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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도 없었고 모든 일이 있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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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스-004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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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84쪽 | 632g | 140*210*30mm
ISBN13 9788971848432
ISBN10 89718484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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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웃음의 백과사전’에 등재될 만한 책이다. 로미오도 우리의 주인공 제러미보다는 덜 격정적이고 덜 무모하며 음유시인 시라노도 그보다는 덜 절절하고 덜 심금을 울리며,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에드몽 단테스도 그만큼 신출귀몰 이리 번쩍 저리 번쩍 나타날 수는 없다. 사랑에 빠진 세기의 주인공 중에서 미신적인 것, 멍청한 것, 어처구니없는 것으로는 첫손에 꼽히는 포르노 숭배자 겸 이성애자인 자신감 제로의 가짜 학위 소지자 제러미 다브낭 교수가 지독히 똑똑한 급진적 페미니스트 레즈비언이자 끔찍한 아픔이 있는 검은 여신인 밀레나와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이 사랑에는 운명이 개입해 있다. 그렇다면 운명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이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 각자가 그 대답을 찾아간다.
허풍선이 남작급에 해당되는 노인 제라드에게는 ‘우리가 함께 창조한 일종의 공연, 오랜 세월에 걸쳐 형태가 잡혀가는 시’가 운명이고, 밀레나에게는 ‘그저 미신에 맡겨두듯이 삶을 내버려둘 수 없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운명적인 것이다. 그렇다면 제러미와 독자들에게 운명이란? 운명적인 사랑이란 무엇일까?
우리 중 아무도 자기 인생의 한 페이지를 찢어낼 수는 없다. ‘책의 한 페이지를 찢어낼 수는 없지만…….’ 그렇다면? 이 순간 속으로 살짝 대답하는 그 뒷문장에 운명의 비밀이 담겨 있다.
정혜윤(『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의 저자)
이 소설에서 무엇보다도 반짝이는 것은 웃음과 눈물이 부딪히는 순간 번득이는 절묘한 빛이다. 특히 웃음은 이 작품을 빼어난 희비극으로 끌어올려주는 일등공신이다. 슬랩스틱에서부터 교묘한 말장난에 이르기까지 웃음의 온갖 요소들을 두루 만나며 방 안을 뒹굴 수 있으니, 특히 웃음을 잃은 지 오래된 이웃들에게 권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게다가 이 웃음은 눈물과 등을 맞대고 있어 따뜻한 위로가 되기까지 하므로.
정영목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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