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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플리마켓 여행

로맨틱 플리마켓 여행

: 천천히 산책하는 국내·해외 벼룩시장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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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7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135*200*20mm
ISBN13 9791157764549
ISBN10 115776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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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정선영
언제부턴가 세상일은 내가 관리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 쿠션가게를 할 줄 알았더니 외환전문기자를 하고 있고, 시크한 싱글녀가 될 줄 알았더니 아기 엄마. 평생 어릴 줄 알았더니 마흔이 코앞이다.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스스로 계속해 온 일이 있다면 행복해지려고 안간힘을 쓴다는 것이다. 오늘도 즐겁고 재미난 일을 찾는다. 그리고 내일도 계속해서 찾고 있을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시골집에 반하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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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반짝거립니다

한 주간 일이 너무 많았다.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는 정수리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날 것 같아서 안 되겠다 싶어 낮에 제주행 비행기 티켓을 샀다. 그리고 퇴근하자마자 공항버스에 올랐다. 생각이 많아져 비행기에 몸을 싣고도 울적함이 가시질 않았다.
눈을 감고 잠시 졸았을까. 제주공항에 착륙한다는 방송에 눈을 떴다. 세상에…! 마치 꿈처럼 이렇게 푸른빛의 반짝이는 음료가 둥근 잔에 담겨 있었다. 저녁을 맞은 제주항에 반짝반짝 불빛이 들어온다. 초록 언덕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에도 별빛이 내려앉는다.
차를 타고 숙소를 가는 동안 사방에서 풀벌레 소리가 찌르르 찌르르 따라온다. 제주의 여름 냄새는 이렇구나. 향긋한 듯 청량한 바다 내음이 코끝에 스민다. 볼을 스치고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는 파르스름한 저녁 바람. 이곳에 오길 참 잘했다. 내일 아침 벨롱장은 얼마나 반짝이려나.


바닷가 따라 시장에 가다

아침부터 종알종알 새소리가 들린다. 제주 세화리. 마을은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듯 조용하다. 오래된 팽나무 세 그루가 마을 한가운데 서 있다. 이 자리에서 얼마나 오랜 시간 마을을 지켜봐 왔을까. 나무는 방문객에게 너그러이 그늘을 내어준다. 나무그늘에 그네가 걸려 있어서 살짝 앉아 그네를 탄다. 이렇게 느긋하고 편할 수가 없다. 시원한 바람에 나뭇잎들이 팔랑팔랑. 하늘과 나뭇잎이 왔다 갔다 왔다 갔다. 이따금씩 부는 바람에 바다 냄새가 섞인 듯해서 바다가 지척에 있구나 싶다.
시장이 열린다는 세화 항구까지 살살 걸어간다. 걸은 지 5분도 채 안 돼 한없이 투명하고 맑은 바다가 펼쳐진다. 검은 현무암 바위로 된 해변이 붙은 바닷가 길을 느릿느릿 걸어간다. 멀리 등대가 걸린 부두를 따라 파라솔들이 줄지어 있다. 벨롱장이다.
반짝거리는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플리마켓. 그래서일까. 색색의 파라솔이 유난히 잘 어울리는 귀여운 시장이다. 이곳의 아이템은 대부분 제주와 관련된 수공예 작품이나 음식 등이다.
--- pp.171-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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