬으로 떨어져 나갔다. 설문대할망이 백록담을 베개 삼아 누우면 허리가 고근산에 걸쳐지고 다리는 범섬에 닿았다. 이때 설문대할망의 발가락이 닿아 뚫린 구멍 두 개가 있다. 이 구멍은 범의 콧구멍을 닮았다 하여 ‘콧구멍’이라 부른다. 범섬의 두 동굴이다.
--- p.307~308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나그네, 사랑에 빠지다

올레길을 걷는 사람들과 제주에 살고 있는 사람 모두 저마다 나름의 사연을 안고 있다.
죽음으로 사랑을 지킨 여자 홍윤애, 원수 집안의 여자를 사랑한 가파도 이장, 17년이라는 기나긴 기다림 끝에 사랑의 결실을 이룬 한 게스트하우스의 부부, 손목 한번 잡지 않고 5년을 기다려 사랑을 얻어낸 선장, 몽골 초원과 닮은 제주 땅을 사랑하는 몽골인 아내와 올레길을 걸으며 살아가는 배우 유퉁, 올레길의 아름다움에 압도되어 실연의 상처를 떨쳐버린 여행자 등…….

그들은 각기 다른 모양의 사연을 안고 올레길에 올랐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들 모두 올레길 위에서 동일한 경험을 한다. 마음속 깊은 곳에 응어리로 남아 있는 것들을 비워내고 올레길이 주는 희망과 사랑으로 새롭게 자기 자신을 채워낸 것이다. 그럼으로써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던 사랑을 얻고, 절대 치유되지 않을 것 같은 상처를 치유 받았다. 그 길은 청년 시절 혁명가로, 인권운동가로 살고 고향 보길도에서 33일간의 단식으로 댐 건설을 막아내는 등 투사 이미지가 각인된 시인조차 ‘사랑’을 화두로 삼게 했다.
『올레, 사랑을 만나다』에는 사랑 이야기뿐 아니라 제주 사람들의 진솔하고 내밀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제주의 바람과 향기를 사진보다 강렬하게 그림으로 담아낸 변시지 화백의 이야기, 올레길을 만든 또 한 사람 서동철 탐사대장의 파란만장한 삶, 캐나다에서 온 문학청년 데럴 쿠트의 제주 사랑, 허름한 30년 국숫집 춘자싸롱 주인 마담의 굴곡진 인생, 일제의 야만을 몸소 겪었다는 모슬포 감자 할머니의 이야기 등…….

저자는 제주에 더 가까이 들어가서 제주 사람들의 이야기를 길어 올리고 그들의 마음을 보듬어 보여준다. 그저 아름답게만 보이는 제주와 제주 사람들에게도 지난한 일상과 뼈 시린 아픔이 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듯하나 여전히 제주 사람들에 영향을 미치는 4.3항쟁, 개발과 관광이라는 미명 하에 훼손되는 제주의 순수성 등. 저자는 제주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제껏 알지 못했던 제주의 속살을 들여다본다.
올레길에서 만난 여행자와 제주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삶을 반추하게 하는 한편, 마음 깊은 곳에 내재한 상처와 아픔을 위로해준다. 이 책을 통해 단순한 관광지로서의 제주가 아니라 일상과 떠남, 사랑과 아픔이 살아 숨 쉬는 제주와 올레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곳에선 좀 더 느리게 걸어야 하리

저자는 올레길은 될 수 있는 한 최대한 천천히 걸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렇지 않으면 올레길 여행에서만 얻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놓치게 되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는 진정한 올레길 여행이란 자연의 풍광을 온 몸으로 느끼고 올레로 자신을 채우는 것, 그리고 그것을 그곳을 걷는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다. 그것은 비단 올레길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닌 모든 여행의 미덕이 아닐까.

