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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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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8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80쪽 | 624g | 145*210*30mm
ISBN13 9788996373728
ISBN10 899637372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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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타와 디미트리가 인기척을 느끼고 내게 고개를 돌리자 나는 파일을 들어 보이며 물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
알베르타의 표정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디미트리의 얼굴은 이럴 줄 알았다는 표정이었다. 알베르타가 먼저 대답했다.
“네게 배정된 모로이 파일이잖아, 로즈.”
“아니에요.”
나는 이를 악다물고 말했다.
“이건 제가 아닌 다른 초보 수호인이 받아야 할 파일이에요.”
“실전 훈련에서 누구를 배정받느냐는 학생의 선택사항이 아니야.”
알베르타는 엄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실제 현장에 나갈 때도 수호인이 모로이를 선택할 수는 없어. 학생의 기분과 취향에 따라 보호해야 할 모로이를 고를 수는 없다고. 지금 여기에서도 안 되고, 졸업한 후에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졸업한 후에 저는 리사의 수호인이 될 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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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목소리에 고통이 어려 있었다. 그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네게 그런 문제가 있다는 걸 나는 오늘 처음 알았다. 왜 그 전에 내게 말하지 않았니? 고통스러워하는 네 모습을 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 기분이 어떤지 생각은 해봤어? 내가 얼마나 두려웠는지 알기나 해?”
나는 너무 놀라서 아무 말도 못하고 침만 꼴깍 삼켰다.
그의 얼굴에는 수많은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 디미트리가 지금처럼 얼굴에 감정을 드러낸 적이 또 있었나 싶었다. 그런 그의 표정을 보니 낯설기도 했고, 동시에 무섭기도 했다. 잠시 후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어리석은 말을 하고 말았다.
“선생님은 무서운 게 없잖아요.”
“난 무서운 게 많은 사람이야. 특히나 네 걱정 때문에 두려울 때가 많아.”
디미트리가 내 팔을 놔주었다. 나는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는 아직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상태였다.
“그리고 난 네 생각처럼 완벽하지 않아. 또 천하무적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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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너 자신은 다른 친구들처럼 낭만적인 남녀 관계를 맺을 수 없다고 생각해?”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 뜻이 아니라, 자진해서 제 삶을 리사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결심한 것뿐이에요. 다른 누군가 때문에 리사에게 집중해야 할 정신이 산만해지는 건 싫거든요. 어려서부터 수호인들이 배우는 구호 아시죠? ‘모로이가 우선이다.’ 수호인에게는 선생님 같은 모로이가 항상 우선이죠.”
“그럼 너는 자신보다 항상 리사를 우선에 두겠다는 거구나?”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물론이죠. 안 그럴 수가 있어요? 저는 리사의 수호인이 될 거라니까요.”
“그럼 기분이 어때? 리사를 위해 자신이 원하는 걸 포기하는 문제에 대해서 말이야.”
“리사는 저의 제일 친한 친구에요. 그리고 리사는 드래고미르 가문의 마지막 생존자에요.”
“그건 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닌데.”
“그렇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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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를 전혀 느낄 수가 없어.”
내 말에 세 명의 시선이 일제히 나에게 쏠렸다.
“자고 있는 거 아니야?”
에디가 물었다.
“자고 있는 것쯤은 쉽게 알 수 있어. 하지만 이건 좀 다른 느낌이야.”
나는 온 정신을 리사와의 결속에 집중시켜 보았다. 잠시 후 천천히 리사가 느껴졌고, 지금 어디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알고 보니 리사도 내가 자신의 마음과 정신을 읽지 못하도록 막고 있었다. 내게 들키기 싫은 무언가가 있을 때 리사는 가끔 그런 식으로 결속을 막곤 했다. 그래도 나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리사의 머릿속에 들어갈 수 있었고, 리사가 어디 있는지 찾아낼 수 있었다.
“지금 리사는…… 세상에!”
순간 나는 너무 놀라 비명을 질렀고, 조용한 식당에 내 비명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그리고 내 안에서는 아주 먼 곳에서 들려오는 리사의 고통스러운 비명 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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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놔달란 말이에요!”
나는 그의 손에 붙들린 내 손을 빼내려고 몸부림치며 소리쳤다. 오늘 밤에만 이 말을 수백 번도 더 외친 것 같았다. 디미트리 역시 나 만큼이나 필사적이었다.
“안 돼! 네가 정신을 차릴 때까지는 안 돼. 이건 네 진짜 모습이 아니야.”
내 눈에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진짜 제 모습이 맞아요. 저 좀 놔주세요.”
“아니, 네가 아니야. 이건 네 진짜 모습이 아니야!”
그의 목소리에 슬픔과 고뇌가 뒤섞여 있었다.
“잘못 생각하신 거예요. 이건 제 진짜…….”
나는 갑자기 말을 멈추었다.
이건 네 진짜 모습이 아니야.
리사가 최면 마법으로 제시를 고문할 때 내가 리사에게 했던 말이었다. 나는 그때 리사가 그런 끔찍한 짓을 한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리사는 자신이 광인이 되기 일보 직전의 위험한 상태라는 걸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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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로자.”
그는 내게 다시 키스를 했다.
“난 항상 네 곁에 있을 거야. 그리고 네게 어떤 일도 생기지 않게 너를 지켜 줄 거야.”
그의 말은 달콤하면서도 위험했다. 그런 말은 하지 말아야 했다. 특히나 디미트리는 목숨을 걸고 리사를 보호해야 할 수호인이기에 그런 약속을 해서는 안 되었다. 나는 그가 제일 먼저 보호해야 할 존재가 될 수 없었다.
얼마 있으면 나를 조사하기 위해 다른 수호인들이 우리를 찾아올 것이었다. 나와 디미트리는 내키지 않았지만 오두막 문을 나섰다. 문을 나설 때는 서로 손을 잡고 있었는데, 이렇게 손을 잡을 수 있는 시간도 금방 끝나리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일단 캠퍼스 안으로 들어서면, 평소처럼 스승과 제자로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모든 게 아름답게 빛나 보였다. 발걸음도 가벼웠고 주변의 공기가 내 귀에 노랫소리를 속삭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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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캠퍼스를 둘러싼 숲의 마지막 나무 그늘 아래서 다시 나에게 키스를 했다.
우리가 평범한 연인이었다면 이렇게 숨어서 키스하는 일 따위는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 전투 준비를 해야 했고 사랑하는 이의 생사를 걱정해야 했다. 우리는 그렇게 평범한 세상에 살고 있지 않았다.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아카데미 졸업을 앞두고 초보 수호인들의 실전 훈련이 시작된다. 리사의 수호인으로 배정받을 줄 알았던 로즈는 앙숙인 리사의 연인 크리스티안을 맡게 되고, 리사를 가운데 두고 견제하던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며 좋은 친구가 된다.
영적 마법을 다시 쓸 수 있게 된 리사. 왕족 비밀 모임인 ‘마나’는 리사에게 유혹의 손길을 내밀지만 단호하게 거절한다. 하지만 그녀의 뜻에 아랑곳하지 않고 마나의 회원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리사의 환영회를 시작한다. 마나 회원들의 악의적인 폭력과 마법에 상처를 입은 리사를 발견한 날, 아카데미 내 ‘스트리고이 침입’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하고, 스트리고이를 처단하기 위한 수호인들의 처절한 사투가 시작된다.
스트리고이의 은신처에서 혈투를 벌이던 디미트리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자, 로즈는 그를 잃었다는 상실감에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낸다. 그리고 다가온 로즈의 열여덟 번째 생일.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뒤바꿀 놀라운 결정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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