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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카투사를 아느냐 : 이방인 속의 이방인, 카투사가 바라본 주한미군 이야기

너희가 카투사를 아느냐 : 이방인 속의 이방인, 카투사가 바라본 주한미군 이야기

: 부록 주한미군 게시판/카투사 100문 100답

이우일 그림 | 리수 | 2003년 09월 0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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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군사 top2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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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책은 『천상천하 유아독존 골목대장 아메리카』의 개정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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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9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12쪽 | 375g | 148*210*20mm
ISBN13 9788990449153
ISBN10 8990449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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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박정철, 오승환
박정철 : 1998년 KATUSA 입대.
복무 중 “나는 카투사” 사이트 운영 시작.
제대 후에도 한참 동안 정신적으로 제대를 하지 못하여 사회 부적응 현상 보임. 결국 카투사 홈페이지를 계속 운영하며 카투사에 대한 글을 쓰게 됨.
연세대 생화학과 졸업. 현재 연세대 치과대학 재학중.

오승환 : 1998년 KATUSA 입대.
카투사 2년 2개월을 통하여 미국 프로 레슬링의 어설픈 모순의 답을 찾은 이후 헐리우드 영화를 꿰뚫는 준평론가 수준에 이름.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재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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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 트럭이라고 해서 군용 도로로 안 보이게 다닐 수는 없는 법. 불가피하게 고속도로와 기타 국도를 이용해서 달리게 되었는데 뒷자리에 앉은 사병 몇 놈이서 지나가는 길가에 우리 나라 아가씨들이 보이기만 하면 해괴한 소리를 지르며 손을 흔들고 웃고 난리를 부리는 것이었다. 이거 아주 남의 나라 와서 온갖 행패를 다 하는구나 싶어서 속이 부글부글하던 찰라에 그 놈들이 ?삐리리?라는 음란한 표현이 한국말로는 뭐냐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안 그래도 속이 뒤집어져 있던 필자의 고참 냉큼 ?나 바보? 라고 답을 해주었다. 결국 부대까지 오는 내내 그 놈들은 지나가는 아가씨들한테 ?나 바보?, ?나 바보? 하며 낄낄낄 웃어댔고, 그 꼴을 보면서 고참과 필자 역시 통쾌하게 웃어댔다. 그래도 열심히 온 천하에 자기들이 바보인 걸 인정하는 걸 보면 영 바보들은 아닌 듯싶어서 대견하게 봐주기로 했다. 기특한 놈들. --- p. 14

필자는 개인적으로 칠면조를 못 먹는다. 일단 조류는 싫어할 뿐더러, 언젠가 냄새나는 칠면조를 먹은 이후, 그 다음부터 칠면조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미국의 명절 중 추수 감사절(Thanks giving day) 때에는 그대들도 아시다시피, 칠면조 고기를 먹는다. 부대에서 추수 감사절 파티를 하고, 점심 식사 때 칠면조 고기를 먹는데 도무지 입을 댈 수도 없었다. 그러던 필자의 모습을 본 미군 하나가 대뜸 물었다.
?야! 오, 왜 안 먹어??
?칠면조 못 먹어, 왜냐하면….?
이라고 말하려는 순간, 그 넘이
?야 여기봐라! 오가 칠면조를 못 먹는데~~!?
라고 외쳐 일순간에 놀림감이 된 적이 있다. 물론, 분해서 나중에 한식당에 데려가 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육개장과, 김치로 복수를 했지만….
늘 어디를 가든 항시 지극히 합리적인 인간임을 강조하는 미국인들은 자신들에게 이질적이어서 거부감을 주는 문화가 있다고 하면 앞뒤 생각 없이 ?미국식 잣대?로 과감히 평가한 후 미개 문화로 치부하는 만행을 저지르곤 한다. 물론, 그들도 ?문화 상대주의?에 입각하여 상대방의 방식을 존중하려고는 하지만, 그들의 근본에 자리잡고 있는 ?자문화 제일주의?와 미국의 방식이 최선이라는?독선과 오만?은 그들이 내뱉는 대화에서 그리고 그들의 문화에서 종종 확인할 수 있다. --- p. 19