한편 이 책에는 ‘연인이 걸으면 좋은 올레길’, ‘사색하며 걷기 좋은 올레길’ 등 각자의 상황에 따라 걸으면 좋을 법한 올레길을 소개한 지도가 수록되어 올레길 여행의 또 다른 재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강제윤의 『올레, 사랑을 만나다』는 외지인의 눈에 비친 이국적인 제주 올레길의 풍광을 다루지도, 올레 여행을 더 즐겁고 맛있고 편하게 하는 법을 가르쳐주지도 않는다. 제주인보다도 더 제주의 아픈 역사에 깊이 공감하고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뼛속 깊이 사랑하는 그는 눈에 보이는 것에만 눈길을 주지 않는다. 한 길 더 깊이,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들어가서 제주 사람들의 이야기를 길어 올리고 그들의 마음을 헤쳐 보인다.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제주 올레길을 걷는다면, 당신은 아마도 제주 풍경뿐만 아니라 제주 사람들의 속살까지도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

저자 강제윤에게서는 바람의 냄새가 난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그는 마치 그리스인 조르바 같다. 사람은 섬세하면서도 담대하고 문장은 예리하면서도 따뜻하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대한민국의 모든 유인도 5백여 개를 다 걷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한곳에 열흘 이상 머물지 않았던 바람 같은 떠돌이가 1년 넘게 올레와 사랑에 빠진 치명적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단언컨대 나그네가 제대로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서명숙 (『제주걷기여행』 저자, 제주올레 이사장)

회원리뷰 (21건) 리뷰 총점8.9

혜택 및 유의사항?
이것이 진정 사람 냄새나는 제주도 이야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호***) | 2010.07.19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제주도 대한 기행문을 읽은건, 이 번이 3번째다. 첫번째는 제주의 알려진 곳이 아닌, 요즘 유행하고 있는 말로 말하자면.. 제주의 소소한 장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두번째는 제주 올레길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올레길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책이었다. 세번째가 올레, 사랑을 만나다. 두번째와 세번째의 주제가 똑같은 올레길에 대한 이야기라 좀 걱정을 했다. 그러나 책을 펼치;
리뷰제목

제주도 대한 기행문을 읽은건, 이 번이 3번째다.

첫번째는 제주의 알려진 곳이 아닌, 요즘 유행하고 있는 말로 말하자면.. 제주의 소소한 장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두번째는 제주 올레길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올레길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책이었다.

세번째가 올레, 사랑을 만나다.

두번째와 세번째의 주제가 똑같은 올레길에 대한 이야기라 좀 걱정을 했다. 그러나 책을 펼치고 읽는 순간, 나의 걱정은 다 쓸데 없는 걱정이었다. 올레길을 다니며 겪었던, 다른 여행서와 별반 다르지 않는 책이라 생각했거늘..... 아! 기행문이 이렇게도 쓰여질 수 있구나.

요즘 하도 올레길 올레길 말들이 많지 않은가. 올레길 덕에, 우리 고장에도 '무학산 둘레길'이라는게 생겼다. 가까운 지리산에는 '지리산 둘레길'이 생기기도 했다.

 

 

 

사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도로를 개발한다는 명목으로 얼마나 많은 자연이 파괴되었는가.

올레길은 돈으로 길을 만들지 않고 단지 잊혀진 옛길을 찾아 이어준 것일 뿐이다.

돈을 들이지 않았으니 자연이 파괴될 일도 없었다.

만약 올레길이 정신이 아니라 돈으로 낸 길이었다면 아마 돈의 액수만큼 망가졌을 것이다.

 

 

 

이 책에선 절대 올레길이 주인공이 아니다. 올레길은 그저 한낱 조연에 지나지 않는다.

올레길을 배경으로 등장하는 수많은 주인공들은 바로 제주사람들.

제주 사람들 이야기, 제주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강제윤은 자연예찬론자이다. 그 점이 아주 맘에 들었다. 지금 우리는 각 개인의 이익을 위해 자연을 얼마나 파헤치고 있는가. 자연은 한 번 파괴되면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지금도 진행되고 사대강 사업은 하루빨리 중단 되어야 할 것이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 두는게 최선의 방법이거늘. 아직 어린(?) 나도 아는 사실을, 오래 사신 그 분은 왜 모르는 것일까.

나이만 먹는다고 다 성인군자가 되는것은 아닌가보다.

 

 

 

아름다운 경관을 파괴하고 인공적인 구조물을 만드는 행위는

그것이 아무리 뛰어난 건축물일지라도 건축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자연유산인 섭지코지를 파괴하고 들어선 저 건물들은 분명 제주의 재앙이다.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책.

다른 기행문과 절대 비교하지마시라!!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포토리뷰 두고 두고 읽을 책, '올레, 사랑을 만나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w****0 | 2010.06.16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간만에, 아껴 읽고 싶을 정도로 예쁜 책을 만났다.                                       귀요미 철새가 빼꼼이 인사하고 있는, "올레, 사랑을 만나다."       제주도 올레길에 대한 책은 시중에 이미 많이 나왔지만 '제대로' 올레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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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아껴 읽고 싶을 정도로 예쁜 책을 만났다.

