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2004년 02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644g \| 18825420mm
ISBN13	9788989763413
ISBN10	89897634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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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방송이 영국의 사업가 존 로지 베어드가 발명한 텔레바이저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TV방송을 실시한 것은 1929년 9월 30일이었다. 그 후 발전을 거듭한 텔레비전은 이제 명실공히 그 어떤 미디어보다 신속하고 영향력이 큰 매체가 되었다. 신속성과 영향력이란 점에서는 최근 들어 급속하게 발달한 인터넷에 조금씩 밀리고는 있지만, 당분간은 우위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텔레비전이 그러한 힘을 가지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라는 점이 큰 이유로 작용했다. 게다가 텔레비전이 제공하는 프로그램의 기능과 성격은 무척이나 복잡하고 다양하다. 뉴스와 정보,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서부터 여론을 주도하고 교육과 교화의 기능을 담당하고 때로 감동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등 텔레비전은 전세계 곳곳에서 참으로 다양한 기능을 행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텔레비전에 관한 연구는 각각의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식으로 이루어졌다. 뉴스 저널리즘을 다루는 연구, 드라마의 극적 속성을 다루는 연구, 오락 프로그램의 상업성이나 대중성을 짚어내는 연구…… 이런 식이다. 텔레비전의 네모난 스크린에 띄워지는 모든 영상물을 종합하여 일반화한 연구는 드문 편이다. 『텔레비전 장르의 이해(원제 The Television Genre Book)』의 편집자이며, 영국 웨일스 대학의 저널리즘·미디어·문화학부 교수인 글렌 크리버는 텔레비전을 주제로 박사 과정을 시작했을 때, 텔레비전 연구에 도움이 될 만한 일반적이면서 이해하기 쉬운 개론서가 없어서 곤란을 겪었다고 말한다. 그러한 상황은 그가 강단에 서서 학생들에게 텔레비전에 대해 가르치게 된 뒤에도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영국이나 미국에 비해 미디어 연구가 일천한 우리나라 상황이라 해서 다를 것이 없다. 『텔레비전 장르의 이해』는 텔레비전 개론서 중에서도 장르론에 대한 것이다. 장르는 문학과 연극, 영화 등 각종 예술과 미디어 유형의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텔레비전의 경우, 파격과 혼재가 심해서 장르의 규정이나 적용에 항상 논란이 따른다. 예를 들어 이 책에서는 드라마, 연속극, 코미디, 대중오락, 어린이 텔레비전, 뉴스, 다큐멘터리로 텔레비전 장르를 구분하고 있지만 많은 프로그램이 시청자나 평론가가 보기에 어느 장르에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텔레비전의 텍스트를 연구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나누는 중요한 수단이 장르임에는 틀림없다. 이 책의 편집자들은 텔레비전 장르의 그러한 혼란스러운 양상을 정리하기 위해 드라마, 다큐멘터리, 뉴스 등 각 장르에서 반복되어 나타나는 관습과 특성을 설명하고, 그것을 역사적인 맥락에서 분석한 연구자들의 글을 모았다. 또한 지금까지 영미권에서 이루어진 연구 성과와 앞으로의 연구 과제 역시 장르별로 정리되어 있다. 각각의 장르들은 다시 여러 가지 서브장르로 분류되어(예를 들면 드라마는 단막극/서부극/액션 시리즈/경찰 시리즈/병원 드라마/공상과학물/드라마-다큐멘터리/미니 시리즈/고전 드라마/10대 시리즈/포스트모던 드라마로 나누어진다) 장르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각 장르의 사례로 예시된 <보난자> <스타트렉> <X-파일> <심슨 가족> <텔레토비> <오프라 윈프리 쇼> 등의 프로그램은 주로 영미권에서 제작되었지만 우리나라에도 많이 소개된 것들이어서 낯설지 않게 읽어낼 수 있다. 문학이나 영화, 미술 등 다른 예술 분야에서의 장르론은 연구자에게나 창작자에게나 매우 익숙하며 또한 유용하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갈래와 성격을 알고 전체 맥락을 이해하는 텔레비전 장르론 역시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제작자나 미디어 연구자, 뿐만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에게도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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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박인규

서강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글래스고 대학 연극·영화·텔레비전 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KBS의 TV 프로듀서로 있으면서 『세계는 지금』, 『신한국기행』,『TV는 사랑을 싣고』, 『시간의 징검다리』 등을 제작했고, KBS 시청자평가원으로도 활동했다. 현재 인하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자 글렌 크리버 외

<글렌 크리버 Dr Glen Creeber>
카디프의 웨일스 대학 저널리즘·미디어·문화학부 교수. 『International Journal of Cultural Studies』의 편집자이고, 저서로 『Dennis Potter：Between Two Worlds, A Critical Reassessment』(Macmillan, 1998)가 있다.