미군 부대 내에서는 같이 자고 같이 밥을 벅는 생활이 매일같이 이루어지므로 이들 미국인의 인종별 생활 패턴을 관찰하기에 참으로 좋은 곳이다. 우선 백인과 흑인은 아침에는 서로 웃으며 인사하고 농담도 주고 받고 하지만 차라니 혼자 앉아서 먹을지언정, 또는 모르는 같은 인종의 테이블에 합석을 하지언정, 백인은 백인 집단에, 흑인은 흑인 집단에 소속되어 서로 섞이지 않는다. 심지어 어울려서 왁자지껄 이야기할 때조차 유심히 살펴보면 이들은 알게 모르게 물과 기름처럼 덩어리져서 갈라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P44

이발소를 이용하다보면 두 가지 색다른 풍경을 경험할 수 있다. 이발소 아저씨, 아줌마들은 카투사한테는 마치 적체된 물건들 처리하듯(물론! 다 그렇지는 않다) 대충대충 깎고 퉁명스럽게 ?거기 쿠폰 놓고 가세요?라고 하는 반면, 미군에게는 작품 만들듯 엄청난 공을 들여가며 끝에는 마사지까지 해주는 그 모습들….
물론 처음에는 이상해 보였지만 ?돈 안 내고 깎는 것도 어딘데?라는 얄팍한 심정으로 그 풍경엔 큰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았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Main post 이발소에는 사람이 득실득실했다. 5~6사람인가 기다려 내 차례가 되었고, 나를 담당하는 아주머니 ?어떻게 깎으시겠어요?란 말도 없이 서슬 퍼런 가위를 들이대는 것이었다. 대꾸하기도 귀찮고 ?군인이 무슨 스타일 따지긴…?이란 생각도 들어 가만 있는데, 자리에 않기 무섭게 불과 2분여 만에 다 끝났다는 것이었다. 본인 그때 한 달 동안 머리를 안 깎았고 그 동안 십수 년 머리를 깎은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도저히 2분 만에 해결될 수준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거울을 보니까 군데 군데 머리가 삐져나오고 잔털 제거도 안 되어 있었다. 이게 무슨 장난도 아니냐 싶어
?아줌마, 다시 깎아 주세요.?
라고 말했더니 다 깎았다는 말씀뿐이었다. 내가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며 다시 깎아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더니, 아주머니 왈
?이거 사람 바쁜데 군인 아저씨 되게 귀찮게 하네.?
두둥~ 성깔 보통 아니기로 소문난 본인 즉각 반응했다.
?아줌마, 나 돈 낼 테니까 다시 깎아주세요.?
분위기 순간 썰렁해졌다.
?아니… 뭐 그럴 것까지야….?
얼버무리시는 아주머니
?아니오. 돈 낼 테니까 다시 깎아주시고 마사지도 해주세요.?
그때 본인 쿠폰도 내고 5달러 60센트도 내고 내키지 않는 마사지도 받고 막사로 돌아왔다. 나보다 어른인 아줌마에게 대들었다는(?) 찜찜함도 있었지만 만약 미군이 그 아줌마에게 불만을 제기했다면 그런 식으로 말할 수 있었겠는가? ?물론 아니다?란 생각에 더욱 우울해졌다. 그 후론 다시 그 이발소는 안 갔지만 그 이후로도 비슷한 대접을 받고 비통해하는 동료들의 이야기는 끊임없이 들려왔다. --- p. 104

