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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624쪽 | 140*205*35mm
ISBN13 9791161308753
ISBN10 116130875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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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이 살짝 갈색빛이 돌았다. 피부 톤은 점점 새하얗게 질려 가는 것 같았고, 눈동자 색도 누렇게 변하고 있었다. 독초에 대해서 배운 적은 있지만 처음 보는 증상이었다. 맹독인 헤르니아나 유슬린은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마약에 취한 것 같지도 않았다. 두건으로 가려져 있는 코와 입으로는 숨쉬기가 힘들어 보여 벨로나가 조심스럽게 두건을 벗기기 위해 손을 뻗었다.
타악- 두건에 손을 대는 순간 남자의 팔이 매섭게 벨로나의 팔을 낚아챘다. 정신이 든 것 같았다. 어렵사리 눈을 뜨는 남자의 모습에 벨로나가 인상을 찌푸렸다.
“여긴……?”
“선량한 시민을 위한 벨로나 약국인데요.”
벨로나가 ‘선량한’이라는 단어를 강조하며 말했다.
“약국……? 아……. 그렇군…… 독에…… 당했다.”
예예, 그러시겠죠. 굳이 말하지 않아도 독에 당한 건 그쪽 몸을 보면 압니다. 대꾸하고 싶은 마음을 애써 누르며 벨로나가 속으로만 반박했다. 어쩐지 남자의 몸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보통 사람은 아니라는 걸 알려 주는 것 같았다. 눈만으로 사람을 잡아먹을 것 같았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솔직히 무서웠다.
“무슨, 독인데요? 헤르니아나 유슬린은 아닌 것 같고, 벨테르나 위키르도 아닌 것 같은데. 그 외에는 이런 치명적인 독초는 없는데…….”
독초도 종류가 많다. 두드러기가 나는 것도 독초였고, 재채기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도 독초였다. 그뿐이랴. 간지럼이 멈추지 않는 독초도 있었고, 심지어 계속해서 콧물이나 땀이 줄줄 흐르는 독초도 있었다. 의외로 사람에게 이 정도의 치명상을 입히는 독초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유도리아 풀…….”
남자가 웅얼거렸다. 손을 내린 것을 보아하니 자신을 적으로 보지는 않는 듯했다.
“유도리아 풀이요? 허, 그건 또 어디서 났어요? 미쳐, 그 해독제는 없는데.”
“쿨럭- 역시, 그런…… 큭-”
유도리아 풀은 독초 중에서도 정말 최악의 독초였다. 유도리아 풀을 꽉 짜면 몇 방울의 진액이 나오는데, 그건 말 그대로 사람을 가장 고통스럽게 사망하게 만드는 독초였다. 자라는 지역도 굉장히 찾기 힘들고, 흔하지도 않은 독초라 지금에 와서는 사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입으로 몸 안의 피를 전부 내보내기라도 하듯이 계속 피를 토하며, 결국은 장기를 느릿하게 쪼그라들게 하고 그 기능을 저하시켜 고통 속에서 죽어 가게 하는 독초였다.
유도리아 풀은 알려진 해독제가 없었다. 신관이 치료하기도 어려워서 상급 마법사가 리커버리를 해 줘야 낫는 독초였다.
“당장 없기는 한데, 만들어 줄 수는 있으니까 좀 버티든가요. 1시간 반 정도, 버틸 수 있겠어요?”
남자의 얼굴 옆에 쪼그려 앉은 벨로나가 의사를 묻듯 말했다. 살가움이 느껴지지 않는 벨로나의 질문을 알아들었는지 남자가 새하얗게 뜬 얼굴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유도리아 풀에 중독될 경우 24시간을 기점으로 대부분 사망한다. 아직 자신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것은 독초의 효력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되었다는 뜻. 버티겠다는 의지도 있으니 약을 만드는 데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독초에 중독된 상태로 호흡기를 막고 있으면 좋지 않을 텐데. 아까처럼 손을 들어 올려 자신을 잡을 힘은 없어 보였기 때문에 벨로나가 조심스럽게 남자의 두건을 얼굴에서 제거했다. 그리고 숨을 멈췄다.
“……뭔 놈의 범죄자가 상위 1% 미모를 가지고 있냐……?”
계속 보고 있다간 현상범한테 반할 것 같아 벨로나가 빠르게 몸을 일으켜 제조실로 향했다.
약국 한가운데 성의 없이 던져진 남자와 어깨에 피를 잔뜩 묻힌 채 콩콩 종지를 빻으며 약을 만드는 여자는 환자와 약사라기에는 꽤 이상한 모습이었다.
“그러고 보면 나도 멍청할지도…….”
오는 놈들 다 치료해 주고 있으니 계속 찾아오는 걸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을 전부 무시하면 매일 아침 제 가게 앞에서 죽어 있을 놈들이 한둘이 아닌데…….
“그러다 약국 접고 장례식장 차리겠네…….”
상상만 해도 소름이 돋았다. 죽어서 뻣뻣하게 굳은 시체를 고이 닦아서 불에 태우고……. 절대 아마 이 건물 근처로는 아무도 오지 않을 게 분명했다.
벨로나가 다 빻은 약초 위에 하얀 가루를 집어넣으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런 일은 절대 있어선 안 되었다. 게다가 매일 내 가게 앞에서 죽어 있다고 날 범인으로 몰 수도 있었다. 그 깐깐해 보이는, 앞뒤 꽉 막힌 기사는 그럴 것 같았다.
