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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별 이야기

푸른 별 이야기

: 육군 중위의 군대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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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300g | 128*188*20mm
ISBN13 9788992073660
ISBN10 8992073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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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문상철
1983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2005년부터 2년간 유럽, 중국을 여행하며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2006년 「나는 네 삶이 아름답기를 바란다」「신자유주의에 볼모 잡힌 젊은 그대」등 두 편의 다큐멘터리를 연출하여 KBS, CMB 등에서 방송했다. 2007년 육군 소위로 임관하여 철원에서 GOP 소대장으로 근무하였다. 복무 중 사단장, 연대장 표창 등을 받았으며, 최우수 소대 평가를 받았다. 2009년 전역하여 현재는 대전의 연구소에서 전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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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생활이 재밌다. 수많은 사람들을 알 수 있다는 게, 또 그들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날 즐겁게 한다. 매 시간이 전투인 극한으로 스스로를 몰아넣으면서도 내겐 그 전투에서 이길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이 있다. 무언가 부족해서 지적을 받으면 그날 밤을 새워가며 교범을 읽고, 무엇이 정말 옳은 것인지에 대한 지혜의 자신감을 키운다. 체력이 부족해서 피곤함을 느끼면 내가 이겨낼 수 있는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마음을 다잡는다.

군대 내에서 최고가 되고 싶진 않지만, 적어도 우리 소대원들에게 만큼은, 내가 지금 만나는 사람들에게 만큼은 최고로 인정받고 싶다. 그게 내가 피곤을 감수해야 할 이유고,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야 할 이유다.

유혹의 손길이 있고 육체의 한계를 느낄지라도, 내가 가진 열정과 젊음, 그리고 대한민국 육군 장교의 자부심으로 주어진 소임에 최선을 다하리라. 명예와 임무를 중요시하는 소초장이 될 수 있기를, 임관할 때 다짐했던 것처럼 소대원들의 안위를 나의 안위보다 우선시 하는 소대장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드린다.

생활관을 둘러보다 우연히 전입 온 지 열흘이 채 안된 이동욱 이병이 홀로 울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슬며시 뒤로 가보니 어머니와 동생으로부터 온 편지를 읽고 있었다. 삐뚤빼뚤한 동생의 큰 글씨가 눈에 띄었다. ‘형아 보고 싶어.’ 마음이 짠하다. 아버지를 일찍 여읜 동욱이는 어머니와 아홉 살짜리 동생이 있는 가정의 가장이 되었다. 동욱이는 가족이 걱정되어 눈물이 난다고 했다. 말없이 동욱이를 꼬옥 안아주었다.

“소대장님. 제가 입대하던 날 어머니께서 철원은 밤하늘이 아름다울 거라고 하셨습니다. 어머니가 아주 약간 보고 싶습니다.” 경상도 억양이 짙게 배어있는 김 이병의 말투와 목소리의 떨림, 그리고 문장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걸음을 멈췄다. 철원의 밤하늘은 아름답다. 어머니라는 단어는 더 아름답다. 초등학생이 된 이후로, 어머니라는 단어를 몇 번이나 불러봤던가….

프로가 되고 싶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나의 일에 있어 철두철미한 냉혈한이 되고 싶다.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아도, 편안한 불의의 길보다는 험난한 정의의 길을 가고 싶다. 내가 주장하는 게 정의가 아닐 수도 있다. 아집에 사로잡혀 있기에 위아래 못 가리고 내 주장만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잘못된 관습에 물들어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없는 눈 먼 자가 되고 싶지는 않다. 당장은 더디고 외롭더라도, 변화의 시초가 되는 한 알의 밀알이 될 수 있다면, 그게 어떤 길이든 두렵지 않다.

참된 지휘라는 것은 죽음을 명할 줄 아는 것이고, 죽을 줄 아는 것이다. 너희를 처음 만난 지금 이 순간, 내가 너희에게 죽음을 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신임 소대장은 너희를 만난 지금 이 순간부터, 너희를 대신해서 죽을 수 있다. 내 한 몸 아끼기보다는 너희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소대장이 될 테니 잘 믿고 따라와 주길 바란다.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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