'선은 악을 이긴다‘
이와 같은 이미지는 영화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하면서 미군의 긍정적인 모습을 만들어간다. 보기에도 똑똑하고 절도 있게 보이는 선남선녀 주인공들을 보며, 우리는 미 군대의 엘리트적 모습을 떠올리게 되고, 때로 그들의 휴머니스트적 면모를 보면, 이들에 대한 딱딱한 이미지는 사라지고 친숙함마저 느껴진다. 마지막에는 ‘주인공이 항상 승리’라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정의’를 보게 되고 미군은 곧 정의로 인식한다. 이렇듯 소재를 달리하는 군대 영화들이지만, 공통적으로 미 군대를 긍정적 이미지로 묘사한다. 그렇다면 왜 국방성이나 헐리우드는 군대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아낌 없는 투자를 하는 것일까?
오늘날의 미군은 ‘미국의 군대’만은 아니다. 한국, 일본, 독일, 중동 등 거의 전세계에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유일의 ‘평화 유지군’이라 할 만하다. 미군이 전세계 무력 분쟁과 평화를 위해 개입하지 않는 곳이 없으니, 분쟁 당사국은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이 심하다. 그뿐 아니라, 미군들이 세계 각지에 주둔하면서 저지르는 범죄로 인해, 주둔국의 미군에 대한 정서 또한 염려되는 현실에서 미국은 문화적 차원에서 ‘우회적 방법’을 선택한다. “이미지는 모든 것을 삼킨다”라고 한 스튜어드 유웬의 지적에 충실하기라도 하듯, 미국은 미 군대의 이미지를 과잉 포장하여 영화라는 매개체로 전달하고 있다. 헐리우드 블로버스터 영화의 전세계적 영향력을 미 국방성은 간파하고 있는 것이다.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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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남의 땅에서도 홈그라운드에서보다 더욱 활개를 펼치는 이상한 이방인 주한 미군, 그들의 근거 없는 우월 의식으로 인한 불공평한 처사들, 자문화 제일주의와 미국 방식만이 최선이라는 오만과 독선 등 주한 미군을 통해 본 미국은 지금까지의 긍정적 이미지에 의문을 던지기에 충분하다.
매일같이 재활용 구별 없이 쓰레기 더미를 쏟아내면서도 우리의 깊은 산 속 냇물조차 오염 덩어리라 치부하는 그들,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치사한 본능, 인종 차별이라는 말은 없지만 물과 기름처럼 절대 섞이지 않는 흑백의 무리들. 이처럼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 속에서도 휴머니즘과 정의를 논하는 그들의 단면은 또 하나의 모순이다.
그러나 이와 공존하는 우리 내부의 문제점 또한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미군에게는 친절하면서 카투사는 무시하는 군무원들, ‘미군 납품’이라는 딱지를 얻기 위해 비굴해지는 사업자들, 영어를 배우기 위해 미군 부대를 드나드는 슬픈 누이의 모습, 국내에서 벌어지는 미군의 사건 사고에 대한 우리 실력자들의 미온적인 해결책 등 주한 미군과의 공존 속에 빚어지는 우리의 문제점도 꼬집고 있다.
미군과의 생활을 통하여 느낄 수 있었던 미국 문화는 언론이나 미국의 문화 상품으로 알 수 있었던 부분과 분명 큰 차이점이 있다. 필자는 이를 미국이 주도면밀하게 만들어낸 이미지라 말한다. 그리고 지구상 최강의 나라임을 자칭하는 미국을 단지 약자를 깔보고 괴롭히는 ‘골목대장’에 불과하다고 역설한다. 한편 이러한 골목대장식 ‘힘의 논리’를 그들 상호간에 팽팽히 흐르는 ‘약육강식’ 사고를 통하여 밝히고 있다.
우리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보면서 저변에 흐르는 정의?사랑?우정이 빚어내는 감동 속에 위대한 아메리카를 별다른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곤 한다. 그러나 이는 ‘미국 제일주의’를 전달하는 미국의 전략이 정치적 차원에서의 ‘패권주의’보다 한 수 높은 것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미 국방성이 군대 관련 영화 제작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진짜 이유가 전세계에 배치된 미군의 부정적 이미지를 무마시키기 위한 것에 있듯이 말이다.
미국은 자국의 긍정적 이미지를 위하여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심지어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타 시스템을 활용하며, 언론과 매스미디어를 이용하여 매우 주도면밀하게 움직인다. 그리고 우월하기 위해 항상 치열하다.
이러한 그들을 지배하는 사고방식은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정글의 법칙’이다. 따라서 낯선 자의 등장은 언제나 힘겨루기로 이어지고, 나이와 계급도 초월하는 패자의 항복과 언제 그랬냐는 듯 멋지게 포용하는 강자의 너그러움으로 끝을 맺고는 한다. 이러한 사고는 그들의 일상뿐 아니라 문화, 정치, 경제, 국제 정치에 일관되게 표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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