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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르틴 루터 안에서의 요한 제바스티아 바하
2. 수련기 3. 위대한 오르간 연주자 4.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5. 칸토르 바흐 6. 음악의 헌정 7. 기록과 증언 8. 레코드 목록 |
작곡교육은 악기 연주를 위한 손가락 훈련단계보다는 재미있는 편이었다. 바흐는 화음의 기본적인 연속을 제자들에게 가르쳐 준 뒤 곧바로 적절한 대위법을 만들어 내라고 요구하여 제자들을 난감하게 했다. 그는 제자들로 하여금 건반의 도움을 받지않고 마음속으로 음악을 듣고 전개시키는 방식으로 '앉은 자리에서'- 그 자신이 그렇게 했던 것처럼 - 곡을 쓰는 습관을 들이게 했다.
--- p.76 |
오케스트라에서 모든 악기들이 조화롭게 어울리도록 이끄는 데 아버지를 따라올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연주자 하나하나가 최상의 음향효과를 낼 수 있도록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완벽하게 배치시킬 줄 아셨습니다. 무엇보다 아버지는 한눈에 연주회장의 특성을 간파하시곤 했습니다.
아주 신기한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아버지가 베를린으로 저를 보러 오셨을 때 저는 새로운 오페라 공연을 보여 드렸습니다. 아버지는 즉시 청중의 입장에서 오페라의 장점과 단점을 지적하셨습니다. 그후 저는 아버지를 대식당으로 모시고 가면서 대식당을 둘러싼 긴 회랑으로 올라섰습니다. 그때 아버지는 천장을 바라보시더니 자세한 걸 알아보려 하시지도 않고 말씀하셨습니다. 건축가가 걸작을 구상했지만 그 자신은 물론 다른 누구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내친기에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장방형으로 구조를 이룬 방 한구석에서 벽에 대고 아주 나지막하게 말을 하니, 대각선 반대편에서 벽 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있는 사람이 그 말을 완벽하게 알아듣는 것 아닙니까! 방 한가운데나 다른 위치가 아니라 바로 반대편 벽에 있는 사람만이 말입니다. 아치형 천장은 이런 표과를 노린 것인데, 아버지는 대번에 그것을 알아보셨던 것입니다. --- p. 136 |
바흐는 항상 미신에 가까울만치 숫자에 집착했다. 물론 음악이 수학과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은 아니고, 음악적인 감성은 시와 수가 신비하게 반응하며 표현되는 것이다. 화음이 음악의 화법과 이론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숫자가 붙은 저음체계에 따라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화음의 거장인 바흐가 어떻게 숫자들과의 관계를 기초로 선율의 세계를 세울 수 있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p.121,---pp.4-10 |
그는 어느 곳을 가든지 결국은 법규나 계약사항을 명백히 위반했다 시대에 뒤떨어진 케케묵은 겉치레 속에서 위대하고 저항적이고 묵직하고 활동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일벌레'였다 이와같은 이율배반적인 모습이 그의 삶의 기초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모순 속에서도 음악을 만든다는 집념을 버리지 않았다는데 그의 숭고함이 있었다.
--- p.43-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