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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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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라

: 주만지, 끝나지 않은 이야기

[ 양장 ] 베틀북 그림책-05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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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12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2쪽 | 502g | 238*310*15mm
ISBN13 9788984882508
ISBN10 898488250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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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와 월터가 로봇을 일으켜 세웠어요. 조르곤 해적은 천장에 난 구멍에 매달려, 비늘로 뒤덮인 꼬리와 도마뱀 같은 다리를 버둥거리고 있었어요. 그 때 로봇이 비틀비틀 다가가더니 잽싸게 가위 손을 휘둘러 해적의 꼬리를 낚아챘어요. 해적이 비명을 지르며 구멍 위로 홱 올라갔어요.
로봇을꼬리에 그대로 매단 채였지요. 해적이 울부짖고 몸부림치며 윗벽에 부딪치자 한 팔이 잘린 로봇이 구멍으로 뚝 떨어졌어요. 해적이 지붕 위로 허둥지둥 기어오르는 소리가 나더니, 우주선이 쏜살같이 멀어지는 게 보였어요.
이제 아무런 희망도 없어 보였어요. 로봇의 눈은 다시 컴컴해졌어요. 벌써 세 시간째 게임을 하고 있지만, 말은 아직 은하수에 있었어요. 거기서 자수라는 너무 멀고, 지구는 그보다 두 배나 더 멀었지요.
---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대니와 월터는 공원에서 '주만지'라는 게임 상자를 발견한다. 어린애들이나 갖고 노는 시시한 게임이라는 형 월터의 핀잔에도 불구하고 동생 대니는 상자를 옆에 끼고 집으로 돌아온다. 상자를 열어 보니 정글 탐험 게임판인 '주만지' 밑에 또 다른 게임판이 들어 있었다. '자수라'라는 보랏빛 행성까지 갔다가 다시 지구로 돌아오는 우주 탐험 게임인 '자수라'였다.
대니가 주사위를 굴리고 말을 움직이자 놀라운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별똥별 소나기가 내려 지붕에 구멍이 뚫리더니 다시 주사위를 굴리자 중력이 사라져 월터가 천장에 찰싹 붙어버린다. 다시 주사위를 굴리자 중력은 돌아왔지만 로봇이 등장해 월터를 뒤쫓고, 한 번 더 주사위를 굴리니 중력이 너무 커져서 대니가 공처럼 뚱뚱해지고 만다. 무거워진 대니를 이용해 가까스로 로봇을 물리친 아이들. 그리고 뒤이어 나타나는 조르곤 해적선과 광자포 공격. 주사위를 굴릴 때마다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지고 결국 월터는 블랙홀에 빠져 서서히 몸이 사라지는 위기를 맞는다. 과연 대니와 월터가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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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는 용감했다
만나기만 하면 싸우는 형제들은 참 많다. 나도 어려서 두 살 터울인 언니와 죽도록 싸우면서 자랐다. 왜냐하면 이 책에 나오는 동생처럼 언제나 언니 물건을 망가뜨리고, 언니 옷을 입고 나가 더럽히고, 같이 놀자고 졸졸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고를 저지른 뒤 너무나 미안해 하는 나에게 무섭게 윽박지르고 엄마에게 이르는 언니는 언제나 얄미웠다. 그런 미움과 다툼은 연쇄 고리처럼 어린 시절 내내 이어졌다.
이 책에 끌린 까닭은 바로, 만나기만 하면 죽도록 싸우는 형제가 나온다고 해서다. 그 형제가 우주 재난을 만나 함께 모험을 하다 보니 우애가 되살아난다. 참 그럴 듯한 발상이라 생각했다. 아무리 미워도 재난을 만나면 뭉치는 게 형제니까. 흑백으로 그려진 놀랍도록 사실적인 그림과 상상의 세계로 훌쩍 뛰어드는 기발한 이야기, ≪자수라≫도 알스버그의 전형적인 그림책이다. 하지만 거기에 하나 더, 죽어라 싸우는 형제간의 우애 회복이라는 감동까지 더해졌다. 알스버그는 점점 더 대가가 되어가는 듯하다.
그런데 문득 이런 의문이 든다. 중력이 급격히 커져서 내가 커다란 풍선처럼 뚱뚱해졌다면, 과연 우리 언니는 날 구하려고 다급히 주사위를 굴렸을까? 혹시 푸하하 웃으면서, ‘야 너 웃긴다’ 하고 멈추지 않았을까? 그림책 속에선 놀랍도록 쉽게 화해가 이루어지지만 현실 속에선 여전히 악몽이 계속된다. 그래서 우리는 악몽을 잊으려고 그림책을 펴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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