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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림무정 1

밀림무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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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1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388쪽 | 509g | 142*210*30mm
ISBN13 9788963704364
ISBN10 896370436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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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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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흰머리가 집으로 숨어 들어와 수의 팔뚝을 물어뜯은 것을 자신을 향한 조롱으로 받아들였다. 충분히 수의 목숨을 끊을 여유가 있었는데도, 흰머리는 팔뚝을 질겅질겅 씹어대며 산을 노려보았다.
‘잘 봐라. 넌 사냥꾼도 가장도 사내도 아니다. 집과 가족을 지킬 힘이 없다!’
산은 밀림무정이라고 적힌 아비의 모신나강을 움켜쥐고, 뜯겨나간 수의 팔에 눈물을 쏟으며 맹세했다. 놈을 죽이기 전까지는 돌아오지 않겠노라고. --- p.129

“개들을 불러들이시오.” “닥쳐.” “놈은 다 예상하고 있었소.” “예상?” “너무 많이 보여줬소. 그래도 놈은 달아나지 않고 이리로 왔소. 죽을 자리를 고른 거요. 하지만 혼자 죽진 않으려고.”--- p.151

말하기조차 힘든 고통이란 거 아오. 하지만 자책 마시오. 먼저 쏘지 않았으면 당했소. 그 순간에는 순박한 소년이 아니라 한 마리 맹수였던 거요. 맹수와 일대 일로 마주치면 둘 중 하나요. 죽든가 죽이든가. 밀림의 이치요. 어떤 이는 무정(無情)하다 비난도 하지만, 정이 있고 없음의 문제가 아니요. 살고 죽음이 그 짧은 순간에 결정되는 거니까. 죽은 자는 영원히 밀림 속에 머물고 산 자는 또 다른 대결을 향해 나아가는 법이오. --- p.359

밀림이 아무리 빽빽하고 수많은 길이 뒤엉켜 있는 듯 보여도, 목적지에 안전하게 이르기 위해선 꼭 가야 하는 길이 있는 법이오. 우리는 그 길을 건넌 거요. 자, 출발합시다. 언제까지 이 일로 지체할 수 없소. 오직 생명이 달아난 시신만이 고원의 대지 위에 누워 뜨거운 태양 아래 썩어갈 자유가 있소. 자기 발로 움직일 수 있는 생명이라면, 인간이든 들짐승이든, 쉼 없이 발을 놀려 새로운 길로 접어들어야 하오. 그게 살아 있음의 증거니까. --- p.360

“쏴요, 어서.” 그미가 산의 등 뒤로 숨어 앉으며 말했다. “주린 수리부엉이라오. 갔소.” “아니에요. 내가 수리부엉이도 모를까봐 그래요? 난 저 눈동자를 알아요. 날 죽이려고 내내 따라오고 있어요. 어서 쏴버리라니까요.” 산이 그미를 안고 토닥였다. “괜찮소. 아무 일도 없소. 나만 믿으시오.”
--- p.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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