<토비 밀러 Toby Miller>
뉴욕 대학 문화학과 교수. 『Television and New Media』의 편집자이자 『Social Text』의 공동 편집자이고 8권의 저서가 있다.

<존 털로크 John Tulloch>
카디프의 웨일스 대학 저널리즘·미디어·문화학부 교수. 저서로 『Watching Television Audiences：Cultural Theories and Methods』(Arnold, 2000), 『Performing Culture：Stories of Expertise and the Everyday』(Sage, 1999), 데버러 럽턴Deborah Lupton과 함께 쓴 『Television, AIDS and Risk』(Allen & Unwin, 1997)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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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텔레비전의 주요 분야를 권위 있는 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소개함으로써 개관하고, 이론적인 논의와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분석 및 특정한 비판적 논쟁(특별히 프로그램 텍스트와 관련된)을 관련짓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 특정한 TV 장르나 논의, 프로그램에 대해 공부하려는 학생이 일차적으로 참고 자료로 삼을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책을 펴낸다. …… 나는 이 책의 구조와 분석 기준이 새로 시작하는 사람에게든 이 주제에 익숙한 사람에게든 똑같은 관심과 즐거움을 제공하게 되기를 바란다.
--- 서문 중에서

TV에서 장르의 개념은 어떻게 사용되는가? 시청자, 학자와 비평가, TV 산업의 입장에서 장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살펴보면 답을 얻을 수 있다. 영화에서처럼 TV에서도 장르는 예비 시청자들에게 정보를 주는 중요한 수단이다. …… TV 연구자들에게 장르는 대단히 광범위한 문화 형태인 TV 텍스트를, 이해할 수 있는 단위로 나누는 수단이다. …… TV 제작자들에게 장르는 유사 텍스트와의 관계를 설정하는 프로젝트의 개념이다. 제작에서 편성과 송출로 옮겨오면, 장르는 훨씬 중요한 프로젝트의 기술자(정보의 분류와 색인에 쓰이는 도구)가 된다. --- 17쪽

연속극은 무엇일까? 이야기 방식과 시청자에게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으로서 어떤 특징이 있는가? 연속극의 영어명 소프 오페라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 ‘soap’(비누)는 이 장르의 첫 광고물이었다. 1930년대 라디오에 처음 연속극이라는 것이 선보였을 때 광고를 내보낸 이들이 바로 세제 회사들이었다. 사실 1940년대 연속극이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는 것은 방송사가 광고기관으로 부상하는 데 있어 연속극이 핵심 역할을 했다는 의미이다. ‘opera’란 단어는 이 장르의 독특한 감성, 플롯, 전개 스타일을 내포할 뿐만 아니라 연속극 장르에 대한 평가를 암시하기도 한다. 이 말은 프로그램의 과도하게 부풀려진 감상적·극적 요소에 대한 여성 시청자들의 저속한 기호를 조소하는 뜻에서 쓰인다. 그래서 soap opera란 용어는 이 장르가 역사적으로 갖는 문화적이고 경제적인 지위를 의미한다. 우리가 연속극에 대해 연구할 때는 이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연속극의 형식적인 특성과 그 시청자에 대한 제도적 인식은 이런 소비문화적인 틀에서 비롯하고 있다. --- 82쪽

1996년, 당시 BBC 기자였던 마틴 벨은 ‘참여 저널리즘’을 내세우며 전쟁과 살인 보도에 있어 중립성을 포기할 것을 요구했다. BBC의 전통적인 전쟁 보도를 '관찰자 저널리즘'이라고 비판하면서 벨은 기자란 자신이 보도하는 사건에 대해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의견은 논란을 야기했다. 뉴스 보도의 공정성 유지는 BBC에서 좋은 저널리즘의 근본이다. BBC는 공영방송으로서 국민 전체에 봉사해야 하며 다른 기호와 의견을 반영하고 또 그에 대응해야 할 의무가 있다. BBC에는 “좋은(공정한) 저널리즘이란 사람들이 결정을 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모든 설득을 하는 것”이라는 격언이 있다.
--- 1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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