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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 남자의 홋카이도 자전거 여행

소심한 남자의 홋카이도 자전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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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7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28쪽 | 260g | 128*188*20mm
ISBN13 9788993864052
ISBN10 8993864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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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최석재
현재 브레인스톰 학원을 운영하며 「학부모 지침서」라는 저서를 준비하고 있는 번듯(?)한 중년의 학부모지만 아직도 소년의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대한민국 유부남. 초등학교 3학년생 아들과 '함께 노는' 주말이 최고로 행복한 한때이며 가족을 위해 몸이 으스러지도록 일하는 걸 인생 최대의 보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얼마 전 느닷없이 자전거 홍구를 떠메고 혼자 훌쩍 홋카이도로 떠나버린 무책임한 행동으로 아내를 경악하게 했다. 그 일로 아내의 미움이라도 살까봐 평소보다 더욱 열심히 설거지를 한다는 자타 공인 애처가. 참고로 아침식사를 준비한지는 4년, 그 시간에 아내는 여유롭게 신문을 읽는다.

주말마다 가족과 여행을 하고, 일명 유소년 야구팀 「아미 엘리펀츠」를 결성해 아이들과 놀고, 새로운 자전거를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는 영락없는 소심남(소년같은 마음을 간직한 남자). 홋카이도 자전거 여행을 계기로 혼자 떠나는 여행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가족적이며 성실한 유부남일수록 혼자 훌쩍 떠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 나 혼자 여행을 계기로 가족이 더 소중해졌으며 일상생활에도 새로운 활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http://blog.naver.com/soodoac
http://www.cyworld.com/tobe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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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나무냄새가 확 풍 겨오는 게 마치 숲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다. 간단하게 씻고 방으로 돌아왔다. 창밖에는 비가 내린다. 갑자기 윤동주의 시가 생각나 바닥에 있는 돗자리 개수를 세어본다. 모두 여섯 장. 말로만 듣던 육 첩방이로구나.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한 줄 시를 적어 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진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 윤동주 쉽게 쓰인 시
--- p.31

“그런데 이토우를 어떻게 알아요?”
“만화 소년 낚시왕을 보고 알았어요.”
후나키씨와 그 일행들도 모두 그 만화를 안다며 좋아들 한다. 역시 취미생활이 같으면 금방 친해지는 것 같다. 후나키씨는 일행과 아사히카와에서 왔다며 뒤쪽에 주차되어 있는 캠핑카를 가리킨다. 차안은 낚시도구와 취사도구 등이 갖추어져 있다. 나와는 스케일이 다른 낚시인이다!
--- p.48

길의 오른쪽은 묘지다. 계속 무섭다. 그래도 어두워지는 도로를 혼자 달리고 있자니 아무리 소심해도 나도 남자라, 까짓 무섭기는 뭐가 무섭냐는 배짱 비슷한 기분도 들기 시작한다. 죽음이라는 게 있어 사람은 두려움을 느끼지만 한편 죽음이 있어 삶을 더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게 아닐까. 낯선 일본의 마을에서 살인자의 손에 죽어 공동묘지 같은 데 버려질 수도 있는 - 이건 너무 끔찍한 생각인가? - 위험을 감수하고 자전거 여행을 하는 것도 어쩌면 허무하게 죽기 전에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에서가 아니겠는가.
--- p.64

탄성이 절로 나온다. 부드럽고 시원한 맛이 여행자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이거야말로 최고의 맥주다. 찾는 곳마다 그 지방 고유의 풍미를 지닌 맥주가 있다는 거, 이건 여행자에게는 하나의 축복이다. 맥주 한잔으로 그 지역의 자연을 마실 수 있다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
불판에서 닭고기가 지글지글 익고 있다. 맥주 잔은 비어가고 닭고기도 줄고 있다. 예정된 시간이 다 되어간다. 어쩐지 이곳이 세상의 끝처럼 느껴지는 그런 밤이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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