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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세상속으로 행복한 여행 떠나기

낯선 세상속으로 행복한 여행 떠나기

우리나라 배낭여행 2박 3일-0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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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1999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65쪽 | 148*210*30mm
ISBN13 9788985673488
ISBN10 8985673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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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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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이 반항하고픈 사춘기에 무작정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밤기차를 타본 기억이 있는 사람은 안다. 그때 부산은 얼마나 낯설고도 기대에 찬 도시인가를. 덜컹이는 기차바퀴의 울림 속에 칠흑의 어둠 너머로 흔들리는 불빛들이 안겨 주는 아릿한 외로움을. 연보랏빛으로 물든 새벽 부산역의 청신한 공기를 한껏 들이킨 후 태종대로 달려가 창망한 바다를 향해 맘껏 소리치면 응어리진 속이 시원하게 풀린다. 부산은 훌쩍 떠나고픈 이들의 마지막 종착역이다.

부산의 바다는 묘한 흥분을 일으킨다. 해운대나 광안리 해변은 언제나 둘인지 하나인지 모르게 포개져 거니는 연인들로 북적이고, 자갈치 시장에선 경상도 아지매들이 내뿜은 고함같은 흥정소리로 왁시글하다. 한적한 다대포 해변에는 휴식을 채워주는 석양이 있고, 남포동 피프광장엔 주체할 수 없는 젊음을 발산하려는 신세대로 북적댄다. 용두산 부산타워에 오르면 한반도 최대의 항구도시 부산의 전경이 발치 아래 펼쳐지는 시원함이 있고, 따끈한 동래온천에 몸을 담그면 여행의 피로가 싹 가신다.

오늘도 하루하루가 정신없이 무너져 내리고 미래는 캄캄한 어둠뿐이라면 지체없이 부산으로 가는 밤기차를 탈 일이다. 가서 청신한 바닷바람 맞으며 고래고래 고함도 치고 발을 구르다 보면 어둠이 걷히고 바다빛처럼 해맑은 미래가 보일 것이다.
--- p.157
'삶이 버거울 때면 선운사 동백숲으로 가라'는 얘기가 있다. 핏물 뚝뚝 흘리며 꽃송이째로 떨어지는 동백꽃의 찬란한 슬픔을 보고 나면 괜스레 겸연쩍다. 저리도 아프게 생을 마감하는데 도대체 이까짓 일이 무슨 대수라고...

고창은 잔잔한 가을 호수 위를 나는 기러기떼처럼 서러움 가득한 애수의 고장이다. 선운사 동백꽃이 있어 서럽고, 미당 서정주가 읊은 '막걸리집 여자의 쉰 육자배기'가 있어 서럽다. 판소리 여섯마다으을 완성한 동리 신재효가 나고 자란 곳이어서 서럽고, 농민전쟁의 봉화를 올린 전봉준이 처음 승전보를 울린 무장객사가 있어 서럽다.

그런 것들이 왜 서럽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동백꽃은 몽우리째 지는 모습이 서럽고, 막걸리집 여자의 육자배기는 고단한 삶의 여로가 묻어나 서럽다. 신재효의 판소리는 애를 끓을 듯한 가락이 있어 서럽고, 무장객사는 빼앗기고 억눌린 자들의 분노가 터져 나온 곳이라 서럽다. 그 모든 서러움을 합해 '전라도의 한'이라 부른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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