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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필 1

오스카 필 1

: 메디쿠스의 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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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1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589쪽 | 850g | 153*224*35mm
ISBN13 9788973816415
ISBN10 8973816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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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당신은 제가…….”
“……메디쿠스라는 거지. 그래 오스카, 난 그렇게 믿는단다. 어쨌거나 너에겐 메디쿠스의 자질과 감각이 있어. 메디쿠스는 겉으로 드러난 상처에 손만 얹어도 그 상처를 아물게 할 수 있지. 물론 몸 안의 병을 치료할 때에도 몸에 손만 얹으면 돼. 신체와 그 내부의 다섯 우주로 들어가는 방법은 훈련이 필요하지. 그밖에도 아주 재미있고 놀라운 것들을 어마어마하게 배워야 하고.”
--- p.108

오스카는 한층 더 힘차게 꿈틀거리는 허리띠를 하마터면 손에서 놓칠 뻔했다. 그는 허리띠가 떨어지기 전에 다시 움켜쥐려 했지만 굳이 그럴 필요도 없었다. 허리띠가 허공에 홀연히 뜨는가 싶더니 굽이를 틀며 오스카의 허리에 저절로 감겨오는 게 아닌가.
오스카는 속에서 불이 확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내면의 엄청난 힘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솟아나는 바람에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마침내 폐에 공기가 와 닿자 그는 숨을 한껏 들이마셨다. 그러고는 궤짝을 보고 손을 내밀어 초록색 벨벳 케이프를 어루만졌다.
셀리아가 케이프를 펼쳐 아들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허리띠는 그 누구보다 제대로 증명해주었다.
“내 아들, 내 아들이 메디쿠스라니.”
-- p.130~131

“시알린 해변에 온 것을 환영해, 오스카. 지금 보고 있는 것은 타액, 다시 말해 침이야.”
“침이라고요! 그런데 왜 이렇게 따끔한 거예요!”
오스카가 역겹다는 듯이 입을 삐죽 내밀었다.
“침의 농도가 아주 진하기 때문이지. 그래야만 음식물을 분해할 수 있거든! 침이 나오지 않으면 사람은 뭘 먹어도 맛을 느낄 수 없을 거야…….”
침이 음식의 맛을 느끼게 해준다! 오스카는 다음번에 체리 아줌마의 요리를 먹게 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침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pp.294~295

오스카는 마침내 비행기, 산, 그가 찾던 출구의 관계를 하나로 연결할 수 있었다. 헤파톨리아 광산에서 나는 물질이 어떻게 음식물에 도달하는지도 짐작이 되었다. 그래, 비행기다! 음식물은 소화를 촉진하는 물질과 섞이기 위해 구태여 헤파톨리아 산으로 들어갈 필요가 없었다. 비행기가 광산의 생산물을 날라다가 골짜기에 처박힌 음식물에 뿌려주면 되니까! 소년은 그때 저 연두색 액체가 바로 헤파톨리아 산에서밖에 나지 않는다는 귀한 넥타임을 깨달았다. 그가 유리병에 채워가야 할 것이 바로 저기 있었다.
그는 더 정확하게 관찰하기 위해 앞으로 달려갔다. 비행기가 나왔다가 돌아가는 그 구멍을 찾으면 문제의 넥타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p.330~331

발랑틴이 툴툴거렸다. 로렌스는 대답할 겨를도 없었다. 무서운 물소리가 지하 통로로 밀려들어왔기 때문이다. 헤파톨리아의 분비액은 구름다리를 뒤덮고 온천이 솟아나듯 시스틱 수로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엄청난 액체가 협로의 벽에 부딪치며 세 사람을 덮칠 듯 다가왔다. 그들은 비명을 지르며 서로 껴안을 틈밖에 없었다. 어마어마한 충격이었다. 오스카는 그들을 덮치는 거대한 파도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몸이 한쪽으로 떠밀리는 동안에도 손 하나 쓸 수 없었다. 두 친구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산에서 솟아나는 물줄기에 꼼짝 없이 떠밀려갔다. --- p.347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네가 불과 며칠 사이에 카나리아, 개, 사람의 몸에 차례로 들어갔다 나왔다는 거잖니. 게다가 사람의 몸에 들어갔을 때에는 하나의 우주를 구석구석 탐험하고 갖은 위험을 무릅쓰며 한 소녀를 구해내기까지 했어. 네가 유리병인지 뭔지를 채워오지 못한 이유는 순전히 그 놈의 집사 때문이야. 네 크루아상을 훔쳐 먹은 그 먹보가 기름진 음식을 잔뜩 먹었기 때문에 댐이 방류된 거잖아? 결론적으로 네 잘못은 조금도 없어. 그렇지 않니?” --- p.362

“게다가 이 아이들은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저를 도와주었습니다. 전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았죠. 얘들도 제 케이프에 매달려 헤파톨리아나 GRIU를 나올 수 있게 될 줄은 모르고 있었어요! 그 때문에 제가 이들을 숨겨준 겁니다. 대가 따윈 바라지 않고, 이들을 위해 뭔가를 해주고 싶었어요. 엄마가 아빠도 그런 분이었다고 얘기하셨어요. 아빠는 받을 것을 기대하지 않고 베푸는 사람, 주변 사람들의 호의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고요. 그런 분이었기 때문에 위대한 메디쿠스가 될 수 있었다고 들었어요.”
소년은 잠시 망설이다가 이 말을 덧붙였다.
“저 역시 그런 메디쿠스가 되고 싶습니다. 아빠처럼 살면 그렇게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p.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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