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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살아보는 거야

여행, 살아보는 거야

: 단순하게 느리게 에티오피아

맹선아 | 알비 | 2017년 06월 2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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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6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257쪽 | 328g | 127*188*20mm
ISBN13 9791186173060
ISBN10 1186173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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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맹선아
에티오피아라는 낯선 나라에 호기심을 가지고 처음 땅을 밟았던 2013년. 한 달 동안 자연 그대로의 넓은 땅, 커피의 본고장에서 맛보는 커피, 낯설지만 왠지 익숙한 사람들과 만남에서 한 번 더 오고 싶다는 생각을 품었다. 그 후로 두 번의 에티오피아 여행을 더 했다. 연구원 생활을 하면서 석사준비를 하던 중 이론적이나 지식적인 공부가 아닌 내가 모르는 넓은 세상을 보고 경험하고자 연구소를 나와 KOICA(한국국제협력단) 과학교육 봉사단원으로 2년간의 에티오피아 파견 생활을 떠났다. 북부지역의 Adwa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지내면서 베풀고 나누고 주고 와야지 했던 것이, 오히려 더 섬기고 배우며, 부족하지만 느리고 단순한 삶을 통한 자유로움을 느끼게 되었다.
세상의 공식에서 벗어나 보람되고 행복을 나눌 수 있는 게 어떤 것일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순간을 소중하게, 자극적인 것보다 은은한 것을 추구하는 마음으로 사람들과 만남 또는 다양한 일과 만남을 기대하며 어디서든 하루하루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루를 여행하는 것처럼 살고 싶은 철부지다.

블로그 msa9184.blog.me / 인스타그램 @maengsuna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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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가만히 앉아서 하늘만 바라보며 구름의 변화를 보는 게 좋았다. 핸드폰 타임랩스를 작동시켜 보지 않아도 내 눈으로 서서히 움직이는 구름을 보는 게 더 좋았다. 귀여운 모양을 가진 구름 어디 없나 하고 둘러보기도 하고. 또 가만히 앉아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여기저기서 반짝하고 빛나는 별들 덕에 간신히 누르고 있던 감성이 툭 튀어 올라와 보고 싶은 사람들 얼굴도 반짝하고.
‘반짝하고 빛나는 별들 사이로’ 중에서

생두를 깨끗이 씻어 껍질을 벗긴 후 로스팅 전용 팬에 넣고 작은 화로에서 로스팅한다. 초콜릿 색으로 잘 볶아진 원두를 사람들에게 향을 맡아보라며 시향을 해주기도 한다. 로스팅한 원두를 작은 절구에 빻고, ‘제베나’라는 전통 주전자에 가루를 넣고 물을 넣어 가루가 가라앉을 때까지 끓인다. 커피 세리머니를 할 때는 ‘은딴’이라는 향을 피우는데, 신성한 행위라는 의식이다. 이렇게 다 된 커피를 석 잔 권하는데, 첫 번째 잔은 ‘맛’을, 두 번째 잔은 ‘행운’을, 세 번째 잔은 ‘축복’을 의미한다.
‘커피 세리머니 coffee ceremony’ 중에서

에티오피아에 온 지 반년이 지나가면서 여유가 생겼다. 좋게 말하면 여유로운, 나쁘게 말하면 나태한 태도에 나도 당황해 하지 않고 ‘OK, no problem’, ‘찌끄리 옐름’이라고 능청스럽게 말할 수 있는 여유가 말이다. 그래, 살면서 이보다 더한 문제들이 많을 텐데 좀 늦는 것쯤이야, 좀 배고픈 것쯤이야, 좀 불편한 것쯤이야, 좀 없는 것쯤이야 하는 여유.
‘여유의 한마디’ 중에서

가끔 그 친구와 시간이 맞아서 만나면 테라스 석에 앉아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커피를 마셨는데, ‘같이의 가치’를 잘 아는 우리 사이에 긴말은 필요하지 않았다. 대화의 주제가 없으면 없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뜨문뜨문 말을 주고받으며 같이 보낼 수 있는, 여유 있는 시간을 즐겼다. 가끔, 이곳에서 찍은 사진을 볼 때면, 그 친구에 대한 그리움으로 이 장소가 물든다. 그리움의 장소. 깊은 향수를 불러오는 듯한, 그런 곳이었다.
‘같이의 가치 중에서’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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