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지금 세계경제가 어느 정도 반등을 보이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이미 끝났다고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이고 국제경제가 이미 회복되었다고 단언할 수도 없어 장기 전략을 준비해야 합니다.
중국은 금융위기의 충격 아래 수출이 위축된 상태이며 머지않아 무역전쟁에 직면할 것입니다. 그 외에도 투자 보호주의 물결과 외자 흡수의 압력, 환율 파동과 인민폐 가치 상승 전망 등 극히 복잡한 외부 정세에 직면했는데, 이는 금융위기가 무역 채널·투자 채널·금융 채널·신뢰 채널 등을 통해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이 복잡한 외부 정세는 중국에 내재된 생산능력 과잉, 중복 건설, 자원과 환경의 제약, 취업 압력, 지역 간의 협조 등의 모순과 얽혀 중국 경제를 마구 뒤섞어 매우 복잡한 발전의 구간으로 들어가게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장기적으로 긴축 전략을 준비해야 하는데, 근본적으로는 발전 방식을 전환해야 합니다. ---pp. 13-14
금융위기 발생에서 매우 중요한 환경적 요인은 바로 미국인들의 소비관인데, 이는 미국인의 생활 방식이자 가치 이념입니다. 조금 과장해 말하면, 미국은 저축하지 않는 국가입니다. 미국은 정부도 재정적자 혹은 부채에 의존해서 운영된다고 하는데, 미국의 가정 역시 부채에 의존해서 앞당겨 소비하여 가계부채가 이미 15조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p. 55
금융위기는 지금 겨울잠을 자는 중이며, 이는 정부의 부채 위기로 점차 바뀔 수 있습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신뢰를 회복한 것은 전 세계 정부들이 모두 금융 시스템 대부분에 거대한 안전망을 깔아두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각국 모두에 심각한 적자가 발생했고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는 제로에 가까워졌습니다. 우리는 이런 정부 부채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 모릅니다. 미국은 일찍이 1930년대에 달러와 황금의 태환비율을 수정함으로써, 1970년대에는 인플레이션을 통해 정부의 부채를 크게 줄였습니다. 로고프 교수는 미국이 외채에 심각하게 의존해 이런 불균형이 다음 위기의 씨앗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도 바로 이것이라고 말합니다. 현재의 문제는 다음번 위기에 대해 경고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지도자가 부채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p. 154
우리의 문제는 예컨대 (원자재 공급원과 제품 판매 시장이라는) 양 끝을 밖에 두고, 크게 들어오고 크게 나가는(대량으로 수입하고 대량으로 수출하는) 외향적 경제발전 모델로, 외부 수요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것입니다. 중국과 미국의 경제 및 무역 관계를 예로 들면, 미국 기업은 중국에 투자해서 돈을 벌고 중국은 상품을 제조해 미국에 수출하며, 미국은 중국에 달러를 지불하고 중국은 미국의 국채를 삽니다. 미국은 고액의 이윤과 염가의 중국 상품을 얻고, 중국은 저렴한 노동력을 날마다 평가절하되는 달러 지폐와 부단히 가치가 줄어드는 미국 국채로 바꿉니다. 하지만 이제 이런 성장 모델이 심각한 도전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의 거친 수출주도형 경제성장 방식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p. 189
연속적인 금리인하 등 완화된 통화정책의 힘을 빌려 국내 투자를 이끌겠다는 조치는 뜻한 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부동산과 주식시장 및 증권시장 같은 국내의 비생산 업종으로 투자가 흘러들어 극히 짧은 시간 안에 부동산과 주식의 가격이 로켓 같은 속도로 상승했습니다. 가격 상승은 은행을 끌어들여 새로운 투기를 야기하고, 거품경제는 갈수록 더 커져갔습니다. 모든 자본은 모두 이익 추구를 근본 목적으로 합니다. 부동산투자의 높은 수익률은 은행이 그 투자에 대해 특히 주목하게 만들어 생산 분야에 대한 투자 기피 현상을 초래했습니다. 그래서 생산 분야의 원가를 높였고, 국내 구매력을 한층 더 감소시켰습니다. 부동산 거품은 눈덩이처럼 점점 더 커져갔으며, 모건스탠리를 대표로 한 국제자본도 일본 자본시장에 대거 진군해 자본가격 가치 상승과 엔화 평가절상의 이중 수익을 얻었습니다.
국제자본이 개입한 결과로 거품의 이윤은 무한히 커지게 됐는데, 같은 시기 실질GDP 성장폭은 주식가격과 토지가격의 속도보다 한참 낮았습니다. 일본 정부가 문제의 심각성, 즉 토지가격이 가치를 심각하게 초과해 있음을 알아차리고 문제를 고치려 시도했을 때는 이미 늦었었습니다. 거품이 붕괴하자 일본 경제는 1990년대부터 10여 년간 쇠퇴기에 접어들었습니다. ---pp. 306-307
근래의 미디어 조사결과에서 분명히 드러나는데, 일부 지역들의 제조업 분야의 자금이, 생산이 계속해서 축소되며 어려움을 겪는 동시에, 토지자산에 유리한 갖가지 정책의 영향을 받아, 과거 수개월 동안 유휴 생산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이미 투입되? 시작했습니다. 자본은 본성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데, 주택시장의 뜨거운 자극과 유혹 아래 대량의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갈 것입니다. 거시적인 경기부양정책을 놓고 말하자면, 보다 깊은 고려가 있어야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부동산시장의 발흥이 각종 업종의 경제 진흥을 이끄는 유도 조건이라 생각하고, 심지어는 유일한 생명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만약 제조업이 원기를 회복하지 못하고 부동산가격의 회복을 경제 회복의 지표로 삼는다면, 고용과 소득의 지탱이 없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상대적으로 제조업 원가를 끌어올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같은 경제회복은 오래 유지될 수 없는 것으로, 더 많은 불확정성을 겪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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