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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2010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 제11회 수상작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 이기호 외

리뷰 총점9.7 리뷰 20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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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9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86쪽 | 645g | 148*210*30mm
ISBN13 9788993838114
ISBN10 899383811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0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는 책이 아닌 할머니에게서 처음 이야기를 배운 사람이다. 불 꺼진 어두운 방에 누워, 조곤조곤 할머니가 해주던 수많은 이야기들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그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씨앗이 되어 몸속에서 폭죽처럼 발아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 그것이 이야기의 힘이라고 믿고 있다. 누군가의 이야기가 자기의 이야기로, 거기에서 다시 누군가를 위한 이야기로 변모한다는 사실. 이효석 선생의 소설을 읽으면서 배운 것 역시 바로 그것이었다. 말하지 않으면서, 더 많은 말을 하는 것, 그래서 하나의 이야기가 더 많은 이야기로 세포 분열처럼 퍼져 나가는 힘. 그것이 소설이기 때문에, 이야기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 p.346, 이기호 수상소감 중에서

나는 시동을 건 채, 한참 동안 차 내부를 두리번거리면서 살펴보았다. 그리고 핸들을 살짝 잡아보았다. 핸들은 길이 잘 든 듯 너무 뻑뻑하지도, 또 너무 헐겁지도 않았다. 나는 핸들을 잡은 상태에서 숨을 한번 길게 내쉬었다. 여러 가지 가정 중 하나의 가정은 확실해진 것 같았다. 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삼촌은 이제 이 프라이드와 영영 이별을 해버린 것만 같았다. 그냥 나도 모르게 그 순간,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면…… 나는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 액셀 페달 위에 올려놓았다. 차는 아무 이상 없이 천천히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차가 서서히 움직이자, 나는 삼촌에 대한 생각은 자연스럽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아직 초보딱지를 떼지 못한 처지여서 그랬기도 했지만, 어쩌면 그것은 자연스러운 관성 같은 것이었는지도 몰랐다. 가정을 진실로 만들어버리는 관성 같은 것.
하지만, 그런 상태는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는데, 그날 밤, 나는 삼촌의 프라이드의 어떤 결함에 대해서 곧장 알아버렸기 때문이었다.
삼촌의 프라이드는, 삼촌의 프라이드는…… 후진이 되질 않았다. --- pp.21-22,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 중에서

“길상아!”
용구는 분명, 길상이, 라고 했다. 그러자 좀 전, 나를 안내했던 와이셔츠 청년이 쟁반 두 개를 겹쳐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
“저 친구 이름이…… 길상이야?”
나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상 위에 양주와, 생수와, 얼음과, 과일안주를 올려놓는 청년을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용구에게 물었다.
“어, 우리집 3번 웨이터 길상이. 왜, 이상해?”
용구는 큰 소리로 내게 되물었다.
“아니, 그냥 좀……”
그냥 좀, 그래선 안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길상이는 좀……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야, 뭐 우리집에 길상이만 있는 줄 아냐?”
용구는 그렇게 말하면서 다시 호출벨을 두 번 연속 눌렀다. 그러자 채 일 분도 지나지 않아 한 여자가 방으로 들어왔다.
“서희라고 합니다.”
옥빛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쪽머리까지 한 여자가, 방문 바로 앞에 서서 나에게 큰절을 올리며 그렇게 말했다. --- p.69, 「원주통신」 중에서