 


 

 

 

 

 

 

 

 

 

 

 

 

 

 

 

 

 

 

귀요미 철새가 빼꼼이 인사하고 있는,

"올레, 사랑을 만나다."

 

 

 

제주도 올레길에 대한 책은 시중에 이미 많이 나왔지만

'제대로' 올레길에 대해 논한 책은 이 책이 아닐까 싶다.

 

한 순간의 감정이나 얼핏 든 감상이 아닌,

뼛속 깊이 제주를 이해하고 쓴 책.

 

첫 페이지부터 저자인 강제윤의 애잔한 시가 눈길을 잡아끈다.

그러니까 요즘 모든 책을 '흩날려 속독법'으로 읽는 내가

가장 첫 페이지를 읽고 또 읽었다는 사실 ㅎㅎ

 

 

 견딜 수 없는 날들은 견디지 마라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그리움을 견디고 사랑을 참아

 보고 싶은 마음, 병이 된다면

 그것이 어찌 사랑이겠느냐

 그것이 어찌 그리움이겠느냐

 -중략

 (강제윤)

 

 

아껴아껴 읽고 있다.

책 읽으면서 감명깊은 페이지는 접어 두는 습관이 있는데

첫 장 읽으면서 벌써 접어둔 곳 투성이다.

 

 

두 곳 골라 소개하자면,. 

 

 


 

 

 

 

 

 

 

 

 

 

 

 

 

 

 

 

 

 

세상 어디에도 정해진 길은 없다. 올레길 또한 결코 정해진 하나의 길이 아니다.

올레길의 상징인 화살표와 리본은 방향을 알려주는 지침을 뿐 길 그 자체는 아니다.

방향을 잃었을 때 화살표는 유용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길을 가두는 괄호는 아니다.

올레길 코스는 등대 같은 것이다. 등대가 내 항해의 목적지는 아니지 않은가.

그러므로 길을 놓쳤다고 건너뛰었다고 책망할 까닭은 없다.

 

 

 

 

 

 


 

 

 

 

 

 

 

 

 

 

 

 

 

 

 

 


 

우리는 흔히 자연에 대해 다 안다고 자부하지만 아는 것과 체험하는 것은 다르다.

자연을 아는 것은 자연을 체험하는 것의 10분의 1만큼도 중요하지 않다.

그러므로 이 길에서는 느리게 걸어야 하리라.


 

 

 

 

 그리고 정말 반하게 만든 그림 같은 페이지들,. 


 

 

 

 

 

 

 

 

 

 

 

 

 

 

 

 

 

 

 

 

 

 

 

 

 이거슨 정말 그림; 


 

 

 

 

 

 

 

 

 

 

 

 

 

 

 

 

 

 

 

 

 매일매일 컴퓨터와 씨름하며 머리 아파올 때 조금씩 읽으려고 아껴 두었다.

 궁금하신 분들 ㅎ

 어서어서 사 보시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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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이팝나무에 밥풀처럼 꽃이 열릴 때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꼼* | 2013.05.23 | 추천1 | 댓글2 리뷰제목
강제윤 작가를 처음 알게된 것은 가볍게 스치는 우연이었다. 법정 스님의 추천 도서를 열심히 찾아 읽던 시절, 그 중 한 권의 책이 강제윤 시인을 만나게 했다.  허균의 <한정록>을 김원우 작가가 우리말로 옮긴 <숨어사는 즐거움>.  근처의 도서관에서 제목만 검색하여 빌렸었다.  당연히 허균의 책이겠거니 안심하고 빌린 책의 표지에는 '아뿔사!', 허균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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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윤 작가를 처음 알게된 것은 가볍게 스치는 우연이었다.

법정 스님의 추천 도서를 열심히 찾아 읽던 시절, 그 중 한 권의 책이 강제윤 시인을 만나게 했다.  허균의 <한정록>을 김원우 작가가 우리말로 옮긴 <숨어사는 즐거움>.  근처의 도서관에서 제목만 검색하여 빌렸었다.  당연히 허균의 책이겠거니 안심하고 빌린 책의 표지에는 '아뿔사!', 허균이 아닌 '강제윤'이라는 낯선 이름이 씌어 있었다.  빌린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서둘러 반납하기도 머쓱하여 부득불 읽게 되었다.  그렇게 우연처럼 만난 작가의 책은 좋았다.  기대 이상이었다.  오죽하면 작가의 홈페이지 '동천다려'를 방문하여 그가 쓴 글을 모두 읽었을까.

