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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고든 핌의 이야기

아서 고든 핌의 이야기

창비세계문학-58이동
리뷰 총점8.6 리뷰 8건 | 판매지수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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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6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396g | 148*210*20mm
ISBN13 9788936464585
ISBN10 8936464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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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병이 부서지며 나던 소리의 반향이 막 사라지자마자 누군가 삼등선실 쪽에서 낮지만 열렬한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전혀 기대하지 않던 일이 일어나니 마음이 너무나 벅차서 나는 대답을 하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내 발화 능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닌가, 내 친구가 나를 죽은 것으로 간주하고 나에게 오려는 시도도 하지 않고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극심한 공포와 고통에 시달리며 나는 방의 문 근처 궤짝 사이에서 소리를 내기 위해 헐떡이면서, 필사적인 노력 끝에 일어섰다.”--- p.58

“나는 당장 나무조각을 배열할 수 없었고 혹시 동료 고난자들 중의 한 사람이 짧은 것을 뽑도록 속일 방법은 없을까 온갖 생각을 다 했다. 내 손에 있던 네개의 조각 중에서 가장 짧은 것을 뽑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생명 보전을 위해 죽기로 정했기 때문이다. 이 명백한 무정함에 대해서 나를 비난하려는 사람이 있거든 내가 그때 처했던 것과 똑같은 상황에 처해본 다음에 그렇게 하라고 말하고 싶다.”--- p.150

“한점 보잘것없는 난파선에 실려 바람과 파도의 자비에 전적으로 맡겨진 채 떠돌아다니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훨씬 더 끔찍한 고난과 위험을 오로지 하느님의 가호 덕분에 방금 빠져나온 우리에게 그때 견뎌야 하는 것들은 거의 일상적인 악 이상은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선과 악은 그렇게 엄밀하게 상대적이었다.”--- p.158
“우리가 때마침 잡았던 그 새는 다소 질기기는 했지만 훌륭한 음식이었다. 그것은 바닷새가 아니라 새까맣고 회색이 도는 깃털을 한 해오라기과의 새로 크기에 비해서 날개가 작았다. 우리는 나중에 그 협곡 부근에서 같은 종류의 새를 세마리 보았는데 그 녀석들은 우리가 잡은 새를 찾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새들은 육지에 내려앉지 않았기 때문에 잡을 수가 없었다.”--- p.246~247

“생각하지 않으려고 열심히 노력하면 할수록 상상력은 더 강렬하고 생생하게 발동했고 더 끔찍하게 선명해졌다. 마침내 상상력에서 나온 위기, 비슷한 어느 경우라도 너무나 공포스럽게 닥치는 위기, 자신이 추락할 때 느낄 감정을 미리 느끼는 위기의 순간이 왔다. 자신이 머리부터 곤두박질칠 때 느껴질 구토증과 현기증과 마지막 몸부림과 가사 상태와 단말마의 고통을 상상해보는 그런 순간 말이다. 그리고 나는 이제 그런 상상력 때문에 그 내용이 현실이 되고 있다는 것을, 내가 상상한 모든 공포의 장면이 실제로 현실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p.256~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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