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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느려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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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빛 동화의 아이들-24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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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262g | 152*224*20mm
ISBN13 9788974746513
ISBN10 897474651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그림 : 허은영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현재 일러스트 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순수하고 밝은 아이들의 모습이 좋아 그림책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늘 아이들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담아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dia8381에 가시면 더 많은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쉬는 시간이 끝나자 에스트레야가 캐러멜 한 봉지를 들고 들어왔다.
“이것 좀 봐라!”
“누가 준 거야?”
“저기 다른 반에 있는 어떤 남자애가.”
에스트레야가 옆 반을 가리켰다.
“나한테 윗옷을 올리라고 해서 올렸는데 쳐다보고 나서 이걸 줬어.”
“에스트레야, 너 그러면 안 돼!”
알바가 버럭 소리쳤다.
우리 반 아이들 모두가 똘똘 뭉쳐 그런 자식은 따끔한 맛을 보여줘야 한다며 에스트레야 편을 들었다. 학교 끝나고 한 대 패 줬어야 하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그녀석이 버스를 타고 가 버렸다. 하지만 결국 우리 손에 잡히고 말았다.

…… (중략)……

“선생님께서 따끔하게 좀 말씀해 주세요. 사람들을 너무 믿지 말라고 말이에요. 어찌나 순진한지 원.”
“그런 건 수업시간에도 가르치고 있으니 너무 염려 마세요. 에스트레야에게 도움이 될는지 모르겠지만요.”
“특히 거짓말은 농담으로라도 하시면 안 돼요. 조심하셔야 해요. 에스트레야는 거짓말이 뭔지 모르거든요.”
반 아이 모두 ‘우리 엄마가 이렇게 짜증나는 말을 했다면 창피했을 거야’라고 생각했다.
“만일 우리 엄마가 그랬다면 집에 엄마를 가둬 놓고 못 나오게 할 거야.”
“나라면 로켓에 태워 다른 행성으로 보내 버릴 거야.”
“난 변호사를 찾아가서 엄마를 ‘권력남용’으로 고소할 거야.”

…… (중략)……

“왜냐하면 저는 바람에게 어디서 왔는지, 뭘 봤는지 물어보면서 말 거는 게 좋거든요. 교회 꼭대기의 종탑 주변을 날아다니는 갈매기를 보는 것도 좋고요. 집을 내려다보는 것도 재미있어요. 위에서 보면 아주 자그마하게 보이거든요. 지붕도, 텔레비전 안테나까지 도요. 지붕에 있으면 후아나 아줌마네 굴뚝 연기가 제 코까지 와서 감자전이나 고기 스튜 냄새를 풍기거든요. 지붕에 있으면 다른 지붕 위에 있는 아저씨들도 보여요. 이것저것 고치는 아저씨들 말이에요. 전깃줄에 살며시 앉은 새도 보여요. 제 가까이 저 위 쪽에 말이에요. 날개가 있다면 정말 멋질 거예요. 참, 앙헬에게 파리 날개가 있죠? 그리고 뛰어다니며 풀 냄새를 맡다가 거기에 오줌을 싸는 강아지도 보여요. 그 풀을 잘라내서 불을 지피는 아줌마들도 보이고요. 그러면 냄새가 아주 고약하죠. 시커먼 구름이 와서 교회를 덮어 버리기도 하고 집집마다 창문이 안 보이게 만들기도 해요. 연기가 걷히고 나면 지붕에서 강이 내려다 보여요. 통나무배가 지나갈 때도 있고 노를 젓는 사람들 도 있어요. 한꺼번에 쏴하는 노 젓는 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데요. 잎이 무성한 나무도 보이고, 자그마한 강줄기도 보여요. 교회 지붕은 강 근처 아래에 있어요. 땅도 보여요. 일요일에는 하객들이 바글거리는 것도, 하얀 드레스를 입은 신부도 봤어요. 신랑 신부가 키스를 하니까 모두 박수를 쳤어요. 언니에게 남자 친구가 있는데 둘이 강가에서 뽀뽀를 했어요. 끌어안기도 하고요. 언니는 저한테 지렁이를 주면서 아빠랑 엄마한테 말하지 말라고 했어요. 하지만 그런 큰 거짓말을 어떻게 하겠어요. 저도…….”

