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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친구

영원한 친구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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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520쪽 | 585g | 128*188*35mm
ISBN13 9788932910635
ISBN10 893291063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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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이 와서 마님이 아이를 낳으려 한다는 소식을 전했던 날 아침에는 - 바로 여기 있는 아이죠 - 아주 〈정상적인〉 인도의 태양이 연병장 위에 떠오르고 있었지요.」
여기까지 말하고 소령은 연극적으로 잠깐 뜸을 들였다. 훗날 먼디가 배워 써먹는 기술이었다. 소령은 잔을 신비스럽게 들고 머리를 살짝 수그려 잔에 입술을 댔다.
「하지만 말입니다.」 소령은 말을 이었다. 「하지만 바로 이 아이가 드디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는 그렇지 않았죠.」 그는 비난하듯이 먼디 주위를 빙빙 돌았다. 하지만 강렬한 푸른 눈에는 애정이 듬뿍 담겨 있었다. 「어미 배 속에 열나흘이나 더 갇혀 있다가 드디어 머리를 내민 거죠! 아무튼 그날 연병장 위에 떠오른 태양은 이제 인도의 태양이 아니었습니다. 그땐 파키스탄 자치령의 태양이 되고 말았죠. 그랬지, 그렇지 않았냐?」
[……]
소령이 눈물을 흘릴 이유는 충분했다. 골든 스완 바의 손님들도 잘 알고 있듯이 파키스탄이 탄생하던 날 그는 직업을 잃었을 뿐 아니라, 출산일을 훌쩍 넘긴 장기간의 난산으로 고생하던 아내가 인도 왕국처럼 운명을 다했던 것이다. --- pp.43~44

사샤는 여전히 연단 위에 서서 전언을 외치고 있었다. 이제 돼지들은 사샤를 곤봉으로 칠 수 있을 만큼 가까이 접근했고, 아주 뚱뚱한 경사가 고함을 질렀다. 「이 못생긴 난쟁이 새끼를 잡아 와!」 먼디는 이제까지 한 번도 꿈꿔 보지 않았고 계획은 해도 실행은 하지 못했을 일을 했다. 기마대원 스무 명을 물리쳐 파키스탄 명예 훈장인지 뭔지를 받은 아서 먼디 소령의 아들은 이제 적진으로 돌격했다. 하지만 그가 손에 집은 것은 경기관총이 아니라 사샤였다. 리걸 유디트의 명령뿐 아니라 자기 자신의 충동을 맹목적으로 따라 먼디는 사샤를 연단에서 홱 들어 올려 어깨에 둘러멨다. 발버둥치는 사샤의 다리를 한 손으로, 휘젓는 손은 다른 한 손으로 누르고 적의 최루 가스와 고함치는 군중, 피 흘리는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나아갔다. [……] 그리하여 결국 두 손에 수갑이 채워져 머리 위에 있는 기둥에 묶인 채 경찰차에 앉아 있게 된 사람은 사샤가 아니라 먼디였다. 경찰관 두 명이 번갈아 가며 정신이 멍해지도록 그를 두들겨 팼다. 테드 먼디는 아인게블로이트를 체험했고, 이제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사샤가 번역해 줄 필요가 없었다. --- p.125

연기도 없고 조명도 없었다. 그저 아주 마르고 아주 작은 사샤였다. 머리는 짧게 자르고 푹 팬 눈은 전보다 훨씬 더 커 보이는, 장의사 같은 검은 양복에 보이스카우트 같은 갈색 넥타이를 맨 사샤. 왼손에는 당에서 나눠 주는 인조 가죽 서류 가방을 들고 있고 오른손은 그저 옆구리에 붙인 차렷 자세로 홍예문 아래에 구부정하게 서 있다. 마치 연출자가 그렇게 하라고 시킨 것 같았다. 왼손으로는 가방을 들고 오른손은 그렇게 내리고 있어. 그다음에 테디를 기분 나쁜 눈빛으로 쳐다봐. --- pp.184~185