―내가 을마 전에, 밴, 희봉 선생을 만났다 아이가.
오랜만에 만난 내 친구 만기가 말했다. 동대문운동장역 근처의 포장마차에서였다. 얼마 전에 이혼한 이야기, 병석에 누워 있다 타계한 부친 이야기 끝에 꺼낸 말이었다. 말하자면 녀석을 위로하는 자리였다. 가을이었고, 밖에는 점점이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우산을 쓰기도 뭣하고 쓰지 않기도 뭣한 비였다.
―밴…… 뭐?
―밴, 희봉 선생이라 안 카드나.
―밴……희봉? 기 누고?
―그칼 줄 알았다. 밴희봉 선생은……
―선생은?
―배우다.
나는 멀뚱히 만기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말했다.
―우짜라꼬?
―마, 니보고 우짜라 카는 건 아이고,
만기는 힘없이 소주잔을 내려놓았다. 괄괄한 듯하면서도 어딘가 한구석이 비어 있는 어조였다. 억양이 강한 듯하지만 끝물에 쓸쓸한 맛을 남기는 어조랄까. 이혼한 아내를 얘기할 때도 그랬고, 세상을 뜬 부친을 얘기할 때도 그랬다. 애초에 무슨 반응을 기대한 건 아니라는 투였다. 구석의 소형 텔레비전에 가 있는 녀석의 시선이 조금 풀려 있었다. 텔레비전에서는 야구경기가 진행중이었다. 롯데와 SK의 경기, 1대 1 동점, 7회 말. 빗방울이 타자의 헬멧에 맺혀 있는 게 클로즈업으로 보였다. 빗방울은 굴러떨어질 듯 말 듯 헬멧에 매달려 있었다.
--- pp.180-181, 「변희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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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은 무엇보다도 ‘이야기하기’에 성실하다. 소설의 본령인 ‘이야기’가 소홀해지고 있는 추세에 이 작품을 만난 의미가 더욱 컸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절제되고 정제된 표현과 문장도 이 작품이 가지는 아름다움의 하나였다. 좀 더 웅대한 서사 구조 속에서 이 작가의 ‘이야기하기’가 빛을 발할 수도 있으리라는 믿음과 함께 작가의 앞날에 큰 기대를 거는 마음을 담아 축하를 드린다.
한수산 (소설가, 세종대 국문과 교수)
수상작은 ‘프라이드’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개성적인 작중 인물, 서사적 장치, 서사적 시간(기억)의 깊이가 함께 느껴지는 작품이다. 다소 장황하고 작품의 끝부분이 다소 모호하게 처리되어 있다는 등의 흠이 없지 않다. 쉽게 읽히는 작품이라는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이다.
서준섭 (문학평론가, 강원대교수)
수상작은 이 시대의 특징적 기호들을 읽어 내는 도시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세태와 우화를 아우르는 구성법이 특히 돋보였다.
최수철 (소설가, 한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이기호 씨의 작품은 예전에 그가 자신의 글쓰기 가운데 비워 두었던 비장의 영역을 채워 낸 것이라 생각되었다. 이전 작품들은 마치 세상에 대한 가면성 우울증의 발현이었다는 듯이. 이제 그는 자신의 환부에 마주 서 있다. 이것이 그를 추천한 이유이다.
서경석 (문학평론가, 한양대 국문과 교수)
수상작은 이 작가 특유의 소설 문법이 바야흐로 개화하는 광경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가족서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새로울 것이 없겠으나, 개개의 등장인물들이 보여 주는 삶에 대한 지시는 더할 나위 없이 생생하고 풍요롭다. 막내삼촌의 전기 형식으로 풀어나간 이 소설은 1980년대 구로공단을 서사적 시공간의 중심으로 끌어들여 사랑과 배신, 떠남과 돌아옴, 가족의 운명 등 삶의 본질적인 요소들을 다채로운 방식으로 보여 주고 있다. 화자인 ‘내’가 이제 완전히 멈춰 선 삼촌의 프라이드 자동차 조수석에 할머니를 태워 보닛을 밀며 동네를 한 바퀴 돌 때 목격한 ‘다시 가까워지는’ 삶의 실체 앞에서 우리는 육박해오는 그 어떤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윤대녕 (소설가.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
어느덧 십 여 년에 이른 작가의 공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수상작은 삶을 바라보는 성숙한 시선과 위트 넘치는 서술이 교묘하게 뒤섞여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 오랫동안 소형차를 대표해 온 브랜드 ‘프라이드’로 대변되는 주변부 인생의 엎치락뒤치락 인생 유전을 역설적인 의미에서의 ‘자긍심’의 차원으로 끌어 올린 이 작품의 성과와 더불어 한국문학은 어느 것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존재들의 삶에 유머러스하면서도 따뜻한 문학적 향기를 불어넣을 수 있게 되었다.
신수정 (문학평론가, 명지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수상작은 작가 특유의 입담과 유머가 살아 있으면서도 서사적 긴장과 인물 형상화에도 성공을 거둠으로써 묵직하면서도 단단한 한 편의 세계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 게다가 앞으로의 이기호 소설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주었다는 점에서도 흥미로운 작품이다. 당선자에게 열렬한 박수와 기대를 보낸다.
심진경(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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