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연대성을 중심으로 혈연적·문화적 다양성을 지니게 된 한국의 토착화 신학은 토착화 신학의 핵심적 과제인 신에 대한 주체적 물음을 계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토착화 신학의 계보를 계승해야 한다. 그러나 민족이 아닌 문화적 다양성을 토대로 정치적 실천성을 담보해야 하며 이론과 실천, 종교 문화와 정치·시민사회 연대성을 점철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범토착화 신학이 되어야 한다.--- 「민족주의와 토착화 신학」 중에서
안테나 신학. 무엇이든지 새로운 신학적 시도가 이루어지면, 언제나 신속하게 그것을 접수하여 소개하고 읽히고 나누던 신학자 변선환의 모습을 일컫는 말이다. 그래서 변선환의 신학은 ‘주체’가 없다고까지 말한다. 그런데 바로 이 변선환 신학의 ‘주체 없음’의 구조, 즉 안테나 신학의 구조가 그의 신학적 주체였다. --- 「토착화 신학 3세대의 이중적 극복 과제」 중에서
토착화 신학의 상황은 이미 신앙을 가지고 성서를 읽는 사람이 그 성서적 현실을 매개하는 과정에서 성립하는 것이다. 이러한 주체를 명확하게 설정하여야 신학이 신학일 수 있다. 만약 강조점이 역사적이고 공간적인 지속성이라고 하는 풍토의 관점에서 지속되는 주체성을 ‘한국적’ 혹은 ‘민족적’이라고 부르고 이러한 주체성에 입각해서 신학을 바라보려고 한다면 신학은 이미 나의 이야기가 아니고 낮선 ‘문화, 즉 서구적 신학으로 전락하게 된다. 나는 윤성범과 유동식의 토착화 신학의 시도가 이러한 (서구적) 신학과 (한국적) 문화의 만남이라고 하는 시도로 귀착될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 「이야기 해석학으로서의 토착화 신학」 중에서
풍류신학은 한국 종교/문화의 과거의 전통으로 돌아가서 한국적 원리를 풍류도에서 발견하고, 언행일치의 신학은 한국의 전통에서 탈소외화적 동기, 조화/전개적 원리를 발견하여 이 원리에 근거하여 복음을 해석하는 방법론을 선택한다. 결국 한국적 에토스를 규정함에 있어서 민중신학은 상황이 본질을 규정하고 있다면, 풍류신학과 언행일치의 신학을 포함한 1세대 토착화 신학은 본질이 상황을 규정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 --- 「풍류신학과 언행일치의 신학」 중에서
복음은 원형으로 순전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겸손한 접근이 필요하며, 따라서 원형에 대한 형이상학적인 교리적 집착보다는 해방적이고 실천적인 접근이 더 요구된다 할 것이며, 이러한 기치를 든 것이 바로 종교해방신학이다. 신앙은 이미 상정된 복음을 수용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생의 역동성 속에서 언제나 그 생으로부터 미끄러지고 있는 복음을 향해 끝없이 질주하면서 인간성 회복을 찾아가는 실천이다. --- 「변선환의 신학」 중에서
종교해방신학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종교에 대한 좀 더 포괄적인 이해가 필요하며, 종교 구성원들의 다양한 접점들을 이해하고 종교와 일상의 접점을 통합하는 ‘혁명적 행동’ 혹은 ‘무제약적 책임성’을 통해 미래를 꿈꾸는 신학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게 될 때에야 작금의 문화 제국주의적 틀 안에서 자아 정체화를 강요당하는 ‘억눌림’에서 해방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 「현대의 종교 이해와 종교해방신학」 중에서
토착화 신학의 기독교는 힉이 비판해 마지않는 아주 구체적인 선교 활동을 통하여 성립하고 있으며, 종교 간의 대화를 통해 우리가 서 있는 곳에서 참된 기독교인이 된다는 선교적인 관점을 지향하고 있다. 즉, 한국적 상황, 아시아적 상황 속에서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가에 대한 고민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우리는 토착화 신학의 이러한 가치를 인정하고 보다 철저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제3세대의 토착화 신학과 종교 간 대화의 과제와 전망」 중에서
필자는 ‘이 땅에서 신학하기’에 주목한다. 왜냐하면 이 땅은 우리가 몸담고 살고 있는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신학은 미국이라는 땅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땅에서의 신학이다. 아니 이 땅에서의 신학이다. 여기서 우리는 이 땅의 주체가 누구인가 하는 물음을 물을 수 있다. 전통적인 민족 개념, 국가 개념에서 이 땅의 주체는 한민족, 한국인이다. --- 「감리교 토착화 신학의 흐름과 전망」 중에서
제도화된 어떤 기성종교의 틀로도 세계주의는 불가능하다. 고난의 ‘뜻’을 깨친 씨알 민중의 인격성만이 세계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함석헌의 씨알사상은 탈민족주의적인 아시아 신학을 모색하는 신학자들에게 무한 상상력을 줄 것이다.
--- 「저항적 민족주의에서 문화적 민족주의에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