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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손목이 시릴 때

왼쪽 손목이 시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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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4년 01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19쪽 | 488g | 153*224*30mm
ISBN13 9788990956026
ISBN10 899095602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무서운 신예 작가 한차현의 첫 장편 추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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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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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일이, 어떻게 되는 노릇인지 점점 더 생소하고 낯설고 서툴러지고 있다. 대단한 삶의 방식에 관한 이야기도 아니다. 간만에 안부 전화를 걸어온 친구에게 인사말을 건넬 때. 술자리에서 사람들을 만나 술에 취하기 전까지 그 서먹하고 막막한 시간을 어쩔 수 없이 보내야 할 때. 새벽이 깊으면 자리에 누워 반듯이 천장을 바라보다가 억지로 눈을 감을 때. 필경은 정오가 넘은 시간 잠 깨어 안경을 찾아 쓰고 옷을 입고 화장실 가서 칫솔을 집어들 때. 때로는 밥상 아닌 책상에 홀로 라면을 끓여와 앉아 젓가락을 드는 일조차 내 자신을 한없이 서먹하게 만드는 것이다.

사는 일이 어색하고 서툴러지고 있다는 점이, 실은, 바로 소설 쓰기에 있어서도 크게 다를 게 없다. 물론 쓰는 일이야 언제나 피곤하고 머리 아픈 작업이다. 문제는 점점 더 심해진다는 점이다. 20년 전. 그리하여 10대 중반. 소설을 쓰리라 했던, 세상에 그만큼 복되고 즐거운 일이 어디 있을까 싶었던, 하여 노트 갈피를 꾹꾹 눌러가며 기본도 되지 않은 습작글들을 국사시간에 버스 안에서 잠자리에서 겁도 없이 갈겨대던, 그때의 나는 어디로 갔는가. 아련한 기억 저편의 나로부터 나는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 매번 어색해지고 구차해지고, 또한 조심스러워지고 있다. 공연한 엄살이 아니다. 심한 경우 검은 플러스펜을 어떻게 쥐어야 하는지, 그것조차 기억이 나지 않아 난감해지는 때가 있으니까 말이다.

예전엔 안 그랬는데, 그런 경우가 드물었는데, 이즈음엔 가끔씩 몸 여기저기가 아프다. 늙어서 그렇다. 왼쪽 손목이 느닷없이 저릴 때도 물론 있는데 소설 속 어느 남자처럼 불안해지지는 않는다. 몸이 아플 때면 나는 내 몸에서 삐걱거리는 소리를 듣는다. 나사가 헐거워졌구나. 조금씩 느슨해지는 중이로구나. 머잖아 남김없이 해체되겠구나. 가끔씩 몸 여기저기가 아플 때면 아직 살아 있는 중, 이라는 사실을 어색하게 깨닫는다. 그리고 삶 너머에 도사린 어떤 수렁 혹은 어둠의 경지를 그 한없이 신비로운 무엇을 아득히 실감하기도 한다. 일상 가운데 가장 경건해지는 시간이 있다면 바로 그 무렵이다.
---「작가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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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차현의 소설은 탄력적이다. 많은 경우 그 탄력성은 그의 상상력의 원천이 엘리트주의적 정전과 하위문학의 독서체험을 뒤섞는 데서 가능해진다. 그의 소설은 선배세대의 무거운 사회과학적 상상력의 자장으로부터 자유롭다. 그의 소설은 현실을 재현의 리트머스 시험지로 활용하지 않고, 가공의 상상세계로부터 현실을 유추하게 만든다. 재현의 하중을 가볍게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그의 소설은 대체로 유쾌한 리듬을 갖고 있다. 물론 유쾌한 리듬만으로 소설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가령 말 자체에 홀린 재담의 형태에서 멈추지 않고, 상상할 수 있는 것의 영역을 드넓게 확장하는 데서 오는 ‘인식의 충격’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래지 않아 한차현만의 개성적인 소설세계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나는 주목하고 싶다.

(……)

한국 문학은 1990년대를 기점으로 80년대의 ‘역사성’을 대체할 미학적 영토로 ‘일상성’을 발굴해 내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 일상 영역의 소설적 체계화라고 하는 것은, 사실상 한국의 소설문학이 생성된 이래로 우리가 항용 ‘대중문학’이라 부르는 창작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실험된 멜로드라마적 구성을 기본으로 했던 것이다. 즉 ‘개인’과 ‘연애’를 중심으로 한 소설의 대량생산이라는 것은 ‘시대적 기후’를 반영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을지언정, 그것이 유의미한 소설적 성과로 기록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이야기다.

이 부분에서 내가 흥미롭게 생각하는 것은 작가들의 이율배반이다. 내 생각에 90년대에 각광받은 대개의 본격문학 작품들은 사실상 ‘통속문학’ 또는 ‘대중문학’으로 규정해야 될 것이 많았고, 그런 차원에서 작가들 역시 자기 문학의 대중적 호소력에 정직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들 작가들은 한편에서 줄기차게 대중문학에 대한 경멸을 노골화하면서, 자신들의 작품을 본격문학의 정전으로 평가해 달라는 ‘양다리 걸치기’를 시도한 것처럼 보였다. 나는 이 ‘미학적 위선’이 다소 불만스러웠다. 적어도 한차현은 이런 ‘미학적 위선’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나는 한차현의 소설적 상상력이 화려하게 개화되기만 한다면, 좋은 의미에서의 ‘비주류적 상상력’의 특화된 영역을 창조적으로 발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판단에 한차현의 작가적 가능성이란 70년산 이후 세대가 거의 체질적으로 향유하고 있는 ‘잡종적 문화체험’을 그들 세대만의 고유한 관점에서 반죽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나 자신이 속해 있기도 한 이 세대의 특징이라면, 앞에서 언급한 대로 문화적 취향에서의 민주주의적 경향 또는 무차별적 혼합의 방식을 관대하게 용인한다는 점에 있다.

(……)

그렇게 황당한 이야기를 천연덕스럽게 끌고 나가는 것이 이 작가의 소설가로서의 개성이자 역량인데, 이 상상력의 자유분방하고 유연한 탄력이 밀도 있는 서사플롯 및 인물조형으로 응축된다면, 독특한 개성을 지닌 작가로 자신의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왼쪽 손목이 시릴 때』에 대한 작품해설/이명원(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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