벨로나가 물과 환을 하나 챙긴 후 남자에게 다가갔다. 거의 손톱만 한 크기의 큰 환이었다.
“저기요, 살아 있어요?”
벨로나가 몸을 흔들며 남자를 불렀다. 주변은 완전히 피로 흥건했다. 내일은 오픈 시간을 늦춰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것들 청소까지 하고 집에 가면 새벽이었다.
남자의 눈동자가 천천히 떠졌다. 이렇게 죽어 가면서도 눈으로는 사람 몇은 충분히 죽일 기세였다. 섬뜩한 기분을 느끼며 벨로나가 물을 건넸다.
“입 헹구고, 이 약 씹어 먹어요. 여섯 개 더 챙겨 줄 테니까 매일 밥 세 끼 다 챙겨 먹고 자기 전에 꼭 드시고요. 참고로 이거 청소비에 제 시간 외 수당비에 제조비에, 유도리아 풀 재료비에 당신 수발비까지. 3골드는 줘야겠어요.”
약을 받아 든 남자가 벨로나를 쳐다봤다.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눈동자였다. 어쩐지 사기 치지 말라고 책망하는 것 같아 제 발 저린 벨로나가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그, 제 옷도 엉망이 됐고요.”
덧붙인 말이 떨렸다. 그냥 보는 것만으로 떨리는 놈은 처음이었다. 남자가 말없이 천천히 물을 마시고 약을 씹어 먹으며 인상을 완전히 찌푸렸다. 그리고는 말없이 빈 잔을 벨로나에게 넘겼다.
“……완전 부려 먹네.”
한 잔 더 달라는 것이 분명한 제스처에 벨로나가 불만을 터뜨리며 물을 한 잔 다시 따랐다. 하긴, 유도리아 풀의 뿌리가 보통 쓴 것이 아니었다. 완전 쓰레기를 씹는 것 같겠지.
“약은 원래 써요. 쓴 만큼 제대로 된 거니까 드시고, 30분 뒤면 느리게 움직일 수 있을 테니 약 들고 가세요. 아, 돈은 선불.”
벨로나가 물을 마시는 남자에게 손을 쭉 뻗었다. 어쩐지 다른 범죄자는 몰라도 이 사람은 다시 안 올 것 같았다. 미리 돈을 받아 두는 편이 마음이 편할 것 같았기에 벨로나가 시선을 돌리며 돈을 요구했다. 말없이 남자가 벨로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아, 알았어요! 좀 깎아서 2골드 500실버. 이거면 됐죠? 얼른 주고 가요. 나 여기 치워야 되니까.”
도둑이 제 발 저리듯 벨로나가 말을 정정했다. 남자가 품에서 금으로 된 동전을 세 개 꺼내 꼿꼿하게 뻗어진 벨로나의 손 위에 올렸다. 돈도 있으면서!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신 벨로나가 환이 든 약통을 남자에게 챙겨 주며 500실버를 거슬러 줬다.
“일단 저 구석에 앉아요. 나 좀 치우게.”
앉아 있는 남자를 거의 밀듯이 구석으로 치운 벨로나가 피가 흥건한 나무 바닥을 물걸레로 열심히 닦아 냈다. 창고로 쏙 들어가 옷도 갈아입고 봉지에 입었던 옷을 챙기기도 하며 벨로나는 작은 가게 안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새벽 1시가 되었을 무렵 벨로나가 한숨을 내쉬며 남자에게 다가갔다.
“이제 일어나 봐요, 걸을 수 있죠? 약은 꾸준히 드시고요.”
쏜살같이 남자를 일으켜 세워 끌어당긴 후 가게 문 밖으로 밀어 버리며 속사포처럼 말한 벨로나가 드디어 시원스럽게 풀린 얼굴로 철컥- 가게 문을 잠갔다. 아침 9시에 시작했던 일이 새벽 1시가 되어 끝났다. 정말 힘든 강행군이었다.
“잘 가요, 다신 보지 말고, 홍보도 하지 말고, 어디 가서 약 줬단 이야기도 하지 마요.”
신신당부를 한 벨로나가 손을 휘휘 저으며 잰걸음으로 빠르게 남자의 시야에서 사라져 갔다. 약국의 벽에 기대어 숨을 고르던 남자가 피식- 웃음을 흘리며 벨로나가 걸어간 자리를 눈으로 훑었다.
“꼬맹이가 제법이군.”
환약을 품에 조심스럽게 갈무리해 넣으며 남자가 아까의 쇳소리와는 꽤나 다른 감미로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남자는 달빛과 어우러져 누가 봐도 황홀하다고 말할 정도로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열쇠로 가게의 문을 열고 앞에 팻말을 영업 중으로 바꿔 둔 벨로나가 안으로 발을 들였다. 그리고 그대로 굳어질 수밖에 없었다. 약초 냄새와 옅은 나무 냄새만이 자신을 반겨야 정상이었다. 그런데…….
“뭐, 뭐예요?! 당신!”
“하룻밤 사이 얼굴을 까먹었나? 머리는 그다지 좋지 못하군.”
비꼬는 듯 말하는 말투에 어쩐지 자존심이 상한다. 그리고 까먹긴 개뿔이! 그 미친 듯이 후광이 비치는 얼굴을 잊을 수 있을 리가 없지. 내가 하는 말은 네놈이 왜 내 가게의, 그것도 남의 카운터 의자에 앉아서 뻔뻔하게 신문을 읽고 있냐고!!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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