「그럼 넌 꺼리지 않았어?」 먼디는 무심하게 물었다.
「무엇을?」 사샤는 아주 호전적으로 되물었다.
「뭐, 내가 네 정보를 네가 증오하는 서방의 자본주의자들에게 건네주게 될 텐데?」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테디. 우리는 악을 찾을 수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이 악과 싸워야 해. 하나의 악이 다른 악을 정당화하진 않아. 혹은 다른 악을 부정하지도 않지. 이미 말했지만, 내가 미국에 대해서도 첩보 활동을 할 수 있다면 기쁘게 할 거야.」 --- p.314

「제4제국을 떠나자. 마침내 희망이 있는 곳으로.」
「그러니까 거기가 어딘데?」
「희망만이 유일한 사치인 곳이면 어디든. 동독에 남아 있는 나치들이 레닌을 코카콜라에 팔아 버렸기 때문에 전쟁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아? 정말로 미국 자본주의가 세상을 더 안전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자본주의는 아예 세상을 말려 버릴 거야.」
「그럼 어떻게 하자는 건가?」
「저항해야지, 테디. 그 외에 뭘 할 수 있겠어?」
--- p.332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1947년 인도와 파키스탄이 분리되던 날, 인도 주둔 영국군 소령의 아들로 태어난 테드 먼디는 겉으로는 유쾌하지만 항상 자신의 뿌리는 무엇인지, 자신이 소속된 곳은 어디인지 고민한다. 옥스퍼드에서 만난 첫사랑의 영향을 받은 그는 학생 운동을 하기 위해 독일로 향하고, 그곳에서 체구는 작음에도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내뿜는 무정부주의자 사샤를 만난다. 먼디와 사샤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먼디는 시위 도중 경찰에 잡혀 심한 고문을 받고, 사샤와 연락도 끊긴 채 본국으로 송환된다. 먼디는 인생의 이정표를 잃고 이런저런 일을 전전하며 살아가다가 영국 문화원 직원으로 동구권과의 문화 교류 사업을 담당하게 된다. 그러나 평범한 공무원 생활을 하던 먼디 앞에 10여 년 만에 사샤가 나타나면서 먼디의 인생은 방향을 바꾸게 된다. 동독으로 넘어가 비밀경찰이 되었지만 공산주의의 병폐에 회의를 느낀 사샤는 먼디에게 자신을 도와 스파이가 되어 줄 것을 제안하고 먼디는 이를 받아들인다. 마침내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날, 오랜 세월을 함께 싸워 온 두 사람은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한다. 그리고 또 한 번의 10년이 흐르고, 인생의 기로에 설 때마다 나타나던 사샤가 또다시 먼디 앞에 나타나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고 제안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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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시대에 진보파에 속했다가 사회주의권 붕괴 후 급격히 우경화된 이들이 많다. 한편 왕년에 좀 보수적이란 평판을 들었던 르 카레는 지금 좌경중이다. 미국 패권주의 시대를 관찰하면서, 악(惡)은 두 개인 것보다 하나인 게 더 나쁘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악은 악이라서 서로 싸울 수밖에 없는데 이런 두 개 악의 합보다, 하나를 쓰러뜨리고 군림한 하나의 악이 훨씬 크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두 개의 악이 존재하던 시절 선악은 상대적이었으나, 이제 유일무이한 악은 그 자체로 절대적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노대가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 투사로 변신한 허무주의자, 선동가로 거듭난 회의주의자, 혼란을 극복하고 명쾌해진 베테랑이다.
삼십 년 전 내가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를 읽고 ‘이보다 나은 스파이 소설이 나올 수 있을까’하고 탄식한 바 있다.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를 읽은 다음에는 ‘이것은 스파이 소설의 궁극이다’라고 외쳤다. 이제 『영원한 친구』를 놓고 무어라 또 호들갑을 떨 것인가, 내 단정은 번번이 오류로 판명되었고 이것들을 죄 한 사람이 써냈는데. 어쩌면 ‘스파이 소설’이란 이 단 한 명의 거장으로만 이루어진 장르인지도 모르겠다.
박찬욱(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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