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크기는 제각각이지만 인간처럼 탄생과 죽음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겪는다. 태양과 크기가 비슷한 별들은 표면 온도 6,000도에서 적어도 100억 년 동안 타오르다 수소를 소진한다. 물론 중심부는 훨씬 더 뜨
겁다. 그 결과, 중심부는 수축하고 온도는 1억 도까지 상승하면서 헬륨 융합이 시작된다. 이후 청년기보다 약 100배나 더 커져 붉은 색의 거대별이 되었다 다시 본래 크기의 100분의 1에 해당하는 하얀색 난쟁이 별로 작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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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인간의 ‘예외론’에 매달리고 있다. 의식과 마음, 자유의지부터 언어, 기술 및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특징들이 인간에게만 유일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에 대한 과학적인 반론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의식’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 인지함을 의미한다. 소유자만이 알 수 있는 내부 상태로, 당연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관찰된 행동과 두뇌 활동의 객관적 상관관계를 통해 의식의 존재 여부를 밝혀냈는데, 인간뿐 아니라 포유동물, 새, 심지어 문어들에게도 의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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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와 그의 추종자들의 비판한 건 부패뿐만이 아니었다. 그들은 교회와 성직자만이 신도와 하느님 사이의 중개자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틀렸다고 믿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성경은 라틴어로 적힌 게 전부였고, 이를 사람들에게 해석해 줄 수 있는 권위는 오로지 교회만 갖고 있었다. 루터 교도들은 성경이 각지의 토착어로 번역돼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말씀을 알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개개인이 하느님과 직접, 스스로 마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었고, 따라서 사제에게 그 어떤 특별한 지위가 부여되는 것을 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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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종교적 편협은 종교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다. 신앙의 유무가 선과 악의 문제와 결합하는 순간, 자신은 도덕적으로 옳다는 확신을 가지면서 동시에 다른 신앙을 가진 이들은 저주받거나 죽어도 마땅하다는 유죄판결을 내리게 된다. 반대자들에 대한 처형은 종교가 제도화된 곳에서 가장 많이 일어난다. 처형은 일어날 때마다 교리를 변호할 뿐 아니라 권력 역시 보존해준다. 많은 경우, 제도화된 종교는 국가권력과 동맹 관계에 있거나 심지어 국가권력의 지배를 받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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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이 영국에서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당시 영국은 정치적으로 통합돼 안정적이었고,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내부 관세 장벽으로부터도 자유로웠으며, 발전된 금융 체계까지 갖추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대서양 해안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누리면서 해군을 공격적으로 활용해 18세기에는 아시아 해안 국가들을 훌쩍 뛰어넘는 무역 강대국으로 거듭났다. 많은 상인들이 목화, 담배, 노예와 설탕 같은 상품의 무역을 통해 엄청난 이윤을 챙겼고, 이 자본을 새로운 산업 기업체들에 투자했다. 영국의 많은 항구와 배가 다닐 수 있는 강들은 국내외 무역이 모두 번성하는 기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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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내전으로 혼란과 살육이 계속되자 토머스 홉스Thomas Hobbes는 1651년, 그의 책 《리바이어던Leviathan》을 출간하기에 이른다. 여기서 그는 지배자와 피지배자 간의 사회계약을 언급한다. ‘자연 상태’의 인간에게 인생은 ‘고독하고, 가난하며, 끔찍하고, 야만적인데다 짧다.’ 이 같은 미개함을 피하기 위해 인간들은 모여서 보호를 받는 대신 일부 권리를 절대 권력에게 양도하는 사회계약을 체결한다는 것이다. 이 계약은 절대 권력이 국민의 합의를 얻는 데 실패할 경우, 국민은 절대 권력을 교체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내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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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부터 일부 지역을 시작으로 여성의 지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투표권을 획득하게 되면서 극적으로 도약했다. 1893년 뉴질랜드가 사상 최초로 여성 투표권을 도입했고, 스위스에서는 1971년에 도입됐으며,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은 2015년에 시의회 선거에서 처음으로 투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도 민족적, 계급적, 종교적 편견들이 작용했다. 예를 들어 유럽 출신 여성들이 1919년 케냐에서 투표권을 획득했을 때 아프리카 여성들은 제외되었다. 볼리비아에서는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글을 아는 여성들도 1952년까지 투표권을 제한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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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극적인 미래 전망은 인공 이식물을 이용해 사람의 몸을 복구하고 심지어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보청기 같은 외부 장치와 인공 심박 조율기, 인공사지, 달팽이관 이식물처럼 몸 안에 심는 장치들을 이미 사용하고 있다. 감각 기능들을 따라가거나, 늘리고 복구하는 장치인 두뇌와 컴퓨터 간 인터페이스 개발에도 진전이 있었다. ‘트랜 스휴머니즘적’ 사상가들은 우리가 스스로를 이렇게 발전된 능력과 기능들을 갖춘 존재로 전환시켜 결국 ‘후後인간적 존재Posthuman Beings’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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