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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태양 2
유호 | 청어람 | 2010년 09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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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74쪽 | 494g | 138*210*30mm
ISBN13 9788925122854
ISBN10 892512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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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 확인했나?”
차갑게 묻는 차성묵의 시선은 검게 반짝이는 수면에 흔들림없이 고정되어 있었다. 양철민이 재빨리 말을 받았다.
“빠진 자리가 좋지 않습니다. 유속은 크게 빠르지 않지만 수심이 상당히 깊습니다.”
“빠져나갔을 수도 있겠군.”
“차가 물에 처박힐 때 놈은 분명히 차 안에 있었습니다. 조수석에 여자도 하나 있었다는데 한선아인가 하는 그 여자일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렇겠지. 일단 수색을 강변 전체로 확대한다. 도로는 전면 차단하고 강 건너에도 수색부대를 보내라. 인근 헌병대를 전부 동원해. 별장 주변에 배치된 저격수들도 최소 인원만 남기고 강변을 직접 감시할 수 있는 지역으로 이동시켜라.”
“하지만… 아닙니다.”
양철민은 무어라 토를 달려다가 말고 가까이 있는 상사계급장을 단 사내에게 손짓을 했다. 상사가 부동자세를 취한 뒤 사라지자 차성묵은 한동안 강 건너편을 달리는 자동차들의 전조등을 노려보다가 등을 돌렸다.
“무슨 짓을 해서든 놈의 흔적을 찾아내라. 놈은 유령이다. 시체를 두 눈으로 확인하지 못하면 죽은 게 아니다.”
양철민 대위도 말없이 부동자세를 취했다. 그는 느릿하게 차로 돌아가 시동을 걸었다. 분명 운이 좋았다. 사실 횡재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중국인들의 통화를 감청하고 대원들을 재배치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이 무려 15분 남짓, 당연히 빠져나갔으리라고 생각했던 놈이 허실수로 깔아놓은 최외곽 초소에 걸린 것이었다.
순식간에 막다른 골목에 몰아넣었고 상황은 철저히 통제되고 있었다. 어쩌면 생포도 가능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렸는데 마지막 순간, 문단속에 실패하고 말았다. 물론 저격수의 집중적인 총격을 받으면서 아군 SUV에 정통으로 운전석을 들이받혔고 대응을 생각하기도 전에 초겨울 강물 속으로 처박혔으니 놈의 생존 가능성은 당연히 높지 않았다. 그러나 놈의 이름은 유령이었다. 시체를 보기 전에는 절대 안심할 수 없었다.
“젠장!”
--- p.55-57



그는 천천히 권총을 뽑아 카메이의 코앞에다 대고 슬라이드를 당겼다 놓았다.
“누구와 거래를 한 거지? 이름만 실토하면 살려주겠다.”
카메이는 입술을 기묘하게 비틀었다. 대답은 없었다. 그가 총구를 이마에 대자 놈이 갑자기 킬킬대더니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유령이란 작자로군. 제기랄.”
방탄헬멧에 고글, 위장 크림까지 발랐고 일본어와 영어만 썼는데도 카메이는 그의 목소리를 구분해 냈다. 전화 목소리를 기억하는 모양이었다. 놈이 다시 중얼거렸다.
“이름은 중요한 게 아니야. 세상이란 거 자체가 회색이거든. 네놈 생각처럼 깔끔한 흑백이 아니란 말이다. 흐흐.”
“이름.”
“이름을 원하나? 그럼 말해주지. 네놈이 생각할 수 있는 최고위직이야. 어쩌면 네놈 보스일 수도 있지. 흐흐. 어때? 이 대답 쓸 만하지 않은가? 네놈이 생각할 수 있는 최고위직. 크흐흐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대답이로군. 물건 내용물은 뭐지?”
“젠장. 별명이 거창해서 대단한 놈인 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닌 모양이네. 프로답지 않게 이러지 말자고. 대답은 지옥에 가서 들어. 퉤!”
카메이는 핏물 섞인 침을 앞섶에 토해내면서 음침하게 웃었다. 그만 끝내자는 뜻일 터였다. 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발 물러섰다. 어차피 데려가는 건 불가, 데려갈 방법도 마땅치 않지만 굳이 데려가서 로이스에게 새로운 정보를 넘겨줄 생각도 없었다. 놈의 이마 한가운데를 조준해서 미련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퍽! 팅!
소음기의 음침한 파열음과 탄피가 바닥에 튕기는 금속성 소음이 기묘하게 복도를 흔들었다. 놈은 뒤통수로 벽에 피칠갑을 하면서 스르르 횡으로 넘어갔다.
--- p.123-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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