 

작가의 삶은 그야말로 유목민의 삶이었다.  1988년 '문화와 비평'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그는 한동안 인권 활동가로 살다가 고향인 보길도로 귀향했다.  찻집 '동천다려'를 운영하며 고향의 자연을 지키는 일에 헌신하던 그는 이번에는 홀연히 청도 한옥학교 한옥 목수 과정을 졸업한 뒤 티베트 유랑을 하고 2006년 가을 완도군 덕우도를 시작으로 섬 순례에 나선 작가는 10년 계획으로 사람이 사는 한국의 모든 섬 500여 개를 걸어서 순례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 까닭에 한곳에서 열흘 이상을 머무르지 않던 그가 제주에서 1년 남짓을 살았던 것은 제주의 사람들과 자연 풍광이 그의 발길을 붙잡았기 때문이리라.

 

작가는 이 책에서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는 가급적 숨기고 올레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제주의 아픈 역사와 약간의 풍경 스케치를 아주 담담한 필체로 수채화처럼 펼쳐 보이고 있다.  올레길의 소개를 목적으로 쓴 까닭에 주관적 사색을 삼간 것인지, 아니면 작가의 내면적 성숙이 어떤 것에도 매이지 않는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인지 나는 작가의 의중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깅제윤 시인의 다른 작품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 책이 풍기는 담백함에 고개를 갸웃할 것이다.

 

작가는 책에서 폭풍의 화가 변시지를 비롯하여, 청도 운문사 진광과 현우 스님, 산전수전 다 겪은 15세 선장 출신의 김성일, 끈질긴 집념으로 원수 집안의 여자와 결혼한 가파도 이장 김동욱, 올레 교감 선생님 한산도, 집시적 삶의 종착지로 제주도를 선택한 연예인 출신 화가 유퉁, 올레길 이방인 데럴 쿠드와 트레이시 베럿, 5.18 시민군 출신 민주화 운동가 진희종, 허름한 30년 국수집 춘자싸롱의 아낙네 그리고 제주 올레 이사장 서명숙과 조폭 보스 출신의 올레 탐사대장 서동철 등 작가가 만났거나 인연이 닿은 사람들과 역사 속의 인물 홍윤애 등을 그리고 있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이제나 저제나 기다렸던 인물은 제주를 사랑하여 평생 제주의 풍광을 사진에 담았던 김영갑 사진작가였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끝내 찾을 수 없었다.  어쩌면 작가는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사람들에게 집중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자신처럼 홀홀 단신 떠돌았던 김영갑 작가의 갤러리를 들르면 자신도 영영 제주의 산천을 벗어나지 못할까봐 두려웠는지도 모르겠다.

 

"여행지에서의 사랑은 불가능이 없다. 어떠한 조건이나 난관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여행 중에 만나는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기 때문이다. 이방인이건 토착민이건 누구나 여행자다. 여행지에서의 사랑은 즉흥적이고 충동적이지만 그것은 또한 사랑의 본성에 가장 충실한 것이기도 하다. 조건에 대한 사랑이 아닌 사람 자체에 대한 사랑. 사내의 순정이 사랑을 완성했다. 하지만 사랑의 시작은 여행자와의 만남이었기에 가능했다. ―여행자의 사랑은 불가능이 없다."    (p.97)

  

내가 요즘 아침, 저녁으로 지나치는 길은 쌀밥처럼 하얗게 꽃이 핀 이팝나무 가로수길이다.  그 길을 지날 때면 배고팠던 시절의 하얀 쌀밥 냄새가 나곤 한다.  사람의 마음에 사랑이 없으면 그 아름다운 풍경이 무슨 소용이랴.  길을 걸으며 떠올릴 추억이 없다면 꽃 피는 계절인들 무슨 소용이랴.  올레길은 저마다의 추억을 안고 모르는 사람에게 가슴을 여는 길임을 작가는 말하고 싶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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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여행이 버무려진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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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 | 2017.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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