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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박 10일 우리 가족 일본 여행

9박 10일 우리 가족 일본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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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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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0년 12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478g | 150*210*20mm
ISBN13 9788954613484
ISBN10 8954613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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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김형원
1960년생. 대학에서 수학교육을 전공했다. 배명고등학교에서 수학 교사로 재직하며 교육학과 관광학을 다시 공부하고, 일식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여행을 너무도 좋아해 유럽 배낭여행(18박 19일, 2001년), 미국 대륙 횡단여행(LA~뉴욕, 2004년), 유럽 배낭여행(16박 17일, 2006년) 등을 다녀와 『40대도 여행이 좋다』, 『유럽 나들이』 등을 펴냈다. 아내(이경희)와 대학과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김요섭, 김요한)과 열흘 동안 남쪽 규슈에서부터 북쪽 홋카이도까지 일본 열도를 일주했다. 여행 베테랑인 아버지가 여행 초보인 가족을 배려한 덕분에 누구나 부담 없이 떠날 수 있는 오감만족 일본 체험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한 가족이 열흘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일본 열도를 일주하면서 겪고 느낀 이야기, 그리고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싹튼 가족의 완성이 『9박 10일 우리 가족 일본 여행』 안에 오롯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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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을 꿈꾸었다. 어느새 훌쩍 커서 이제는 내 키를 넘어설 듯한 아이들과 그 아이들과 나를 건사하며, 고이 지녔던 파란 꿈들을 하나씩 내려놓고 있는 아내에게 멋진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 노천온천에 몸을 담그고 있다가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내리고 있는 눈에 감동하고, 세련되고 날렵한 기차에 올라 창가에 몸을 기대고 물끄러미 이국의 들판을 바라보다가 어느새 과거의 아련한 상념에 빠져 들어가고 있고, 그 모양이 너무 예뻐서 차마 먹기가 아까운 음식을 한 입 먹어보며 그 맛에 감동하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서로가 많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 여행이 좋아보였다. 그런 여행 한 편은 먼 인생의 훗날 돌이켜 볼 때 참 아름다운 젊은 날의 초상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떠난다고 생각하면 그 다음 일은 어렵지 않다. 단지 처음에 떠나겠다는 마음을 먹기만 하면 된다. 그게 여행의 시작이고 본질이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쓰던 수건을 침대 한켠에 나란히 걸어뒀다. 한 사람 앞에 하나씩. 모두 4개. 서로 모양은 다르지만 한자리에 모이니 어딘지 비슷한 듯도 하다. 아마 우리 모양도 저렇지 않을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다니는 우리 4사람의 모습도 서로 생김새는 다르지만 함께 있으면 어딘가 엇비슷해보이지 않을까.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든든하다. 다른 식구들에게도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된다면 좋겠다. 이 여행이 서로의 존재에 대해 감사함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천지가 온통 눈세상이다. 눈앞에 펼쳐진 ‘눈세계’에 우리 가족은 종일 흥분모드였다. 일 년 365일 같은 집에서 살고는 있지만 각자의 일상으로 분주한 탓에 같은 공간에서 비가 오는 날, 눈이 내리는 날, 맑은 날, 흐린 날을 함께 누린 기억이 까마득하다. 이렇게 가끔 일상에서 뚝 떨어져 나와 오롯이 우리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는다. 펑펑 쏟아져 내리는 눈이 아름답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이 눈을 소유하는 이 순간이 문득 뭉클하다.

일본의 수도 도쿄는 볼 것도, 갈 곳도 많은 도시다. 얼핏 보기에도 복잡한 이곳에서의 하루는 큰아이가 책임졌다. 가족을 이끌고 다녀야 하는 책임감이 꽤나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계획대로 된 것도, 계획과 어긋난 것도 있었다. 앞으로 이 아이가 살아야 할 인생도 그럴 것이다. 계획대로 되는 것도,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도 많겠지. 그러나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실패한 것은 아니라는 것. 그것은 그것대로 즐거움과 의미가 있다는 것. 시행착오를 통해서도 얻는 것이 있다는 것. 더 중요한 건 시행착오와 어긋난 계획 앞에서 당황하지 않고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다음을 준비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오늘 짧은 하루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어렴풋하게나마 깨닫길 바란다면 이 아비의 지나친 욕심일까.

이른 아침 지옥계곡을 다녀오는 것이 우리 여행의 마지막 코스가 되었다. 아차, 하는 순간 넘어질 것 같은 미끄러운 눈길을 조심조심 걸어들어갔다. 이번 여행은 우리 가족에게 어떤 기억을 남겨줄까. 네 식구가 열흘 동안 꼬박 붙어다니며 나눈 수많은 이야기들이야 일일이 기억나지 않는다 해도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의 기억은 오래오래 각자의 마음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을 것이다. 숱하게 찍은 우리 가족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카메라에 담아본다. 카메라 안에 담긴 이들이 언제나 나와 더불어 이번 여행을 즐겁게 추억하면 좋겠다. 카메라 건너편에 선 나 역시 이들과 더불어 떠나온 이번 여행을 아름다운 기억으로 오래오래 가슴에 담아둘 것이다.
---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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