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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정원

아버지의 정원

: 어느 미술사가의 그림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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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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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0년 07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400g | 153*224*20mm
ISBN13 9788991124998
ISBN10 8991124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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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정석범
한양대, 고려대를 거쳐 홍익대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한국경제신문 기자로 일했고 뒤늦게 유학길에 올라 프랑스 파리1대학(팡테옹-소르본느) 미술사ㆍ고고학부에서 근대 동서회화 교류사에 대한 논문으로 미술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귀국 후 고려대, 명지대 등의 강사를 거쳐 현재 홍익대 대학원에서 강의하고 있다. 저서에 『어느 미술사가의 낭만적인 유럽문화기행』(2005, 루비박스)이 있고 미술 작품의 사상사적, 정치ㆍ사회사적 맥락을 짚은 논문들이 있다. 현재 한 일간지에 〈해외문화 기행〉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매주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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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을 넘다〉
한 어린 소녀의 다급한 목소리가 한탄강 계곡에 메아리쳤다. 승일교 아래쪽 물결이 유난히 거센 곳이었다. 그 소리를 듣고 소녀의 아버지가 달려왔을 때 동생은 이미 시야에서 사라고 난 뒤였다. (중략)
심장은 이미 멎어 있었다. 그는 서둘러 아들의 몸을 안아 강가에 눕혔다. 그는 실낱같은 희망으로 인공호흡을 시작했다. 정소령은 있는 힘을 다하여 소년의 작은 가슴을 여러 차례 압박했다. 천지신명께 제발 하나뿐인 아들의 목숨을 살려달라고 애원하며 세차게 입김을 불어넣었다. 그의 간절한 기원이 통했던 것일까? 순간 아이의 입에서 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이내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중략)
케테 콜비츠의 〈죽음의 위로〉를 보면서 포악한 심판자인 죽음이 때론 비탄에 잠긴 이들을 어루만져주는 위로자가 될 수 있음을 본다. (중략)
비탄의 정서를 드러내기 위해 작가는 곡선과 가느다란 필선을 표현수단으로 선택했다. 분노 가득한 직선과 박력 넘치는 두툼한 필선으로는 그와 같은 섬세한 정서를 담아내기 어렵다. 화려한 색채를 덧입히는 것은 더욱 적절치 않으리라. 비탄은 원초적 감정의 자연스런 분출이다. 그러한 감정을 표현하는 데 무슨 색채가 필요하겠는가. --- pp.12~17

〈동촌발 뉴욕행 비행기〉
이윽고 원형의 비행기 놀이기구는 동심원을 그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략) 조금 전까지 눈앞에 보이던 가족들의 모습은 어느새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아니 볼 수가 없었다. 주변의 경치는 너무나 빨리 지나가 형체들은 흐물흐물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었다. 눈앞의 모든 형체는 해체되어 어지러운 색채의 조합으로 바뀌어 갔다. 그야말로 색채 추상 그 자체였다. 형체는 흐물흐물 녹아버려 알록달록한 색면들만이 어울려 춤추고 있었다. 나는 구상의 세계에서 추방되어 추상의 세계에 유폐된 듯했다. (중략)
내가 대구 동촌 유원지에서 경험한 색채의 유배지는 바실리 칸딘스키의 〈즉흥〉 시리즈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회화예술에서 구체적인 대상들의 사실적인 재현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칸딘스키는 1909년부터 고상한 주제와 사실적 재현을 중시하는 전통적 회화원리에서 탈피하여 인간 감성의 자연스러운 분출을 중시하는 색채 추상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즉흥6-아프리카〉(1909)는 바로 사물이 구체적인 형상을 상실학고 추상적인 색채의 면들로 전화되어 가는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 우리는 단지 ‘아프리카’라는 부제를 통해 이것이 아프리카적 모티프에서 느낀 즉흥적 감흥을 담은 작품이라는 점을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여기서 고유성을 상실한 것은 형체뿐만이 아니다. 대상이 갖고 있던 고유한 색채도 사라졌다. 색채는 주제의식과 결별한 채 순수한 조형적 요소가 되어 강렬한 보색 대비를 이루면서 ‘추상’이라는 회화의 새로운 회화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 pp.70~72

〈남산초교 괴담〉
그곳이 바로 돼지를 죽이는 곳이라는 것을 알고 난 다음부터 나는 대장간 근처에 얼쩡거리지 않았다. 도살은 사람의 발길이 뜸한 밤에 이루어진다고 했다. 그때부터 밤이 무서워졌다. 잠잘 시간이 되면 나는 이불을 뒤집어쓴 채 귀를 틀어막았다. 돼지 멱따는 소리는 대개 열 시 어름에 이루어졌다. 열 시가 가까워 올수록 내 공포감은 점점 증폭되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공포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다 마침내 괘종시계가 정각을 알리면 내 심장은 거의 멎어버릴 것만 같았다. (중략)
뭉크의 그림 〈절규The Scream〉(1893) 속의 사내도 다리를 건너다 말고 갑자기 귀를 틀어막은 채 나처럼 공포의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의 해골 같은 얼굴은 그의 순간적 공포가 얼마나 심한가를 말해준다. 그가 발산하는 공포의 기운은 가공할 원색의 파장이 되어 주변의 모든 자연과 물체들에 격렬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하늘은 핏빛 구름으로, 푸르른 녹지는 시퍼런 회오리로 변하여 화면에 공포의 밀도를 더해주고 있다.
그 공포는 뭉크가 지속적으로 파헤치고자 했던 ‘인간 자아의 심리적인 몰락’이다. 산업화와 함께 점차로 고립되어가면서 정서적 파멸에 직면한 인간의 위기를 상징화한 그의 그림은 한마디로 우리가 처한 현실의 내면적 풍경화다. --- pp.115~118

〈우린 두 끼 먹는다〉
전학 온 첫날 점심시간이었다. 처음 보는 얼굴들이라 서먹서먹하긴 했지만 그래도 끼니는 때워야 하는 법. 나는 4교시가 끝나기 무섭게 도시락 뚜껑을 열었다. 새하얀 쌀밥, 멸치볶음과 김을 넣어 만든 계란말이가 식욕을 돋운다. 급하게 한 술 뜨고는 친구들이 무얼 먹나 살펴보았다. 그런데 맙소사. 반 아이들의 시선이 온통 내게 집중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날 점심 도시락을 싸온 유일한 아이였다. (중략)
빈센트 반 고흐의 〈감자풸는 사람들〉(1885)은 감자로 저녁을 때우는 가난한 농부 일가를 묘사하고 있다. 뇌넨 시절에 그려진 이 작품은 사회주의에 공명하던 반 고흐의 작업 초기 입장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는 화가가 되기 전 전도사, 화상 등의 직업을 갖기 위해 노력했으나 번번이 좌절되었고 그 과정에서 경제적으로 동생 테오에게 빚을 지기도 하는 등 밑바닥 계층의 비참함을 몸소 체험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노동자 계급으로 인식했다. 화가의 길로 들어선 이후에도 반 고흐는 그림을 그리는 자신의 행위를 손으로 하는 노동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그가 초기에 농부나 직조공, 광부 등 노동자를 즐겨 그린 것은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감자먹는 사람들〉은 그런 의식 아래 그려진 그림 중에서도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 pp.104~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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