…… (중략)……

“에스트레야를 보고 싶어요.”
산티아고가 뜬금없이 말했다.
“같은 반 친구예요. 보게 해 주세요.”
“알았다.”
한 아저씨가 말했다.
“나중에 찾게 되면 그렇게 하마. 어린 애들이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이런 곳에 있으면 안 된다.”
우리는 강아지마냥 꼬리를 내리고 그곳을 벗어났다. 하지만 사실 그 아저씨들한테 혼이 난 건 신경도 안 쓰였다. 우리의 친구가 살아 있다니! 그 희망으로 우리는 힘을 내어 열심히 언덕을 올라 자전거를 찾아왔다.
밤이 더 깊어지기 전에 집에 가야 했다. 비는 금방 멈출 것 같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냥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그냥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을 때 모두의 뺨이 젖어 있었다. 서로의 얼굴을 봤지만 얼굴에 흐르는 방울이 빗물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었다.
---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여자애들이 남자애들보다 훨씬 많은 초등학교 6학년, 어느 날 한 살 많은 여자 아이 에스트레야가 전학 옵니다. 에스트레야는 지적 장애를 가진 아이로 6학년을 두 번째 다니는 중이죠. 아이들은 참견하기 좋아하고 엉뚱한 소리를 해대는 에스트레야가 여간 귀찮은 게 아닙니다.
다소 뒤쳐진 에스트레야는 거짓말을 이해하지 못해 사람들의 말을 모조리 믿어버리곤 하죠. 같은 반에 천사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가 자기는 천사라 파리 날개만 한 날개가 있는데 날개를 잃어버렸다고 하자, 에스트레야는 다음 날 병 속에 파리 한 마리를 잡아와 선물로 줍니다. 그리고 필요하면 날개를 떼어 사용하라고 말해주지요.
학기 초 반 아이들은 자신들과 다른 에스트레야의 행동을 낯설어 하며 골탕 먹이고 괴롭히고 약 올립니다. 어느 날, 에스트레야가 다른 반 남자아이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안 반 아이들은 모두 광분합니다. 그래서 모두 힘을 합쳐 에스트레야에게 나쁜 짓을 한 아이를 혼내줍니다. 아이들은 이 과정에서 에스트레야는 자신들이 놀리거나 따돌릴 아이가 아니라 자신들이 보호해 줘야 할 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어느 날 아이들은 에스트레야에 대해 논의합니다. 그리고 에스트레야와 자신들과의 간격을 좁히기 위한 방법으로 거짓말을 모르는 에스트레야에게 거짓말을 가르치기로 결정하지요. 이렇게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신들과 조금 다른 에스트레야를 이해하게 되고 에스트레야와 맞춰가는 방법을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서 어느새 에스트레야는 이 반의 없어서는 안 될 사랑스런 마스코트가 되어갑니다. 수업시간에 하는 엉뚱한 질문과 돌발적인 행동도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즐거운 일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수업 중에, 납치범들이 어떤 기업가를 6개월 동안이나 인질로 삼고 있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같은 반 친구들은 그 기업가를 풀어달라고 호소하는 글을 씁니다. 그 글들 중에서 아빠가 납치된 것처럼 절절한 심정을 표현한 에스트레야의 글을 신문사로 보내기로 결정하지요. 그런데 그 뒤 에스트레야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맙니다.
그 충격으로 에스트레야 엄마는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고 방송에서는 연일 에스트레야의 실종 소식을 전합니다. 아이들은 사라진 에스트레야가 보고 싶고 걱정되어 늦은 밤 에스트레야를 찾아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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