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의 기초나 우주의 광활함을 논할 때는 거의 어김없이 수학이 등장한다. 하지만 나는 독자가 이 책을 통해, 어떻게 단순한 아이디어들이 지루할 정도로 익숙하거나 눈여겨보지 않고 지나친 온갖 것들에 새로운 빛을 비출 수 있는지 깨닫기를 바란다. ---p.6
철탑을 이루는 도형―간단한 예로 정사각형 틀과 직사각형 틀을 생각해보자. 이것들은 금속 막대를 구부리지 않아도 평행사변형으로 변형할 수 있다. 만일 우리가 바람과 온도 변화에도 끄떡없는 안정적인 구조를 추구한다면, 이 변형 가능성은 심각한 문제이다. 그래서 철탑들은 삼각형을 기본 구조로 삼는다. 마치 삼각형의 신에게 바쳐진 제단이라도 되는 것처럼. ---p.14
왜 항상 다른 줄이 빨리 줄어들까?―이유는 단순하다. 평균적으로, 느린 줄은 사람이 더 많은 곳이다. 따라서 당신이 우체국에 있다면, 당신은 빠른 줄보다 느린 줄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 대목에서 “평균적으로”는 중요한 단서이다. 어떤 줄은 특별한 이유로 느릴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예컨대 지갑을 안 가져온 사람이 있거나 정신없이 수다를 떠는 사람이 있어서 줄이 느리게 줄어들 수도 있다. 그러므로 당신은 가장 느린 줄에 서지 않을 때도 가끔 있겠지만, 평균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있는 줄에 설 가능성이 높다. ---p.37
풍차의 날개가 3개인 이유―우선 3익 풍차는 4익 풍차보다 값이 싸다. 그렇다면 2익 풍차가 가장 싸지 않을까? 물론 그렇다. 그러나 2익 풍차는 어떤 난처한 속성 때문에 3익 풍차보다 안정성이 떨어진다. 날개가 2개(또는 임의의 짝수 개)인 풍차는 한 날개가 높은 곳에 수직으로 위치하여 바람에서 최대 에너지를 뽑아낼 때, 다른 날개가 낮은 곳에 수직으로 위치하여 풍차 기둥 때문에 바람을 받지 못한다. 따라서 회전날개 전체가 변형력을 받아 흔들리는 경향이 있다. 바람이 강하게 불면, 이 경향은 위험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에 3익 풍차(또는 날개가 임의의 홀수 개인 풍차)에는 이런 문제가 없다. 세 날개들 사이의 각도는 120도이므로, 한 날개가 수직 위치에 있으면, 다른 두 날개는 수직 위치에 있을 수 없다. ---p.143
정말 기괴한 축구 경기―그레나다는 상대편 골문이든 자기편 골문이든 상관없이 아무 골문에나 공을 넣으면 자기들이 본선에 진출한다는 것을 깨닫고 자살골을 넣기 위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바베이도스는 그레나다의 골문을 필사적으로 방어하면서 시간을 끌었고, 경기는 연장전에 돌입했다. 결국 연장 5분에 바베이도스가 골든 골로 이겼다. 믿기지 않는다면, 유튜브에서 직접 보시라.
(http://www.youtube.com/watch?v=ThpYsN-4p7w) ---p.225~226
사각 바퀴 자전거―혹시 도로 표면의 모양을 바꾸면 사각 바퀴 자전거를 타고 매끄럽게 달릴 수 있을까?…표면에 줄지어 있는 ‘계곡들’에 회전하는 사각 바퀴의 맨 아래 꼭짓점이 계속 들어맞도록 운전하기만 하면, 사각 바퀴 자전거를 탄 사람은 매끄럽게 전진할 수 있다. 적당한 현수선 아치 두 개를 나란히 놓으면, 둘이 맞닿는 부분에서 직각이 만들어진다. 또 사각 바퀴의 꼭짓점에서 두 변이 이루는 각도 직각이다. 그러므로 정사각형 바퀴는 현수선 아치가 반복되는 모양의 표면 위에서 매끄럽게 구를 수 있다. ---p.251~252
벤과 벤다이어그램―서로 다른 네 집합을 구역 A, B, C, D로 나타낸다고 해보자. 예컨대 각각의 구역이 알렉스, 밥, 크리스, 데이브 중에서 서로 우정을 맺은 세 사람을 나타낸다고 해보자. A 구역은 서로 우정을 맺은 알렉스, 밥, 크리스를 나타낸다. B 구역은 알렉스, 밥, 데이브, C 구역은 밥, 크리스, 데이브, D 구역은 크리스, 데이브, 알렉스를 나타낸다. 이 구역들을 아래처럼 벤다이어그램으로 나타내면, A, B, C, D가 모두 겹치는 부분 구역이 생긴다. 그런 부분 구역의 존재는 A, B, C, D 모두에 속한 원소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A, B, C, D 모두에 속한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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