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주는 사랑이 모두 아이에게 안전기지가 되어주는 것은 아니다. 평온하고 안정감을 주는 사랑만이 아이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세상이 안전하다는 느낌을 준다. 말 잘 듣고 말썽 부리지 않으면 사랑을 주고,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에 철회하는 사랑은 고통과 두려움을 주는 사랑이다. 사랑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겁을 주고, 너보다 동생이나 형을 더 사랑한다고 하고, 복종을 강요하는 사랑은 파괴적인 분노와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불안으로 이어진다. 집착으로 아이를 숨 막히게 하는 사랑, 별개의 존재임을 인정하지 않고 영원히 분신으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 소유욕은 삶을 살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아니라 속마음을 숨기고 타인이 원하는 삶을 살게 하는 구속 안으로 자신의 삶을 밀어 넣게 할 뿐이다. _30~31쪽
성장에 초점을 둔 피드백은 아이들로 하여금 성장 마인드세트를 갖도록 한다. 만일 아이가 무언가를 잘했을 때“넌 참 재능이 있구나. 머리가 좋구나. 똑똑하구나”라고 칭찬했다면 부모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재능이나 지능이라는 고정된 요인에 원인을 돌리는 셈이다. 이런 말을 반복적으로 들은 아이는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머리가 좋아야 하고, 달리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키가 커야 한다는 고정 마인드세트를 갖게 된다. 특히 똑똑하다는 칭찬을 반복적으로 들을 아이들은 자신이 본래 똑똑하기 때문에 실수란 해서는 안 되는 것이고, 부끄럽게 느껴야 한다는 것을 은연중에 배우게 된다. 성장에 근거를 둔 칭찬은 아이가 성장 마인드세트를 갖게 한다. ‘너는 참 열심히 하는구나. 노력이 제일 중요한 거야’라고 칭찬받은 아이들은 머리나 재능이 아닌 노력에 초점을 두게 된다. 노력을 통해 뭔가를 이룬다는 것은 소중한 경험이고, 그 과정에서 겪는 실수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_57쪽
아이를 존중한다는 것은 요구를 다 들어주고, 감정을 전부 표현하게 해주며, 어떤 행동이든 자유롭게 하도록 둔다는 의미가 아니다. 존중은 아이의 생각, 감정, 행동 중에서‘감정을 인정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아이는 어른에 비해 미숙하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생각하거나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또한 미래를 예측하거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능력도 부족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중요한 의사결정은 부모가 해야 한다. _87쪽
아침시간에 모든 일을 부모가 해주는 아이라면 이제는 꺼내준 옷 중 바지 정도는 혼자 입도록 시켜보아야 한다. 양말을 벗는 것 다음으로 수월한 일은 바지를 벗는 것이며, 그 다음 단계는 보통 바지를 입는 것이 된다. 윗도리를 입는 것은 바지를 입는 일보다 더 어려운 것이니 바지를 능숙하게 입고 벗을 무렵이면 윗도리를 입고 벗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바쁜 시간에는 엄마가 얼른 단추를 끼워주어야겠지만 시간 여유가 있을 때는 큰 단추 한두 개쯤은 채워보도록 해주어야 점차 작은 단추도 끼울 줄 알게 된다. 이 모든 것을 처음 해볼 때는 신기함에 재미로 시작할 수 있다. _167쪽
결과가 있을 때 사람들은 비로소 원인에 대해 생각해본다. 건강을 잃으면 내 습관 중에 무엇이 건강에 해로운지 고민해보고, 성적이 떨어지면 공부를 게을리한 건 아닌지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환경은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정직하게 보여주며, 환경이 나에게 보내주는 메시지를 제때, 정확하게 알아차릴 때 우리는 현명한 판단과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아이에게 편하고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아이로 하여금 자신의 결정과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분명히 알도록 해주는 것이다. _175쪽
세상의 논리는 가족의 논리와는 다르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거나 다른 사람의 눈치를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람을 당당하다거나 자신감이 넘친다고 보아주지 않는다. 눈치가 없어서 농담과 진담을 구별하지 못하고, 기분 나쁜 내색을 해도 알아차리지 못하며, 엉뚱한 말로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드는 사람은 그저 눈치 없는 사람일 뿐이고, 어울리고 싶지 않은 대상에 불과하다. 사회성이 부족하고, 판단력이 미숙하다고 치부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눈치를 본다는 건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능력일까, 아니면 자신감을 떨어뜨릴 뿐인가? _187쪽
아이를 세상에 내보낼 준비를 하는 부모로서 내 아이가 공평한 대우를 받고 차별받지 않고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같을 것이다. 그렇지만 세상의 모든 차별대우가 부당함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타고난 능력과 개성의 차이, 기질과 성품의 차이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불가피하게 차별을 유발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하는 연극에서는 교사와 부모의 합의하에 주인공을 정하지만 기성극단에서는 주인공으로서 역량을 갖춘 사람만이 그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차별대우에 대해 무조건 부당하다고 느끼고 세상을 탓하는 것은 적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_235쪽
학교든 직장이든 새로운 집단에 들어갔을 때 성공을 위해서는 힘의 흐름을 파악하고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학기 중간에 전학 온 아이가 맨 뒷자리에 혼자 앉아 책만 본다면 새 학교에 적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그 반의 반장은 누구인지, 누가 가장 인기 있는 친구인지, 남을 잘 도와주는 아이는 누구인지만 파악해도 그 세 명은 학교생활 적응에 엄청난 도움을 줄 것이다. 다음으로 아이가 알아야 할 것은 그런 친구와 친해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점심시간에 축구를 한다면 아끼던 자불라니(월드컵 공인구)를 들고 가 함께 어울리면 금방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하기 싫어하는 청소나 급식당번을 자원해서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미술 시간에 준비물을 넉넉하게 가져가 미처 준비물을 가져오지 못한 아이에게 빌려주면 금방 호감을 살 수 있을 것이다. _25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