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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나이트

뱀파이어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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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1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458g | 140*223*30mm
ISBN13 9788925717777
ISBN10 8925717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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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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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물이 식어서 굳지 않도록 할머니가 따뜻하게 데워 놓은 컵을 들고, 소녀는 안에 담긴 비릿하고 붉은 액체를 천천히 마셨다.
“그런데요, 할머니. 이게 정말 붉은 오렌지 주스 맞아요? 어제 학교에서 배웠는데 붉은색 오렌지는 없대요. 그리고 오렌지 주스는 따뜻하지도 않고 비리지도 않대요. 그런 오렌지 주스는 없다고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아니야, 서니. 이건 선생님이 모르는 종류의 오렌지란다. 아주 희귀한 과일이야. 건강에 좋아. 서니 너는 몸이 약해서 오렌지 주스를 매일 마시는 거란다.”
“하지만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에게 들키지 않고 혼자 마시는 건 힘들어요.”
“아이들이 봤다간 네 주스를 다 빼앗아 먹을지도 몰라. 그러니 절대로 주스 마시는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들켜선 안 된다.”


2189년 제3메트로폴리스의 풍경이 남자 앞에 드러났다. 도시의 밤하늘에는 수백 층 높이의 건물과 하늘을 나는 자동차와 모노레일과 비행선이 가득했다. 건물 가까운 곳에 모노레일이 지나가고, 그 위로 자동차가 하늘을 날았으며, 더 높은 하늘에서 비행선이 도시를 향해 조명을 날렸다. 낮과 밤을 구분하지 않고 조명과 간판과 전광판을 켜 대는 수많은 고층빌딩 중 하나가 도시의 시간을 전광판에 표시하고 있었다.


남자는 흰옷의 목을 붙잡고 송곳니를 동맥에 박았다. 남자가 손으로 틀어막은 흰옷의 입에서 비명이 가늘게 새어 나왔다.
도시 사람들이 평범한 아침을 시작하는 동안, 두 사람은 체액을 빼앗고 빼앗기면서 아침 해를 맞이했다. 흰옷의 목에서 피가 쏟아져 나와 남자의 목구멍을 통해 몸 구석구석으로 빠르게 흘러갔으며 그중 일부분은 남자의 눈자위에 몰려들었다. 때문에 남자의 눈동자가 잠시 붉게 변했다.


“우리가 아는 정보는 이거야. 어느 날 밤 모든 뱀파이어는 같은 꿈을 꿨어.”
그는 헛기침으로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을 이었다.
“웬 남자가 붉은 피로 가득한 늪에서 걸어 나오더니 ‘나는 뱀파이어 여왕을 섬기는 피의 기사이며, 왕족을 파멸시킨 너희에게 복수할 것이다.’라고 분노에 차 외치는 꿈이었지. 그건 허튼 꿈이 아니었어. 피의 기사는 정말 우리 앞에 나타나 친구들을 죽이기 시작했으니까.”


“그래, 그들은 사실 외계인이야. 지구는 뱀파이어의 고향 별과 비슷하지만 완전히 같은 건 아니라서 적응이 힘들었을 거야. 외모는 인간과 비슷하지만 내부 구조는 인간과 전혀 다르니까. 특히 어려운 건 식량이었어. 뱀파이어들은 지구의 나무와 비슷하게 생긴 생명체에서 액체 상태의 영양분을 빨아 마시며 살아왔거든. 하지만 지구에 그들에게 영양분을 주는 나무 같은 건 없었지. 대신…….”
“사람의 피를?”
“베스는 이해가 빠르군. 그리고 외계인은 피부가 약해. 태양에서 지구로 날아오는 가시광선과 자외선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밤에만 움직이고, 그래서 밤거리를 돌아다니던 불쌍한 인간들을 사냥하기 시작했지. 그들은 정체를 철저히 숨겼어. 밤에는 인간보다 강할지 모르지만 낮에는 그렇지 않았으니까. 그들의 존재가 1,000년 동안 인간들 사이에 천천히 알려지면서 뱀파이어 전설을 낳았지.”


“흥미도 있고 생각할 거리도 많았어요. 이를테면 이런 거요. 인간은 수많은 문화 상품을 통해 뱀파이어를 인식해요. 그런데 정작 존재를 모르죠. 그들이 지구 어디에선가 정말로 인간을 잡아먹는 것도 모르고 자신들과 뱀파이어의 상관관계를 전혀 몰라요. 그런데 또 영화나 소설은 잘도 만들어 댔단 말이죠. 뱀파이어들은 인간의 상상 속에만 산다고 믿도록 정보를 조작하며 살았고, 이제 인간들은 정말 뱀파이어 없이 살아야 해요. 알아서 잘 살겠죠?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도와야 할까? 그렇다면…….”
여왕은 창밖의 도시를 바라보았다. 건물의 창문과 전광판이 달보다도 환하게 빛나면서 도시의 하늘을 밝혔다.
그녀는 말했다.
“이번에는 지구의 여왕이 돼 볼까…….”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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